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왠지 이번 선거는 무언가에 흠뻑 두들겨 맞고 선거일을 맞이하는 심정입니다. 두들겨 팬 주체는 다름 아닌 현 정부이고 그 매개는 천안함 사태에서 촉발된 북풍(北風)입니다. 물론 역대 선거에서도 북풍이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했습니다. 역대 선거에서 대개 보수집권당은 북풍을 일으켜 선거의 본질을 흐릿하게 하고 안보불안을 이용해 표를 긁어모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북풍은 그 강도와 위력에서 역대 최고입니다. 중간평가, 4대강, 세종시 등 주요 선거이슈를 한꺼번에 잠재웠습니다. 군 당국은 지난달 20일 천안함 사태 조사 결과에서 북한을 침몰 주체로 규정했고, 24일 이명박 대통령이 대국민담화에서 전쟁선언에 준하는 대북 강경책을 발표했습니다. 정부가 선거 이후에도 대북 강경책을 펼지, 아니면 북풍을 선거 때까지만 이용할지 아직 알 수는 없습니다.

정부의 대북 강경책에 한때 주가가 떨어지고 환율이 뛰면서 ‘코리아 리스크’가 급속도로 번졌습니다. 일부에서 사재기도 나왔습니다. 야당은 선거쟁점으로 ‘전쟁이냐, 평화냐’를 들고 나왔습니다. 그러자 식겁한 정부여당은 ‘천안함 정쟁 중단’을 외치는 민첩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적당한 북풍은 선거에 도움이 되는데 지나친 북풍은 역풍이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 정부여당은 상황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대북 심리전의 일환인 삐라 살포 보류와 확성기 설치 연기도 그중 하나입니다.

이번 선거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정부여당에 농락당한 기분입니다. 천안함 결과가 그렇고 북풍이 그렇습니다. 그런데 천안함 결과는 여전히 논란 중에 있고 북풍의 결과도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분명한 건 정부여당이 북풍을 선거에 이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전쟁도 불사하자는 북풍을 심판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유권자는 투표장에 나가야 합니다. 그래야 어느 집권당도 선거 때마다 북풍을 함부로 이용하는 못된 짓을 삼갈 것입니다. 북풍 심판을 위해 투표장에 나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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