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무건리훈련장확장반대 촛불문화제가 2년을 맞았다.

이날 저녁 8시 경기도 파주시 법원읍 오현리 옛 오현초등학교 운동장에 마련된 천막에서 '무건리훈련장확장반대주민대책위원회'(이하 무건리주민대책위, 위원장 주병준)는 '무건리훈련장 확장 저지 2년 촛불문화제'를 열고 "질긴 놈이 이긴다. 고향에서 살고싶다"라고 투쟁의지을 다졌다.

▲ 1일 저녁 오현초등학교 운동장에 마련된 천막에서 '무건리훈련장확장반대주민대책위원회' 주최로 '무건리훈련장 확장 저지 2년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윤한탁 무건리주민대책위 공동대표는 "우리는 촛불을 잡으면서 과거의 오현리, 현재의 오현리, 미래의 오현리를 생각해야 한다"며 "이 아름다운 땅이 우리를 버리지 않는 한 이 땅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이 곳을 버려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오현리를 지키고 고향을 지키고 생명을 지키는 것이 바로 애국운동, 평화운동"이라며 "힘을 내고 반드시 이겨야한다는 생각으로 촛불을 들고 지난 촛불보다 더 강력하게 더 세차게 투쟁하자. 승리하자"고 강조했다.

안소희 민주노동당 파주시의원도 "지금까지 우리는 오현리 주민들의 고통을 알리기 위해 열심히 싸웠다. 2년을 맞아 오현리 주민 고통 뿐만 아니라 평화통일을 위한 우리 민족의 고통이라고 생각해 왔다"며 "2010년이 가기 전에 단결된 힘을 높여 싸울 기운을 모으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병준 무건리주민대책위 위원장은 "우리가 국방부의 강제수용에 맞서 촛불문화제를 시작한지 2년이 되었다. 우리는 정말 부모님 세대가 훈련장 때문에 고통을 받고 그것을 우리가 또 되물림 받아 싸우고 있지만 자식들에게 까지 물려줄까봐 두렵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또한 "주민들은 고통 속에서 비인간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생활보다 비참한 것은 없다"고 주민들의 상황을 밝혔다.

그는 "하지만 우리는 어떤 선택의 여지가 없다. 농사 짓는 땅을 일구려는 소박한 소망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달라. 열심히 싸울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 '2주년 촛불문화제'에 오현리 주민을 비롯한 시민사회각계 100여명이 참여, 촛불을 들었다. 사진은 인천대학교 공대 학생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이날 촛불문화제는 향린교회 '우리가락 얼쑤패'의 노래공연과 인천대 공대 몸짓패 '반딧불'의 공연으로 분위기가 고조되었으며 '평화'라고 쓰인 판에 주민들의 염원을 담은 '비둘기'를 다는 퍼포먼스로 마무리 되었다.

이날 촛불문화제에는 오현리 주민들을 비롯하여 이규재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의장, 권오헌 민가협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 임방규 통일광장 전 대표, 송영주 민주노동당 경기도의원 등 100여명이 함께 촛불을 들었다.

▲ 참가자들은 '평화'라고 적힌 판에 비둘기를 붙이는 퍼포먼스로 '촛불문화제'를 마무리 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현재 국방부는 무건리 훈련장 확장부지로 선정된 오현리 일대에 대한 지적조사를 완료, 지난 2월말 토지대장 명의가 '국방부'로 바뀌는 등 강제수용 서류상 절차는 완료된 상황이다.

또한 오현리 주민 거주 가옥에 대한 조사를 실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병준 무건리 주민대책위 위원장을 <통일뉴스>기자가 만났다.

□ 통일뉴스 : 문화제 2주년을 맞는 소감을 말해달라.
■ 주병준 위원장 : 2년이라고 말할 것이 별로 없다. 국방부의 행태를 보면 정말 하루하루가 피말리는 삶이다.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촛불문화제를 2년동안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고맙다. 하지만 힘이 더 필요하다. 주민들이 지쳐간다.

□ 주민들의 현재 상황은 어떠한가?
 ■ 말이 아니다. 무슨 말을 내가 하겠는가. 정말 하루하루를 힘들어 한다. 고향을 지키겠다는 꿈을 국가가 짓밟는 것에 주민들이 분노를 하지만 2년을 끌어오면서 점점 지쳐간다. 힘들어한다. 내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판국에 주민들이 어찌 생업을 할 수가 있겠는가.

주민들이 지쳐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국가가 오현리 주민을 적으로 보는 것이 더 힘들다. 군인들은 물론이고 파주시 공무원, 파주 경찰들이 우리를 적으로 간주한다. 같은 국민이고 같은 파주시민인데 왜 우리를 적으로 보는가. 정말 답답하다.

□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 계획이라고 할 것이 없다. 내일이 어찌 될지 모른다. 하지만 주민들이 다시 힘을 내기 위해 모두가 끝까지 함께 해주길 바란다. 우리 주민들도 힘을 다시 모아 마을을 지키고 고향을 지키는데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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