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평화통일의 주체성과 객관성
유병묵

금년에는 어떻게 하든지 통일을 해야 되겠다. 이제는 이 이상 통일 없이는 살 수 없다. 이러한 심정은 아마 누구나 할 것 없이 한결 같이 느끼고 있을 것이다. 17년 동안이나 민족이분열되고 국토가 양단된 채로 외세에 의존하여 살아온 민족으로서는 단일민족이라든가 민족적 지상과업이라든가 이러한 어렵고도 추상적인 문제를 떠나서 통일없이는 정말 살아나갈 길이 없다는 실제적인 생활체험에서 나오는 애닯고도 절박한 현실문제로서 이제는 통일을  문제삼지않을 수 없게 되었다는데에 오늘날 우리 민족의 일대시련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통일을 해야 되겠다는 그 당연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통일할 수 있느냐하는 그 구체적 방법에 있는 것이다. 따라서 구체적 방법을 세울 수 있는 원칙을 확립하여야할 것이다.

사월혁명을 계기로 종래의 무력통일이라는 살인귀적 통일론에 대립해서 평화통일이라는 표면상으로는 누구나 반대할 수 없는 통일론이 보편화되고 있으나 이것을 동족상잔이라든가 국토폐허라든가 이러한 본능적인 동족애와 막연한 인도주의나 평화주의적 입장에서 논의한다면 평화통일론의 과학성을 발견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무력통일론보다도 더 악성적인 삼팔선 항구화의 반민족적범죄를 합리화하고 ○○하는(주-해독불가) 위선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는 것 이다. 대한민국 헌법의 절차에 의하여 이북에 한해서만 선거를 하여야한다든가 공산당 불법화가 전제로 되어야한다든가 이따위 평화통일론이란 무력통일론보다 더 범죄적인 통일반대론을 ○○하는(주-해독불가) 위선평화통일론이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명백한 사실이다.

UN의 결의에 의하여 또는 UN의 감시하 운운의 통일론도 외견상으로는 ○당한(주-해독불가) 평화통일론인듯하나 UN 권위와 그 보편성은 과연 어떠한 조건하에서 구체적으로 실현화될 수 있는가를 검토하지않고 무조건하고 2대 세력하에 분단점령되어있는 우리나라 특수성에 UN 결의 절대성을 적용하려는 것도 통일반대론과 직접연결될 뿐아니라 그것을 예견하고 전제하면서 UN결의 운운하는 것은 가장 지능적인 통일반대론인 것이다. 그러므로 평화통일론의 우리 민족의 주체적 과학성과 세계사적 객관성을 우리는 우선 구명하고 파악하지 않으면 아니된다.

6.25사변이라는 동족상잔의 참극은 우리 민족에게 민족적 참회와 교훈을 주었다는 것만 사실이다.

그러나 그보다도 더 결정적이고 현실적인 것은 공산주의자들이건 자본가들이건 피차에 아무리 불구대천의 원수라할지라도 무력으로서는 서로 어찌할 수 없다는 것 피차의 존재를 인정하면서 건설을 통하여 평화적으로 경쟁하여 인민의 심판을 받음으로써 최후의 승리를 결정지을 수 밖에는 방법이 없다는 자각과 인식을 주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냉엄하고도 절대적인 우리 민족의 불행한 현실은 평화통일이라는 주체적 여건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무력통일이든 평화통일이든 그것은 우리 민족의 주체적 여건에만 한정되어있는 것이 아니라 공산주의와 자본주의라는 2대 진영의 대립항쟁에 직접간접 연결되어있다는데에 그세계사적 방향이 있는 것이다.

