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사정에 따라 중단됐던 ‘민족일보 다시보기’가 2l회부터 다시 연재를 시작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 편집자 주

2월 18일자 일부 서울시내 신문보도에 의하면 정헌주 국무원 사무처장은 최근 북한이 『4․19혁명 1주년을 전후하여 농민봉기를 선동하고있으며 정부는 이에 관한 지령문을 압수하였다』고 정식으로 발표하였다고한다. 한반도 전체의 공산화를 용의주도하게 계획 ․ 준비하고 있는 이북의 공산괴뢰정권이 이남의「농민봉기」를 능히 선동 ․ 지령하고도 남음이 있으이라는 가능성을 부인한다든가 또는 우리 정부 대변인의 솔직성을 의심하려는 의도를 우리는 추호도 가지고 있지 않음을 먼저 밝혀두고 싶다.

그러나 이런 정부 대변인의 발표문을 보면서 순간 「양치기와 늑대」에 관한 「이솝」의 우화가 먼저 머리에 떠오르는 것은, 비단 「반공」이라는 미명으로 국민의 모든 기본적 자유와 권리를 짓밟던 이승만 독재정권식 통치방법에 덴 나머지의 반발의 탓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는 슬퍼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정대변인의 발표내용의 진위여부나 지령문의 압수를 발표한 의도의 성실성여부와는 상관없이 발표문 자체가 우리 농민들의 현실적 불행을 음폐하며 한걸음 더나가서는 농민들이 정당한 울분을 호소하는 자유마저 억압하게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보지않을 수없기 때문이다. 우리의 이와같은 기우를 뒷받침이라도 하려는 듯이 정대변인은 농민봉기의 가능성에 대처하기 위하여 금주 초부터 장총리, 내무, 국방, 법무의 각 장관 및 국무원 사무처장으로 구성된 국가안보회의를 열고 있다는 사실도 밝힐 것을 잊지않고 있다.

이것은 얼마전 『일반 국민간에 불평, 불만이 널리 퍼지고 있으며 이것이 데모로 확대되는 경우에 대한 만반의 대비책이 마련되어있다』고한 신내무장관(신현돈-편집자주)의 발언과 아울러 국민의 정당한 불평불만을 현명하게 들어주고 해결해주기는 커녕 오히려 불순시하고 사전에 억압해 버리려는 저의에서 나오는 폭군적 언사라고 지탄하지 않을 수없다.

첫째로 정부대변인이나 내무장관의 발언은 숨이 막힐 지경에 이른 우리 근로대중으로 하여금 그들의 비참한 생활현실로부터 눈을 돌리게 하고, 그들이 현재의 불공평한 생활조건을 타개하기 위한 적극적 행동을 취할 때 그들을 이북 공산괴뢰정권과 부화뇌동한 것으로 간주하겠다는 암시를 줌으로써 그들의 청원 또는 항의의 자유마저 앗아버리려는 것으로밖에 해석할 도리가 없다.

둘째로 이와 같은 정부당국의 수법은 국민전체의 핍박한 경제사정을 현명하게 해결하는 정도가 아닐 뿐만 아니라 그런 수법을 쓴다고 해서 우리네 생활의 현실적 불만이 해소되기는커녕 오히려 더 악화될 뿐이라는 사실을 지적해 둘 필요가 있다. 해마다 들여오는 수천만불어치의 미국 잉여 농산물에도 불구하고 천억원이 넘게 된 농촌 고리채가 농업의 생산성과 기술면의 저하 경향이, 그리고 아직 3월도 되기전에 수십만원에달한 절량농가가 상기한 정부대변인이나 내무장관의 담화정도로 해소되리라고 믿는 건전한 상식의 소유자는 없을 것이다.

이승만 정권이나 장면정권은 이남에 공산주의자는 한사람도 없다고 말끝마다 자랑해왔다. 우리도 동감이다. 또 전통적으로 농민들이 보수적이며 공산주의에 대해 가장 공포를 느끼고있다는 것은 6․25동란 이후의 역사가 충분히 입증하고있는 바다.

