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영 국방장관과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은 20일 ‘한미 국방장관 공동성명’을 통해 오는 9월 초 서해상에서 한미 연합 대잠훈련을 실시하기로 발표했습니다. 아울러 두 장관은 오는 25일부터 28일까지 나흘 동안 동해상에서 한미 육해공군, 해병대 병력 8000여명과 함정 20여척, 항공기 200여대 이상이 참가한 가운데 ‘한미연합 해상 및 공중 전투준비태세’ 훈련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두 훈련의 내용과 강도가 보통이 아닌 듯싶습니다. 특히 25-28일 훈련의 작전명칭이 ‘불굴의 의지’라고 하니 그야말로 그 ‘대결 의지’가 짐작이 가고도 남습니다. 당연히 천안함 사태와 관련한 강력한 대북 조치의 일환입니다. 북한에 대한 일종의 무력시위라고나 할까요? 한미가 유엔에서 천안함 공조를 과시했는데도 수확이 변변치 않았던 것 같습니다. 국제사회에서 재미를 못 봤기에 한반도에서 어떤 식으로든 시위를 해야 할 판인가 봅니다.

한미가 왜 이렇게 군사적 시위에 몰두할까요? 사실 지난해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만 해도 이명박-오바마 조합이 그렇게 어울리게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두 사람의 성장과정이나 캐릭터, 마인드 등등 모두가 달랐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두 최고지도자와 두 나라가 찰떡궁합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힘이 약해진 미국의 동맹존중 원칙 때문입니다. 아울러 부시 행정부 때 일방주의에 대한 반성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오바마 행정부의 동맹중시 정책 역시 일방주의의 한 유형이라는 것입니다. 미국은 동맹관계를 중시여기는 만큼 적대 관계인 북한에 대해서도 화해의 메시지를 보내야 합니다. 북한과 대화가 잘 안된다고 의기소침할 필요는 없습니다. ‘불굴의 의지’는 대결에만 쓰임새가 있는 게 아닙니다. 대화에도 필요합니다.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를 위해 그야말로 ‘불굴의 의지’를 발휘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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