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정은에게 ‘인민군 대장’ 칭호를 수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했습니다. 북한이 공식 매체를 통해 김정은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대개의 전문가들은 김정은의 등장을 44년 만에 소집되는 28일 노동당 대표자회와 연결시켰습니다. 그런데 당 대표자회를 하루 앞둔 27일에 김정은 인민군 대장 사건이 전격적으로 일어났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럴 수가’, ‘이렇게 빠를 줄이야’하고 의아심과 함께 놀라움을 표시하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그간 김정은은 풍문으로 돌던 샛별대장, 청년대장, 김대장에서 실제 인민군 대장으로 칭호를 받게 됐습니다. 그런데 궁금한 건 ‘인민군 대장’이라는 칭호입니다. 김정은은 20대 후반으로 아직 나이도 어리고 군 경험도 거의 없기에, 대장이라는 칭호가 생소합니다. 그러기에 이번에 수여된 대장 칭호를 두고 지도급 인사에게 주는 일종의 명예 칭호라느니 또는 군사 지휘관으로서의 실질적 계급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즉, 정무적 성격이냐 군사적 성격이냐는 것입니다. 어느 쪽이든 대장은 대장인 것입니다.

용어나 지위 하나에도 신경을 쓰는 북한이기에, 이번에 김정은 대장 칭호 수여에도 깊은 의미가 담겨져 있습니다. 먼저, 현 시기 북한의 정치방식인 ‘선군정치’를 계속 유지 발전시키겠다는 의지의 발로로 보입니다. 또한, 장차 군의 상위 정책지도기관인 당 중앙군사위원회나 국방위원회로 가기 위한 불가피한 절차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보면 대장 칭호는 김정은의 정치적 도약의 디딤돌로 볼 수가 있습니다. 어쨌든 김정은은 ‘인민군 대장’이라는 공식 직위를 갖고 정치무대와 국제무대에 본격적인 데뷔를 하게 된 셈입니다.

김정은의 대장 칭호를 두고 북한이 최고 권력 후계구도를 ‘가시화’, ‘공식화’한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습니다. 김정은 후계 문제를 둘러싸고 전개된 이제까지의 과정을 보면 그리 어긋난 분석은 아닙니다. 다만 후계구도 공식화에 대해서는 ‘3대 권력세습’, ‘왕조 계승의 첫 단계’, ‘3대 백두혈통’ 그리고 ‘유일한 후계자’ 등 다양한 평가가 나옵니다. 이제 김정은 대장이 수면 위에 떴습니다. 국제사회가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좇고자 할 것입니다. 그런데 북한의 속성상 김정은의 모습과 활동이 외부세계에 공개될 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입니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