그렇다면 주로 농민들의 지지표로 집권한 민주당 정부가 농민들을 적대시하여 그들이 혹시라도 공산당의 선동에 넘어가리라고 기우하는것보다 자가당착적인 역설은 없다고 하겠다. 공산주의를 막는 가장 효과적인 길을 우리네 생활을 충실하게 개선하는 것뿐이다. 소위 국가안보회의는 농민이나 근로대중의 4월봉기설에 대한 예방책을 논의하기 전에 그들의 정당한 불평불만을 해결하는 방향에서 그 전력을 다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민족일보 2월 19일자]

二月 十八日字 一部 서울市內 新聞報道에 依하면 鄭憲柱國務院事務處長은 最近 北韓이 『四․一九革命 一周年을 前後하여 農民蜂起를 煽動하고있으며 政府는 이에關한 指令文을 押收하였다』고 正式으로 發表하였다고한다. 韓半島全體의 共産化를 用意周到하게 計畫․準備하고 있는 以北의 公産傀儡政權이以南의「農民蜂起」를 能히 煽動․指令하고도 남음이 있으이라는 可能性을 否認한다든가 또는 우리政府代辯人의 率直性을 疑心하려는 意圖를 우리는 秋毫도 가지고있지 않음을 먼저 밝혀두고싶다.

그러나 이런 政府代辯人의 發表文을 보면서 瞬間 「羊치기와 늑대」에 關한 「이솝」의 寓話가 먼저 머리에 떠오르는 것은, 비단 「反共」이라는 美名으로 國民의모든 基本的自由와 權利를 짓밟던 李承晩獨裁政權式 統治方法에 덴나머지의 反撥의 탓만은 아니라는 事實을 우리는 슬퍼하지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鄭代辯人의 發表內容의 眞僞與否나 指令文의 押收를 發表한意圖의 誠實性與否와는 相關없이發表文自體가 우리 農民들의 現實的不幸을陰蔽하며한걸음 더나가서는 農民들이正當한 울분을 呼訴하는 自由마저抑壓하게될 可能性이濃厚하다고 보지않을수없기 때문이다. 우리의 이와같은 杞憂를 뒷받침이라도 하려는 듯이 鄭代辯人은 農民蜂起의 可能性에 對處하기위하여 今週初부터 張總理, 內務, 國防, 法務의各長官 및 國務院事務處長으로構成된 國家安保會議를 열고있다는事實도 밝힐 것을 잊지않고있다.

이것은 얼마前 『一般國民間에 不平, 不滿이널리 퍼지고있으며 이것이 데모로擴大되는 境遇에대한 萬般의對備策이 마련되어있다』고한 申內務長官의 發言과아울러 國民의 正當한不平不滿을 賢明하게 들어주고 解決해주기는커녕 오히려 不純視하고 事前에抑壓해버리려는 底意에서나오는 暴君的 言辭라고指彈하지 않을수없다.

첫째로政府代辯人이나 內務長官의 發言은 숨이막힐지경에 이른 우리勤勞大衆으로하여금 그들의悲慘한生活現實로부터 눈을돌리게하고, 그들이現在의 不公平한 生活條件을 打開하기위한 積極的行動을取할 때 그들을以北公産傀儡政權과 附和雷同한 것으로 看做하겠다는 暗示를줌으로써 그들의 請願 또는 抗議의 自由마저 앗아버리려는 것으로밖에 解釋할 道理가없다.

둘째로 이와같은 政府當局의 手法은 國民全體의 逼迫한 經濟事情을 賢明하게 解決하는 政道가 아닐뿐만 아니라 그런 手法을 쓴다고 해서 우리네 生活의 現實的不滿이 解消되기는커녕 오히려 더 惡化될 뿐이라는 事實을 指摘해둘 必要가 있다. 해마다 들여오는 數千萬弗어치의 美國剩餘農産物에도 不拘하고 千億圓이 넘게된 農村高利債가 農業의 生産性과 技術面의 低下傾向이, 그리고 아직 三月도 되기前에 數十萬圓에달한 絶糧農家가上記한 政府代辯人이나 內務長官의 談話程度로 解消되리라고 믿는健全한 常識의 所有者는 없을 것이다.

李政權이나 張勉政權은 以南에 共産主義者는 한사람도 없다고말끝마다 자랑해왔다. 우리도 同感이다. 또 傳統的으로 農民들이 保守的이며 共産主義에 대해 가장 恐怖를 느끼고있다는 것은 六․二五動亂以後의 歷史가 充分히 立證하고있는 바다.

그렇다면 主로 農民들의 支持票로 執權한 民主黨 政府가 農民들을 敵對視하여 그들이 혹시라도 共産黨의 煽動에 넘어가리라고 杞憂하는것보다 自家撞着的인 逆說은 없다고하겠다. 共産主義를 막는 가장 效果的인 길을 우리네 生活을 充實하게 改善하는 것뿐이다. 所謂 國家安保會議는 農民이나 勤勞大衆의 四月蜂起說에對한 豫防策을 論議하기前에 그들의 正當한 不平不滿을 解決하는方向에서 그全力을 다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民族日報 2月 19日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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