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일 강제병합 100년을 맞아 29일 성균관대에서 열린 '강제병합 100년 한일시민공동선언대회'에서 과거사 청산을 위한  '한일시민 공동선언'이 채택되자 참가자들이 기립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한일 강제병합 100년인 29일. 그 날을 잊지 않고 과거사 청산을 통해 한일관계의 평화와 인권 실현을 위한 새로운 100년을 맞이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들이 열렸다.

이날 오후 2시 서울 성균관대학교 600주년 기념관에서 '강제병합 100년 공동행동'(상임대표 이이화 등) 주최로 '강제병합 100년 한일시민공동선언대회 폐막식'이 열렸다.

이날 폐막식에서 한일 양국 시민사회단체는 '한일시민공동선언문'을 채택, "식민지배와 침략전쟁에 의한 각종 피해의 진상을 규명하고 피해 구제를 위한 신속한 조치가 이루어 지도록 일본 정부가 법을 제정할 것"과 "한국정부의 강제동원 피해 진상규명과 구제조치를 위한 활동 지속 요구 행동"을 결의했다.

민족문제연구소,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등 83개 한국 시민사회단체와 바우넷 재팬(VAWW-NET), 동경조선인강제련행진상조사단 등 58개 일본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실행위원회는 다음과 같은 행동계획을 발표했다.

△ '한일시민 공동선언'에 대한 지지와 공감을 시민속으로 확대, 지지기반을 넓힐 것
△ 한일, 조일(북일)의 평화로운 미래를 열어가기 위한 과거청산에 힘쓸 것을 촉구하는 지방 의회 의견서 채택 운동추진
△ 한일 국회에 피해자에 대한 사죄와 배상 실행 관련 법 제정 촉구
△ 식민지배 기록을 위한 '식민지배진상규명법' 제정 추진
△ 정부 안에 과거청산을 위한 과제를 다루는 조직 설치 요구
△ 식민주의 청산과 동아시아 평화를 위한 시민단체의 국제연대활동 강화

▲ 한일양국 시민사회단체 대표자들이  '한일시민공동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핫토리 류이치 일본 중의원 의원은 "역사에 대한 반성과 사죄가 없는 일본정부를 보면 같은 일본인으로서 분노를 금할 수가 없다"며 "한일 시민들의 힘으로 일본정부가 사죄하고 배상하는 날까지 의원으로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창일 민주당 국회의원도 "일본정부의 강도행위를 절대 잊지 않으며 한국정부의 미온적 태도도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며 "시민들의 뜻을 모아 국회의원들이 과거사 청산을 위한 입법활동을 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한일시민공동선언대회 폐막식에서는 지난 5월 사망한 강제병합 100년 실행위 조직 산파역을 했던 후쿠도메 노리아키 씨에 대한 감사패를 전달했으며 바닥소리, 우타고에 사이타마 합창단과 평화의 나무 합창단의 공연이 열렸다.

▲ 우타고에 사이타마 합창단과 평화의 나무 합창단의 공연.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이날 폐막식에는 핫토리 류이치 일본 중의원, 김영진, 강찰일, 김성곤, 이낙연 민주당 의원, 황우여 한나라당 의원,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등 정치권을 비롯하여 한일 양국 시민단체 회원 1천여명이 참석했다.

한편, 이날 한일 실행위는 리일만 동경조선인강제련행진상조사단 대표의 입국이 거부된 것에 대해 한국정부를 상대로 공식 항의의 뜻을 밝혔다.

당초 리일만, 리화우 등 동경조선인강제련행진상조사단 일행 4명은 26일 입국, 한일시민대회 국제학술대회에 참가, 식민주의와 학살의 주제토론을 할 예정이었으나 주일 한국영사관의 여행증명서 발급 거부로 참가하지 못했다.

한국실행위 관계자는 "통일부에서 (입국여부를) 지켜보자"고 했으나 "천안함 사건을 이유로 주일 한국영사관에서 여행증명서를 발급하지 않아 입국이 무산됐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한일시민행동 폐막식 외에 '경술국치 100년'을 맞아 서울 곳곳에서 '국치일'을 잊지말자는 다양한 행사들이 열렸다.

