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24일 ARF 회의 종료 후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젊은 애들이 한나라당 찍으면 전쟁이고 민주당 찍으면 평화고 해서 다 넘어가고"라며 "그렇게 좋으면 김정일 밑에 가서 어버이 수령하고 살아야지"라고 말했다. [자료사진-통일뉴스]
지난주 아세안지역포럼(ARF)에 참석한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돌출 발언에 대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유 장관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4일 ARF 회의 종료 후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6.2지방선거를 거론하며 "젊은 애들이 한나라당 찍으면 전쟁이고 민주당 찍으면 평화고 해서 다 넘어가고"라며 "그렇게 좋으면 김정일 밑에 가서 어버이 수령하고 살아야지"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추가 도발을 우려하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유 장관은 "왜 민주주의 좋은 것은 다 누리면서 북한을 옹호하고 그러냐, 이북 가서 살지"라며 "진보, 젊은 애들이 왜 군부독재와 싸워서 민주주의 (성취)하고, 독재정권 무너뜨린 것을 찬양하면서 북한 독재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안하나"라고 젊은 층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반 민주적 폭언', '북풍몰이'라며 유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 진현희 원내대변인은 26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한마디로 어이가 없는 일"이라며 "민주당에 투표한 젊은 유권자들은 대한민국을 떠나라고 한다. 야당에게 투표한 젊은이들은 대한민국에 살 가치도 없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라고 비난했다.

이어 "민심을 왜곡하고 우리 젊은이들과 국민들의 정치의식을 비하하는 중대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며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유명환 장관은 국민 앞에 사죄하고 즉각 사퇴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주선 민주당 최고위원도 "정권의 잣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런 정신 상태로는 나라 유지 못한다’는 장관, 정부 여당을 찍지 않았다고 ‘북한에 가서 살아라’라고 말하는 정부 각료는 단 하루도 장관직을 유지할 자격이 없다”고 질책했다.

그러나 외교부는 정치적인 의미는 없었다며 발뺌하는 모습이다. 김영선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 언급은 어떤 정치적인 의미는 전혀 없었고 혹시라도 그러한 오해의 여지가 있었다면 그것에 대해 유감으로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날 외교부는 해명자료를 통해 유 장관의 발언은 "천안함 사태와 같은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기 위해서는 온 국민이 단합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아울러 일부 젊은이들이 안보 문제에 대해 객관적이고 균형된 태도를 가졌으면 하는 희망을 표명한 것이 본래의 취지"라고 밝혔다.

유 장관은 지난해 4월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천정배 왜 왔어...미친 X"라고 막말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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