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뉴스>는 지난 5월 20일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 발표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점에 주목, 진실규명을 위한 '천안함 특별취재팀'을 구성, 운영한다. 아울러 <통일뉴스>의 '천안함 특별취재팀'은 그 목적이 진실규명에 있는 만큼 군사기밀 보호에 최선을 다하고자 자문 변호사의 법률적 자문을 거쳐 기사를 싣고 있음을 밝혀둔다. /편집자 주

13일 ‘천안함 민.군 합동조사단’(합조단)의 최종 조사결과 보고서는 백령도 초병(경계병)의 목격 진술을 합조단의 결론에 꿰맞추기 위해 왜곡하고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얀 불빛’을 ‘물기둥’으로 왜곡
B초병 “물기둥은 보지 못하였습니다”


먼저 합조단은 천안함이 북한어뢰 폭발로 인한 충격파와 버블제트에 의해 침몰됐다는 결론을 뒷받침하기 위해 초병이 목격한 ‘하얀 불빛(백색 섬광)’을 버블제트에 의한 ‘물기둥’으로 둔갑시키는 왜곡을 최종 보고서에서도 그대로 되풀이하고 있다.

합조단은 “생존자들은 거의 동시에 폭발음을 1-2회 청취하였으며, 충격으로 쓰러진 좌현 견시병의 얼굴에 물이 튀었다는 진술, 백령도 해안 초병이 2-3초 동안 높이 100m의 백색 섬광불빛을 관측했다는 진술 등을 분석한 결과 이는 수중폭발로 발생한 물기둥 현상과 일치하였다”고 결론지었다.(보고서 28쪽) 지난 5월 20일 중간 조사결과 발표 때의 주장 그대로이다.

▲ 4월 4일자 B초병 자필진술서 일부. 물기둥을 보지 못했음을 재확인하고 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B상병 이름은 삭제했으며, 무인은 수정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6월 22일 <통일뉴스>는 초병들의 자필진술서를 보도하면서 B초병이 4월 4일자 두 번째 진술서에서 “물기둥 등 다른 것을 보았냐고 묻는 사람은 있었지만 물기둥 등 다른 것을 보지 못하였다고 했다”고 명백히 진술했음을 밝힌 바 있다.

이외에도 A,B초병의 진술서에는 “하얀 불빛이”, “불빛은 섬광처럼 보였는데”(이상 A초병), “하얀 빛이 퍼졌다가 소멸”, “빛 이외에는 다른 물체를 보지 못했습니다”, “물기둥은 보지 못하였습니다”, “하얀 빛을 관측”, “빛 주변이 약간 밝아졌다가 사라졌습니다”, “물기둥, 초계함은 목격하지 못했습니다”, “물기둥 등 다른 것을 보았냐고 묻는 사람은 있었지만 물기둥 등 다른 것을 보지 못하였다고 했다”(이상 B초병)고 일관되게 물기둥을 명백히 부인하고 ‘하얀 불빛’을 목격했음을 반복적으로 적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조단은 초병들이 진술한 ‘하얀 불빛’ 또는 ‘백색 섬광’을 ‘물기둥’이 존재하는 근거로 최종보고서에도 그대로 기술하고 있어 ‘물기둥’의 실재 여부에 의혹만 키우고 있다.

합조단, ‘백색 섬광’ 목격 방위각 280°→270° 조작
합조단도 폭발원점과 ‘백색 섬광’ 목격지점 다른 것 알아

합조단은 백령도 초병이 ‘백색 섬광’을 관측한 지점이 천안함 침몰지점과 다르다는 객관적 사실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물기둥’ 근거로 활용하기 위해 이 두 지점을 동일시하기 위해 초병 진술 일부를 조작했다.

초병들의 진술서에는 일관되게 “000초소 기준 방위각 ∠280° 4km 지점”(A초병), “두무진 돌출부 쪽이였고 2-3시 방향”, “2-3시 방향”(B초병)이라고 기술하고 있다.

▲ 000초소에서 백색섬광 관측 지점은 북서방향이고, 합조단이 발표한 천안함 폭발원점은 남서쪽이다. [자료사진 - 최문순의원실]
* 군사기밀 보호를 위해 초소명은 삭제했습니다.

초병들이 목격한 백색 섬광 발생 지역은 000초소 북서쪽으로 천안함 침몰원점인 남서쪽과는 방향이 현저히 다르다. 최문순 민주당 의원은 지난 7월 1일 보도자료를 통해 “백령도 해안 초병들이 관측한 백색 섬광은 합동조사단이 발표한 사고발생지점과는 방향이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3일 천안함 최종 조사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마친 뒤 합조단 과학수사팀 조영두 중령은 백령도 초병의 백색섬광 목격 진술에 대해 “합조단에서 발표한 폭발원점하고 병사가 봤다는 하얀 불빛 지점은 위치는 차이가 있다”면서 “아직 의문이 있다. 그 부분 밝히기는 어렵다”고 시인하면서도 “안 보이는 날씨 속에서 (육안으로) 보는 것 보다는 아무래도 KNTDS(해군전술지휘통제시스템) 상이라든지 공중파, 음파 같은 과학적 데이터를 우선으로 판단했다”고 말한 바 있다.