한일시민공동행동은 오전 11시 남산 서울유스호스텔 앞 '통감관저터'에서 표석제막식을 열었다.

신영복 교수의 글씨로 새겨진 표석에는 '일제침략기 통감관저가 있었던 곳으로 1910년 8월 22일 3대 통감 데라우치 마사다케와 총리대신 이완용이 '강제병합'조약을 조인한 경술국치의 현장이다'라고 적혔다.

광복회(회장 김영일)는 오전 10시 서울 탑골공원에서 '그 100년의 기억, 100년의 미래'라는 주제로 '한일강제병합 100년' 행사를 열었다.

▲ '통감관저터' 표석 제막식 참가자들이 "역사를 바로 세우자"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한일시민대회에 참가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창작판소리모임 '바닥소리'의 공연.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실행위원회에서 지난 5월 사망한 강제병합 100년 실행위 조직 산파역을 했던 후쿠도메 노리아키 씨 부인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통일뉴스 : 일본 사회에서 강제병합 100년은 어떤 의미인가.

■ 나카하라 미치코 공동대표 : 관심이 많지 않다. NHK에서 강제병합 100년을 맞아 관련 프로그램을 방송 중인데 이 방송을 본 사람들은 강제병합에 대해서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 원래 8.15가 일본 패전일이기 때문에 관련 프로그램을 매년 방송한다. 하지만 이번 강제병합 100년 관련 프로그램에는 '강제'란 말이 빠져있다. 그것이 문제이다.

□ 간 나오토 총리의 '사죄'발언에 대해 일본 사회는 어떤 반응인가.

■ 대부분 일본 시민들은 느낌이 없다. 그냥 아~그런가보다 한다. 다만 소수이지만 우익들이 왜 자꾸 사과를 하냐고 항의를 한다. 그러나 나와 같은 시민단체 활동가들은 간 나오토 총리의 담화에 매우 불만족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정당하지 않은 조약이었다. 원래 국가간 조약은 평화적인 상태에서 이뤄져야 하는 것인데 당시는 그렇지 않았다. 강제적이었다. 그런데 일본 총리가 그 부분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본다.

□ 강제병합 100년인 올해 우익의 활동은 어떠한가.

■ 지난 22일 동경에서 열린 한일시민행동 개막식에서 일본 우익들의 공격이 정말 심각했다. 8월이 되면 항상 그런다. 얼마전까지는 일본군'위안부'에 대한 막말을 서슴지 않았는데 지금은 재일조선인에 대한 공격이 심각하다.

□  오늘 한일 시민공동행동선언이 채택됐다. 앞으로의 계획을 알려달라.

■ 오늘 우리가 폐막식을 한 것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위한 발표의 장이다. 일본내 다른 단체들은 그들의 영역에 맞게 활동을 전개할 것이다. 나도 '바우넷재팬' 활동가로서 일본군'위안부'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다. 현재 일본 역사교과서에는 위안부 문제가 삭제되어 있다. 이 부분을 부활시키기 위한 일을 하고 있다. 작은 운동부터 새로운 100년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현재 일본군'위안부'문제 해결을 위한 서명을 받고 있는데 일본에서 130만명이 서명했다. 이는 일본국민의 1%에 해당되는 숫자이다.

□ 오늘 공동행동에는 과거사 청산을 위한 입법운동이 들어있다. 일본 국회 상황은 어떠한가.

■ 복잡하다. 자민당이 집권했을 때는 100번이나 입법을 요구했지만 전부 다 거절당했다. 그렇다고 민주당이 지금 집권했다고 달라진 것은 없다. 그러나 희망은 있다. 민주당 내에 <일한의원연맹>이 있고 <전후보상대책위원회>도 구성되어 있어 과거사 청산을 위한 입법과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 일본의 상황은 매우 안좋았다. 그렇지만 그래도 우리 시민사회는 움직였고 열심히 활동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입법운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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