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낮 12시<통일뉴스>는 박선원 연구원과 서울 마포 한국미래발전연구원 사무실에서 '민.군 합동조사단의 천안함 사고 조사 발표'에 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박선원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초빙연구원은 20일 민.군 합동조사단의 천안함 사고 조사 발표에 대해 "대단히 충격적"이라며 "가장 군사적으로 첨예한 지역에서 어뢰 공격을 허용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안보실패"라고 말했다.

박선원 연구원은 이날 낮 12시, 조사 발표 직후 서울 마포 한국미래발전연구원 사무실에서 가진 <통일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결국 우리 군이 우리의 영해를 지키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공격 직후에도 아무런 대응을 못했다는 것으로, 사전 정보 파악부터 기습, 도주, 추격 및 격멸 파괴까지 군의 안보가 총체적으로 무너진 것이기 때문에 적법한 절차에 따라 추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군 형법상 적의 내습 가능성이 있는 상태에서 경계 작전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단 한 발의 어뢰에 피격됐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면서 "북한의 어뢰 공격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군이 그렇게 당했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좌초나 기뢰 폭발에 의한 가능성을 그동안 얘기해 왔다"고 군 핵심 지휘부들에 대한 군 형법에 입각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봤다.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을 지내기도 한 그는 "정부가 총체적으로 사과하고 책임지고, 군 지휘부를 재구성하고 청와대 안보수석까지 다 물러나고 안보라인을 재구축해야 한다"며 "그 과정에서 군사적 문제, 구조작업이 지연된 부분부터 작전 실패, 지휘통제 과정의 문제점, 사전 정보를 감지하지 못한 부분에 있어서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어뢰 공격 결과, 현재로는 그대로 봐야"

▲박선원 연구원은 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를 수용하는 입장을 취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어뢰의 수중폭발에 의한 침몰' 결과 발표에 대해서, 박 연구원은 "조사단이 결정적 증거로 제시한 어뢰의 운반체를 5월 15일에 발견했다고 했고, 어뢰의 운반체 부분을 인양하는데 참가한 수많은 조사원들이 있는 것으로 볼 때, 이것을 부정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어뢰 공격에 의한 침몰 쪽에 무게를 뒀다.

그는 "원인에 대해서는 어뢰 공격 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 있는데 입증하기 위한 물증이 거의 그 틀에 맞고, 제가 그 발표를 부정할 수 있는 새로운 증거가 없다"며 "현재 상태로는 그대로 봐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발표문 자체에 물기둥이 확인되었다고 했고, 선체 여러 군데 발견된 흡착 물질도 알루미늄이 산화해서 변형된 물질이라고 설명했기 때문에, 화약하고는 다르다. 그러나 연돌에서 화약이 검출됐다고 했고, 직접 타격이든 수중 폭발이든 격실 변형이 있어야 하는데, 이런 부분까지 얘기했다"며 "외부 수중 폭발이라고 하는 것까지는 부정하지는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 연루 가능성에 대해서도 "'과연 이 어뢰가 북한의 것이냐' 문젯거리가 될 수 있는 CHT-02D 어뢰의 설계도면이 있고, (어뢰의) 제원이 들어있는 소책자도 우리가 굉장히 신뢰할만한 정보를 갖고 있는 우방, 동맹국에서 받아서 대조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CHT-02D 어뢰로 판명이 나 있기 때문에 '1번' 표기를 떠나서 충분히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어뢰에 의해서 피격 당했다고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군사정전위 틀에서 논의", "6자회담 상당기간 없을 것"

박 연구원은 향후 문제 해결과 관련, "유엔 혹은 군사정전위원회 틀에서 논의하면 될 것"이라며 "과거 휴전선의 총격전이나 방송 문제 등도 군사정전위에서 항의했다. 이미 마련되어 있는 틀을 이용해야 한다"고 봤다.

유엔 안보리 회부 등 국제사회의 논의에 대해서도 "한.미 연합 판단은 유엔 안보리 회부감으로 볼 수 있고, 논의할 수 있는 사안"이라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행위 주체가 북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것만 보고 제재 결의까지 나오지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선원 연구원은 "남북 간 긴장이 상당히 고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전환점을 찾는다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천안함 사고 진상규명과 6자회담 재개 연계성과 관련해 "이전에 '화약 성분이 검출됐고, 외부 폭발이 있었고, 북한의 가능성이 높다' 이 정도로 끝났다면 분리 대응이 가능했을 것"이라며 "그런데 결정적 증거를 확보하고 감식, 채증 분석이 이렇게까지 나온다면 6자회담은 상당기간 없을 것 같다"고 박 연구원은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

그는 "미국 정부도 우리 안보 문제로 상당히 당혹스러워 할 것이고, 한.미 연합 정보 수준의 실체가 드러났다는 데서 굉장히 유감스러워 할 것"이라며 "향후 한.미 간 연합정보능력을 강화하고 유사사태 향후 재발 대비책을 마련하는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실제 국방력 증가시키는데 나태한 정권"

박 연구원은 "김대중 정부에서는 북이 우리에게 행동을 가했을 때 우리가 힘으로 격퇴를 했었고 노무현 정부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안보체제를 확립했지만, 이 정부는 (북에 대해) 자극적인 언어를 사용하면서도 주의를 기울이지도 않고 실제 국방력을 증가시키는데 나태한 정권"이라며 "모순적이고 자가당착적인 정책을 펴 왔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후 "북도 계속해서 목청을 높이며 적극적으로 나올 것"이라며 "남북 간 긴장이 상당히 고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전환점을 찾는다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1년 반, 2년까지 안 좋은 관계로 간다면 임기 말 터닝 포인트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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