논단

이승만적 반공의 재검토 (상) / 박상

민중들의 영웅적 항쟁이 이승만 정권의 결정적 퇴각을 가져온 지 근 1년. 부패강권도당들이 남겨놓은 수치런 유산들이 다시 집권층에 의하여 계승되어가려는 경향을 우리는 눈앞에 보고 있다.

마땅히 파기 또는 재검토되었어야 할 것이 었음에도 불구 또다시 구태 그대로 고개를 들어 가고있는 이러한 유산 중의 하나로서 우리는 악명높은 이승만적 반공표식을 들지 않을 수 없다.

1인 독재치하 12년을 두드러지게 특징지워 온 소위 이승만적 반공이 얼마나 무능했으며 또 얼마나 큰 죄과들을 범해왔는가는 이미 장황한 설명조차 필요로 하지 않는다.

부정적이며 소극적인 것이었으나마 소위 「국시」로서 표방된 반공의 내용이 「전인민적자유의 구현과 방위」를 위한 것이었기 보다는 기실 집권층에 의한 모든 불법부정 그리고 악취 깃들인 부패와 무능을 음폐 내지는 합리화시키는 고루한 수단으로 타락해 버렸다는 명백한 사실이 어떠한 결과를 가져왔으며 또 그러한 악폐의 답습이 앞으로 무엇을 초래할 것인가는 중대한 관심과 검토의 대상이 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한 검토가 긴요하다는 것은 무엇보다도「위대한 세계적 반공영도자」임을 자처해온 이승만과 그의 당이 역시 대체로 반공적이라고 간주된 대중들의 항쟁 앞에 몰락해야만 했으며 또 국제적으로도 「이승만적」이라고 형용될 수 있는 반공표식을 따른 세력들이 심각한 도전에 당면해왔다는 사실만으로도 뚜렷하다고 할 수 있다.

더우기 국내 국제적 규모에 걸친 동서 상반된 질서 간의 대결이 고조되어가면 갈수록 북한과의 경쟁자 입장에선 남한에서의 이승만적 질서의 연장은 그와 비례적인 낙오를 결과할 수밖엔 없다는 의미에서 이러한 구정권 잔행의 조속하고 철저한 불식은 반공과 민주주의의 이름으로라도 긴급히 요청되고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이승만 치하를 회고하면서 우리는 그가 소리높이 외처 온 맹목적인 반공의 구호의 결과가 남한의 정신적 물질적 허탈상태만을 조성해 놓음으로써 대공경쟁에서 남한인민들이 승리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제조건들을 마련하기는 커녕 오히려 패북할 수 있는 잠재적 조건들을 마련해놓았다는 중대한 사실을 간과하기어렵다.

무릇 모든 정치적 노력의 성공적 진행이 대중들의 주체적이며 능동적인 참가를 전제하는 것이라면 이승만적 반공이 한낱 허망한 구호일수 밖에 없었다는 것은 당연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독재적 권력의 장기화를 모든 것에 앞세운 이 정권은 이러한 정치적 목적과 이를 달성하는과정에 수반한 불법 부정 부패를 합리화시키기 위한 이기적인 수단으로서「반공」이라는 것을 표방해왔다고 이에 반발하는 대중들을「용공분자」로 몰아치우는데 ○○치(주-해독불가) 않았다.

이렇게 처음부터 대중들에게 바로 공산주의와의 가장 기본적인 반조가 되어야할 시민적 자유들의 보장을 거부해온 이 정권의 반공구호가 대중들로부터의 적극적인 동조적 반응을 불러일으키는데 실패한 것은 물론 적대시마저 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은 무리가아니었다.

도대체 반공이라는 것이 대중적인 정치적 의욕의 반영이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특정층의 이기적 야욕을 수호하기 위한 편리한 수단으로 그 내용이 변질해 버린 순간부터 이것이 아무런 대중적 호소력을 갖지 못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공산주의에 대한 그들의 저항력을 약화시키는 작용마져했다해도 큰 과언일 수 없다고 해야 할 것이다.

모든 민주적 제기본권리가 다만 침략위협 운운의 명분으로 제한 또는 박탈되고 일상생활에서 ○○의(주-해독불가) 위협에 당면하고있을 뿐아니라 좀 더 나은 내일에서 희망을 찾아보기 어려웠던 대중들에게 반공에의 능동적 참가를 기대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었던 일이 었던가?

대중들로부터 자기자신을 고립시켜놓음은 물론 그들의 증오의 대상이 되어버린 결정적 약점에 대하여 이승만적 반공은 무수한 대중들을 공산주의편으로 몰아넣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목도해왔다.

이 정권 하에서도 거의 공공연히 운위되어온 「관제공산당」이란 말이 무엇을 의미해왔는가는 현 민주당 집권층 자신들도 쓰라린 체험을 통해 체득해온 일이다.