공산주의 진영의 경제적발전 자본주의의 상대적 몰락 그 필연적 결과로서의 약소민족의 해방과 식민지 체제의 절차적 붕괴 제2차세계대전을 계기로 급속히 전개된 이와 같은 세계사적 변동은 국제정치에 있어서의 미소 2대 세력의 일방적 절대성을 말살하였다. 특히 원자력의 발달은 최후의 무기에 까지 이르러 전쟁 불가능성을 실증하였고 인공위성은 우주시대를 개척하였다. 인류는 전쟁과 침략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고 인종과「이데올로기」와 정치체제 여하를 막론하고 민주적 방식과 평화적 수단으로 경쟁함으로써만 최후의 승리를 결정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와 같이 각국의 주관적 의도 여하를 막론하고 실제적으로 제국주의와 침략전쟁을 수행할 수 없게 되었다는데에 평화공존과 약소민족의 자주노선의 세계사적 방향이 확립되어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세계사적 방향에 역행하고 반항하는 자는 국제적 고아로 전락될것이며 스스로 세계사에서 자신을 말살시키게될 것이다. 그러므로 평화통일은 평화공존에 대한 우리 민족의 주체적 노력과 역사적 실천인 동시에 우주시대에 있어서의 우리 민족의 세계사적 자각인 것이다. 다시 말하면 평화통일의 원칙은 자주 민주 평화라는 3대원칙으로 요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상대자를 굴복시키고 강요할 수 있는 일방적인 구체적 통일안이 문제가 아니라 자주 민주 평화라는 3대원칙에 입각하여 상대자도 납득시킬 수 있고 국제적으로도 협조받을 수 있는 방안을 우리 민족끼리 협의하여 모색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제3자와 협의한다든가 또는 제3자 끼리의 협의에만 맡긴다고 한다면 이것은 우리 민족의 자주성에 관한 문제뿐아니라 통일에 대한 해결방법은 절대로 나올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평화통일은 남북협상으로부터 출발하여야하며 그 협상의 내용은 반공민주통일이라든가 영세중립국가라든가 그러한 선거 이후의 우리 민족국가의 정치적 성격에 관한 것이 아니라 자주 민주 통일이라는 3대원칙에 입각하여 총선거에 관한 기술면과 사무면을 협의하여 어떠한 합의를 본다면 그 합의를 국제여론과 UN의 결의에 반영시키도록 전민족적 노력을 다하여야할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만 우리 민족의 자율성과 국제적 협조가 통일 조화될수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자주적 입장에서 실행할 수 있는 통일에의 선행조건은 우선 단계적으로 실행해야한다. 이것을 위해서는 통일문제연구기관을 설치하여야할것이며 이 모든 것을 실행하기 위한 남북협상이 필요함은 물론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시찰단교환, 물자교환, 문화교류 서신거래 등등은 즉시로 실행해야한다.

그런데 끝으로 부언할 것은 통일의 원칙과 그 방안과를 혼동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통일 이후의 국가적 성격과 심지어는 지정학적 조건까지 들어가지고 통일을 마치 타부-처럼 생각하는 사람도 있으나 이 모든 문제는 평화공존의 역사적 신단계와 우리 민족의 주체적 노력을 이해못 하는 시대착오적인 무식이 아니라면 부패와 열등의식의 소치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필자=사회당 대변인)
(민족일보 1961년 2월 20일자)

