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뉴스>는 지난 5월 20일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 발표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점에 주목, 진실규명을 위한 '천안함 특별취재팀'을 구성, 운영한다. 아울러 <통일뉴스>의 '천안함 특별취재팀'은 그 목적이 진실규명에 있는 만큼 군사기밀 보호에 최선을 다하고자 자문 변호사의 법률적 자문을 거쳐 기사를 싣고 있음을 밝혀둔다. /편집자 주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합조단)의 조사결과 발표와는 달리 사고 당일인 3월 26일 오후 9시 15분에 ‘침수’ 상황이 최초 보고됐다는 군 문건이 확인돼 논란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통일뉴스> ‘천안함 특별취재팀’이 확보한 해군 작전사령부(해작사)의 ‘상황보고’에는 “21:15분경 백령도 서방 1.2NM에서 천안함이 원인미상(폭발음 청취)으로 침수되어 조치 중인 상황”이라고 나와 있다. 1.2해리(NM)는 약 2.2km에 해당한다.

문서 우측 상단에는 ‘KJCCS’(합동지휘통제체계)라고 적어 놓았다. 합동참모본부에서 사용하는 지휘, 통제, 통신 및 정보체계(C4I)를 뜻한다. 즉, 합참을 포함해 군 지휘라인이 이같은 상황을 공유했을 것이라는 뜻이다.

이 문서는 <MBC>가 최초 상황보고 시간을 오후 9시 15분이라고 보도하면서 제시한 군 상황일지와 민주당 최문순 의원이 합참에서 사고발생 시각을 9시 15분에서 45분으로 고쳤다고 확인한 문서와도 다른 종류일 뿐만 아니라 해작사의 합동지휘통제체계 상의 상황보고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최초 보고시 ‘폭발음 청취’가 있었지만 어뢰 피격 등의 군사적 충돌 상황 보다는 ‘침수’ 상황으로 파악하고 있었음이 재확인됐다.

문서 좌측에는 ‘천안함 침수상황(최초)’라는 문구 아래, 당시 사고 상황이 그림으로 설명돼 있다. 또, ‘시정 2NM(흐림)’ 등 당시 인근 기상상황을 나타내는 수치들이 적혀 있고, 저조 시간이 ‘21:47’분으로 표기돼 있어 사건 발생 시간대가 해류가 가장 잔잔한 정조시간에 가까운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지난달 10일 ‘천안함 침몰사건 대응실태’ 감사결과 발표 시 합참이 해작사의 보고를 접한 뒤 사건발생 시각을 21시 45분으로 임의로 수정해 김태영 국방장관에게 보고하고 언론 등에 발표했으며, 이 과정에서 자신들의 보고내용과 배치되는 ‘폭발음 청취’ 등을 삭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문서를 통해 해군은 최초 상황을 적 공격 보다는 '침수'로 인식하고 보고했음이 확인돼, 감사원이 '폭발음 청취' 삭제를 빌미로 합참을 징계한 것은 '북한 어뢰 공격설'에 꿰맞추기 위한 무리한 감사가 아니냐는 논란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초 상황이 발생한 시각에 대한 의혹도 다시 한번 제기될 소지가 크다. 합조단 스스로가 오후 9시 45분에서 30분, 22분 등으로 사건 발생 시각을 앞당기면서 의혹을 자초한 바 있으며, 합조단은 최종적으로 오후 9시 22분이라고 못박고 있다.

합조단은 지난 4월 3일 <MBC> 보도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부인하다가 문서를 공개하자 늦장 해명에 나섰는가 하면 오후 9시 16분에 백령도 방공진지에서 청취해 보고한 포성에 대해서도 ‘이 사건과 관계없는 미상 소음, 미상 폭음’이라고 일축하기도 했다.

그러나 9시 15분 최초 보고 사실이 구체적으로 확인 됨으로써 KNTDS(해군전술지휘체계)상에서 천안함 궤적이 소멸되기 시작한 오후 9시 22분 시점보다 먼저 상황이 발생했을 것이라는 지적이 힘을 얻게 될 전망이다.

전 천안함 민간조사위원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는 “군이 공개한 TOD(열영상관측장비) 동영상 상으로는 9시 3분경까지 천안함이 정상 기동한 것을 파악할 수 있고, 그 이후의 TOD 동영상은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4분부터 15분 사이에 사고가 발생했다고 추론해 볼 수 있다”며 “사고에 대한 상황 파악을 거쳐 15분경 첫 공식 보고가 이루어졌으며, 이후 22분경 천안함이 두동강 난 것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공보관계자는 “최초 상황보고는 정확하지 않다. 군의 상황보고는 최초보고, 중간보고, 최종보고 등이 있다”며 “혼란한 상황 속에서 추정해서 보고한 것 중에 하나”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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