대중들의 정당한 의사의 표시가 집권층의 이기와 부합치않는 경우 이것을 엎어놓고 공산당으로 낙인찍는「반공」의 수법이 결과적으로 얼마나 친공적인가는 굳이 설명조차 필요없이 자명한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차호계속)

[민족일보 1961년 2월 21일자]

論壇

李承晩的 反共의 再檢討 (上) 朴象

民衆들의 英雄的 抗爭이 李承晩政權의決定的退却을가져온지 近一年腐敗强權徒黨들이 남겨놓은 羞恥런遺産들이 다시 執權層에依하여 繼承되어가려는 傾向을 우리는 눈앞에 보고 있다.
마땅히 破棄또는 再檢討되었어야 할것이었음에도 不拘 또다시 舊態그대로 고개를 들어 가고있는 이러한 遺産中의 하나로서 우리는 惡名높은 李承晩的 反共標式을 들지 않을 수 없다.
一人獨裁治下 十二年을 두드러지게 特徵지워온所謂 李承晩的反共이 얼마나 無能했으며 또 얼마나큰 罪科들을 犯해왔는가는 이미張皇한說明조차 必要로하지않는다.
否定的이며 消極的인것이었으나마所謂 「國是」로서 標榜된反共의內容이 「全人民的自由의 具顯과防衛」를爲한것이었기보다는 其實執權層에依한모든 不法不正그리고 惡臭깃들인 腐敗와 無能을 陰蔽乃至는 合理化시키는 固陋한 手段으로 墮落해버렸다는 明白한 事實이 어떠한 結果를 가져왔으며 또 그러한 惡弊의 踏襲이 앞으로무엇을 招來할것인가는 重大한 關心과 檢討의對象이 되지않을수없는 것이다.
그러한檢討가 緊要하다는 것은무엇보다도「偉大한 世界的反共領導者」임을 自處해온 李承晩과 그의黨이 亦是 大體로 反共的이라고 看做된 大衆들의 抗爭앞에 沒落해야만했으며 또國際的으로도 「李承晩的」이라고 形容될 수 있는 反共標式을 따른 勢力들이 深刻한 挑戰에 當面해왔다는 事實만으로도 뚜렷하다고할 수 있다.
더우기 國內 國際的規模에걸친 東西相反된秩序間의 對決이 高潮되어가면 갈수록 北韓과의 競爭者立場에선 南韓에서의 李承晩的秩序의 延長은 그와比例的인 落伍를 結果할수밖엔 없다는 意味에서 이러한 舊政權殘涬의 早速하고澈底한拂拭은 反共과 民主主義의 이름으로라도緊急히要請되고 있다고해야할 것이다. 李承晩治下를回顧하면서 우리는 그가소리높이웨처온盲目的인 反共의口號의結果가 南韓의精神的 物質的 虛脫狀態만을 造成해놓음으로써 對共競爭에서 南韓人民들이 勝利할 수 있는 實質的인諸條件들을 마련하기는커녕 오히려 敗北할 수 있는 潛在的條件들을 마련해놓았다는 重大한 事實을看過하기어렵다.
무릇 모든政治的努力의 成功的進行이 大衆들의 主體的이며能動的인 參加를 前提하는것이라면 李承晩的反共이 한낱虛妄한 口號일수밖에없었다는 것은 當然하다고해야할 것이다.
獨裁的權力의 長期化를 모든 것에 앞세운李政權은 이러한 政治的目的과 이를 達成하는過程에 隨伴한不法 不正 腐敗를合理化시키기爲한 利己的인 手段으로서「反共」이라는 것을 標榜해왔다고 이에 反撥하는 大衆들을「容共分子」로 몰아치우는데 ○○치 않았다.
이렇게 처음부터 大衆들에게 바로 共産主義와의가장 基本的인 反照가되어야할 市民的自由들의 保障을 拒否해온 李政權의 反共口號가 大衆들로부터의 積極的인 同調的反應을 불러일으키는데 失敗한것은勿論 敵對視마저되지않을수없었다는 것은 無理가아니었다.
都大體 反共이라는 것이 大衆的인 政治的意慾의反映이여야함에도 不拘하고 特定層의 利己的 野慾을 守護하기위한 便利한手段으로 그內容이變質해버린瞬間부터이것이아무런 大衆的呼訴力을갖지못하게되었을뿐만아니라 오히려 共産主義에對한 그들의 抵抗力을 弱化시키는 作用마져했다해도 큰 過言일수없다고 해야할 것이다.
모든 民主的 諸基本權利가 다만 侵略威脅云云의 名分으로 制限 또는 剝奪되고 日常生活에서 ○○의 威脅에 當面하고있을뿐아니라 좀더나흔 來日에서 希望을 찾아보기어려웠던 大衆들에게 反共에의 能動的參加를 期待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었던일이었던가?
大衆들로부터 自己自身을 孤立시켜놓음은 勿論 그들의 憎惡의對象이 되어버린 決定的弱點에 대하여 李承晩的反共은 無數한大衆들을 共産主義便으로 몰아넣었다는 事實을 우리는 目堵해왔다.
李政權下에서도 거의 公公然히 云謂되어온 「官製共産黨」이란 말이 무엇을 意味해왔는가는現民主黨 執權層自身들도 쓰라린 體驗을 통해 體得해온일이다.
大衆들의 正當한 意思의表示가 執權層의 利己와符合치않는 境遇 이것을엎어놓고 共産黨으로 烙印찍는「反共」의 手法이 結果的으로 얼마나 親共的인가는 굳이說明조차 必要없이 自明한일이라고 하지않을 수없다.
(次號繼續)

[民族日報 1961年 2月 21日字]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