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오전 서울 명동의 한 호텔에서 경실련통일협회 포럼에 김정태 안동대마방직 회장이 발제자로 나섰다.  [사진-통일뉴스 고성진 기자]
김정태 안동대마방직 회장은 28일 "우리 대북진출기업이 그동안 국가에 낸 세금은 2조 원 정도가 된다"며 "실제 경제는 어렵고 가난한 대북 진출 기업들이 하고, 지금 쓰러지고 문 닫게 만드는 것은 자기들 마음대로"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날 오전 경실련통일협회가 주최한 한 포럼에서 "지난 20년 동안 기본적인 것만 해도 20억 불(2조 원) 이상의 세금을 북한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며 "50억 불을 수입할 때 부가세 5억 불을 낸다. 그 제품을 파는데도 부가세가 나가는데, 회사의 이윤에 따른 세금까지 다 추산하면 충분히 그만한 돈을 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와 같은 자료들을 정리 중에 있고 지방선거 이후에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세금은 세금대로 받아먹으면서, 어려운 기업들을 회생시키고 보호 육성하는 것이 국가의 책임 아니냐"며 대북 교역 중단 등 최근 정부의 조치에 대해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지금 우리 정부가 하고 있는 것은 북한이 하고 있는 것하고 오십보백보다. 우리는 그래도 경제대국이고, 세계 G20에 들어가는 OECD 선진국 아니냐"며 "약한 북한 정도는 우리가 관리하는 식으로, 우리가 조금은 손해 보더라도 관여할 수 있는 능력을 정부가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하는 것처럼 '네 한 주먹이면 나도 한 주먹'식은 나라 전체를 생각할 때 고려해야 될 문제"라면서 "우리가 조금 성숙되어야 한다. 똑같이 흙탕물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주문했다.

"정부가 北 내륙시장을 닫아..피해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어"

북한 평양에서 남북 최초로 합영회사 평양대마방직을 운영하고 있는 김 회장은 이날 작심한 듯 북한 내륙진출 기업에 대한 정부 정책에 대해 거침없이 불만을 토로했다.

김 회장은 "열악한 환경에서 애를 먹으면서 수많은 기업이 쓰러지면서 개척해 온 북한 내륙의 시장을 정부가 닫고 있다"며 "이것을 닫으면 이것으로 해서 오는 피해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로 상당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기업이라는 것은 자기 영역을 만들어내기 위해 기술이나, 연구, 노하우 등을 모두 축적해야 하는데, 그런 기업이 하루 아침에 망해버리면 일하는 사람들은 어디 가서 사냐"며 "북한 근로자 7만 명 못지않게 우리 남쪽에도 엄청난 사람들이 여기에 종사하고 있다. 그것을 어떻게 돈으로 환산할 수 있겠나"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북한에서 하는 임가공 제품을 우리가 가져오면 우리가 소비자에게 내는 가격은 3.3배 정도로 나간다. 50억 달러면 백화점에 160억 달러 정도에서 200억 가까이 매출이 나온다"며 "또 북한 원단을 우리나라 배가 가서 실어오고, 인천 부두에 내려놓고, 바다 소금기를 제거하고, 소비자에게 가면 원단 구입비용 3천만 불이 정확하게 1억 3천만 불이 된다. 1억 불(1천억 원)이라는 것은 우리나라의 고용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륙기업, 매년 3천억 원 北 경제 기여..개성공단의 7~8배".."지렛대로 남겨뒀어야" 

▲ 그는 이날 정부의 대북 조치에 대해 작심한 듯 직격탄을 날렸다. [사진-통일뉴스 고성진 기자]
이어 "북한 내륙진출 기업이 우리 경제에 기여한 것은 전체적으로 250억 불(30조 원) 정도 된다. 그만큼 고용을 창출한 것"이라며 "우리가 북한에 원자재를 보낼 때에도 전부다 우리가 먹고사는 일거리들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 실물경제에서 볼 때 큰 이익을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내륙진출 기업이 남북관계의 지렛대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는데도 정부의 정책이 개성공단과 금강산 사업에만 일방적으로 집중됐다고도 지적했다. 또 북한이 예고한 대로 개성공단의 육로 통행을 차단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북한 경제 1년에 3억 5천만 불(3천억 원) 정도가 북한 내륙진출기업이 기여한다. 개성공단은 1년 다해봐야 4~5천만 불밖에 안 된다. 이것은 북한이 봤을 때는 별 거 아니"라며 "근데 내륙진출기업을 다 막아놓고 개성공단을 하겠다고 하면, '이익의 7~8분의 1밖에 안 되는 개성공단이야 남측의 돈이니까 우리가 막아도 상관없지 않느냐' 그런 논리로 북한이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계속해서 "내륙을 지렛대로 남겨뒀어야 했다. 3억 5천만 불의 경제효과가 있기 때문에, 이 원칙이 옳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큰 것(내륙진출기업)이 막힌 상태에서 개성공단을 막는 것은 별로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바라봤다.

그는 "내륙진출기업 근로자들에 비해 개성공단 근로자 임금은 반값 밖에 안 된다"면서 "사실 우리가 북한에게 봉급을 제대로 주고 큰 소리를 쳐야 한다. 그래서 북한이 우리에게 매달리도록 해야 한다. 봉급을 제대로 주고 북한에 큰 소리 치면 북한이 따라오게 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남북경협 별로 도와준 것도 없으면서 '퍼주기'라니"

남북경협경제인총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한 김 회장은 "남북경협이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퍼줬다고 하는데 이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실제 우리(정부)가 남북경협에 들어간 돈은 쌀, 비료를 빼고 순수 경협에 지원한 것은 2조 4천억 원 밖에 안 된다"며 "실제로 별로 도와준 것도 없으면서 '퍼주기다'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서독이 동독을 통일 전까지 20년 동안 도와준 게 (매년) 평균 우리 돈으로 4조 원씩"이라며 "우리가 20년 동안 북한에 정부 돈으로 도와 준 것은 서독이 동독에게 도와 준 금액 1년 치밖에 안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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