합조단은 ‘백색 섬광’을 ‘물기둥’으로 둔갑시킨데 이어 초병이 진술한 백색 섬광 목격지점과 천안함 침몰원점이 다르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000초소 기준 방귀각 ∠280°, 2-3시 방향, 즉 백령도 북서 방향을 침몰원점인 남서 방향과 같다고 우기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최종 보고서에는 초병 진술 내용을 “해안초소 경계근무 중, ‘쿵’하는 소리를 듣고, 해상 전방 약 4km, 방위각 270°를 쳐다보니 하얀 섬광불빛(폭 20-30m, 높이 약 100m)이 보였다가 2-3초 후 소멸됨(상병)”이라고 적시했다.(보고서 128쪽)

▲ 가장 최초로 작성된 3월 28일자 A초병 자필진술서 일부. 방위각과 구조함정 도착시간, '좌초'  등 중요한 내용이 담겨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 군사기밀 보호를 위해 초소명 6군데를 삭제했습니다. 그외 사각형 삭제 3군데는 합조단측이 삭제한 부분입니다.

그러나 상병인 A초병은 3월 28일 최초 자필진술서에서 “근무를 수행하던 중 21:23분에 낙뢰 소리와 비슷한 소리를 들어 ‘쿵’ 소리와 함께 하얀 불빛이 000초소 기준 방위각 ∠280° 4km 지점에서 보였습니다”라고 적었다. 280°가 270°로 조작된 것이다.

합조단 관계자는 “해무라든지 기상으로 인해서 정확한 방향에 착오가 있을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병사는 물론 오래 있었기 때문에 방향은 안다지만, 야간상황이고 특히 해무가 많이 끼고 4,5백미터 시정밖에 안된다”고 초병의 ‘착오’일 것이라는 논지를 폈다.

그러나 이같은 합조단측 주장은 초병 자필진술서를 보면 현실성이 거의 없다. A초병은 상병으로 조장 역할을 맡고 있었고, 백색 섬광 방위각 외에도 구조를 위해 해군함정 3척이 온 방위각(170°), 구조헬기가 온 방위각(160°) 등을 정확하게 진술하고 있다.

B초병도 상병으로 “평소 관측범위였고 두무진 돌출부 쪽이었고 2-3시 방향으로 보았습니다”라고 명백히 진술해 정서 방향인 270°보다는 북쪽인 북서 방향임을 명백히 진술했다.

사소한 차이 같지만 270°는 정서방향으로 북서(280°) 보다는 남서 방향과 어감상 가깝게 느껴질 소지가 있다. 노종면 ‘언론3단체 천안함 검증위원회’ 검증위원은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10도의 차이는 큰 것이다. 북서쪽을 서쪽으로 만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조함정 도착 시각 21:30→21:50 번복
‘PCC(초계함) 좌초’ 진술은 무시


특히 이번 최종 보고서 기자회견을 계기로 초병들이 진술한 최초 구조함정 도착시각 9시 30분을 9시 50분으로 번복했다.

최종 보고서에는 “21:56에 고속정 3척이, 22:10에는 고속정 2척이 천안함에 도착하여 인명구조를 시작하였다”고 적고 있지만, A초병은 3월 28일 첫 자필진술서에 “그후 21:30분경 000초소 기준 방위각 ∠170° 2km 지점에서 해군함정 3척이 와서 구조하였습니다”라고 진술한 바 있다.

조영두 중령은 “보고받은 상황일지에는 50분으로 적혀 있다”며 “본인(초병)은 3월 28일 첫진술할 때 30분으로 착각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긴박한 사고 상황에서 20분 차이는 매우 중요하고 짧지 않은 시간이다. 한 소식통은 “합조단이 발표한 구조시점 이전에 벌써 함정들이 와서 상황을 파악하고 촬영을 한 것으로 안다”고 증언했다.

또한 초병들의 진술서에는 천안함의 사고가 ‘좌초’임을 시사하고 있다. “해군함이 계속와서 좌초된 PCC를 구조했고”(A초병), “이후에 PCC 좌초 인지후 연화리 쪽으로”(B초병)라고 진술해 초계함(PCC)인 천안함이 ‘좌초’했다고 인식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그러나 합조단 최종 보고서에는 손상지표나 육안검사, 관련자 증언 등을 토대로 “좌초 원인에 의한 손상 가능성은 배제하였다”고 결론지었다.(보고서 53쪽)

이는 합조단이 초병 진술 외에도 사건 당일 최초로 21:28경 천안함 포술장이 2함대 상황반장에게 “천안인데 침몰되었다. 좌초다”라고 분명히 보고한 것을 비롯해 21:30경 천안함 전투정보관이 2함대 지휘통제실에 있는 당직사관에게 전화로 “천안함이 백령도 근해에서 ‘좌초’되어 함정이 침몰되고 있으니 빨리 지원병력을 보내 달라”고 구조를 요청한 사실 등 ‘좌초’ 관련 초기 보고들에 대해 “상황발생 초기 천안함 생존자 일부가 경황이 없어 ‘좌초’, ‘조난’ 등 정확한 용어 사용이 되지 않은 상태로 보고하였던 사실을 확인”했다며(보고서 127쪽) 애써 ‘좌초’ 보고를 무시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이번 합조단의 최종 보고서는 백령도 초병들의 초기 진술을 임의로 왜곡하고 조작해 합조단의 결론에 꿰맞추었다고 볼 수 밖에 없는 요소가 많아 합조단 측의 보다 정확하고 상세한 해명과 초병들의 언론 인터뷰 허용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