금년에는어떻게하든지 統一을 해야되겠다. 이제는이以上 統一없이는 살 수 없다. 이러한 心情은 아마 누구나할 것없이 한결같이 느끼고 있을 것이다. 十七年동안이나 民族이分裂되고 國土가兩斷된채로 外勢에依存하여 살아온民族으로서는 單一民族이라든가 民族的至上課業이라든가 이러한 어렵고도抽象的인 問題를떠나서 統一없이는 정말살아나갈길이없다는 實際的인 生活體驗에서 나오는애닯고도 切迫한現實問題로서 이제는統一을 問題삼지않을수 없게되었다는데에 오늘날우리民族의 一大試鍊이있는 것이다. 그런데問題는 統一을해야 되겠다는그當然性에 있는것이아니라 어떻게하면 統一할수있느냐하는 그具體的方法에 있는 것이다 따라서 具體的方法을 세울수있는原則을確立하여야할 것이다.
四月革命을契機로 從來의 武力統一이라는 殺人鬼的 統一論에 對立해서 平和統一이라는 表面上으로는 누구나 反對할 수 없는 統一論이 普遍化되고 있으나 이것을 同族相殘이라든가 國土廢墟라든가 이러한 本能的인 同族愛와 漠然한 人道主義나 平和主義的立場에서 論議한다면 平和統一論의 科學性을 發見할 수 없을 뿐만아니라 오히려武力統一論보다도 더 惡性的인 三八線恒久化의 反民族的犯罪를 合理化하고 ○○하는 僞善으로 惡用될 憂慮가 있는 것 이다. 大韓民國憲法의 節次에依하여 以北에 限해서만 選擧를 하여야한다든가共産黨不法化가 前提로 되어야한다든가 이따위平和統一論이란 武力統一論보다 더 犯罪的인 統一反對論을 ○○하는 僞善平和統一論이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明白한 事實이다.
UN의 決議에依하여 또는 UN의監視下云云의 統一論도 外見上으로는 ○當한 平和統一論인듯하나 UN權威와 그 普遍性은 果然 어떠한 條件下에서 具體的으로 實現化될수 있는가를 檢討하지않고 無條件하고 二大勢力下에分斷占領되어있는 우리나라特殊性에 UN決議絶對性을 適用하려는 것도 統一反對論과 直接聯結될뿐아니라 그것을 豫見하고 前提하면서 UN決議云云하는 것은 가장 知能的인統一反對論인 것이다. 그러므로 平和統一論의 우리民族의 主體的科學性과 世界史的客觀性을 우리는 우선 究明하고 把握하지않으면아니된다.
六․二五事變이라는 同族相殘의 慘劇은 우리民族에게 民族的 懺悔와 敎訓을 주었다는것만事實이다.
그러나 그보다도 더 決定的이고 現實的인 것은 共産主義者들이건 資本家들이건 彼此에 아무리 不俱戴天의 원수라할지라도 武力으로서는 서로 어찌할수없다는 것 彼此의 存在를 認定하면서 建設을 通하여 平和的으로 競爭하여 人民의 審判을받음으로써 最後의 勝利를 決定지을 수 밖에는 方法이 없다는 自覺과 認識을주었다는 것이다. 이와같은 冷嚴하고도 絶對的인 우리民族의 不幸한現實은 平和統一이라는 主體的與件을 이루고있는 것이다.
그러나 武力統一이든 平和統一이든 그것은 우리民族의 主體的與件에만 限定되어있는 것이 아니라 共産主義와 資本主義라는 二大陣營의 對立抗爭에 直接間接 聯結되어있다는데에 그世界史的方向이 있는 것이다.
共産主義陣營의 經濟的發展資本主義의 相對的沒落 그必然的結果로서의 弱小民族의解放과 植民地體制의 節次的崩壞 第二次世界大戰을 契機로急速히 展開된 이와같은世界史的變動은 國際政治에있어서의 美蘇二大勢力의 一方的 絶對性을 抹殺하였다. 特히 原子力의發達은 最後의 武器에 까지 이르러 戰爭不可能性을 實證하였고 人工衛星은 宇宙時代를 開拓하였다. 人類는 戰爭과侵略의 歷史에終止符를 찍고 人種과「이데올로기」와 政治體制如何를 莫論하고 民主的方式과 平和的手段으로競爭함으로써만 最後의 勝利를 決定할 수밖에 없게되었다. 이와같이 各國의 主觀的意圖如何를莫論하고 實際的으로 帝國主義와 侵略戰爭을 遂行할수없게 되었다는데에 平和共存과 弱小民族의自主路線의 世界史的方向이 確立되어있는 것이다.
이와같은 世界史的方向에 逆行하고 反抗하는 者는 國際的孤兒로 轉落될것이며 스스로 世界史에서 自身을 抹殺시키게될 것이다. 그러므로 平和統一은 平和共存에대한 우리民族의 主體的努力과歷史的實踐인 同時에 宇宙時代에있어서의 우리民族의 世界史的自覺인 것이다. 다시말하면 平和統一의 原則은 自主 民主 平和라는 三大原則으로 要約할수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相對者를 屈服시키고 强要할 수 있는 一方的인 具體的統一案이 問題가 아니라 自主 民主 平和라는 三大原則에 立脚하여 相對者도 納得시킬 수 있고 國際的으로도 協調받을 수있는方案을 우리 民族끼리 協議하여 摸索하는 것이다.
그렇지않고 第三者와 協議한다든가 또는 第三者끼리의協議에만 맡긴다고한다면 이것은 우리民族의 自主性에 關한 問題뿐아니라 統一에對한 解決方法은 絶對로 나올수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平和統一은 南北協商으로부터 出發하여야하며 그協商의 內容은 反共民主統一이라든가 永世中立國家라든가 그러한 選擧以後의 우리民族國家의 政治的性格에關한것이아니라 自主 民主 統一이라는 三大原則에 立脚하여 總選擧에關한 技術面과 事務面을 協議하여 어떠한 合議를 본다면 그合議를 國際輿論과 UN의 決議에 反映시키도록 全民族的 努力을 다하여야할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만 우리民族의 自律性과 國際的協調가 統一調和될수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自主的立場에서 實行할 수 있는 統一에의 先行條件은 우선 段階的으로 實行해야한다. 이것을위해서는 統一問題硏究機關을 設置하여야할것이며 이모든것을 實行하기위한 南北協商이 必要함은 勿論이다. 이러한 意味에서 視察團交換 物資交換 文化交流 書信去來等等은 卽時로 實行해야한다. 그런데 끝으로附言할 것은 統一의 原則과그方案과를 混同하는사람이있는가하면 統一以後의國家的性格과 甚至於는 地政學的條件까지 들어가지고 統一을 마치 타부-처럼생각하는 사람도있으나 이 모든 問題는 平和共存의 歷史的新段階와 우리民族의 主體的努力을 理解못하는 時代錯誤的인 無識이아니라면 腐敗와劣等意識의 所致라고 보지않을 수 없다.
(筆者=社會黨 代辯人)
(民族日報 1961年 2月 20日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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