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과학자들이 100% 자체 기술로 핵융합 반응에 성공했다고 <노동신문>이 12일자에서 밝혔습니다. 이 신문은 “이 과정에 우리 식의 독특한 열핵 반응장치가 설계 제작되고 핵융합 반응과 관련한 기초 연구가 끝났다”면서 “핵융합에 성공함으로써 새 에네르기 개발을 위한 돌파구가 확고하게 열렸다”고 자평했습니다. 신문의 지적대로 “핵융합 기술은 인류가 이상하는 새 에너지 개발을 위한 최첨단 과학기술분야의 하나로서 ‘인공태양’ 기술”이라고도 합니다. 이 소식이 나오자 국내외 반응들이 아주 뜨겁습니다.

우리 정부는 즉각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반박했습니다. 국내외 과학자들과 언론들도 의문을 제기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는 기술력입니다. 핵융합이란 수소 원자를 1억도 이상의 고온에서 결합시켜 엄청난 에너지를 얻는 것을 말하는데, 미국 등 선진국도 아직 성공하지 못한 것을 기술력이 부족한 북한이 성공했다는 것은 믿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돈과 설비입니다. 핵융합 실험을 하려면 수십억 달러의 연구 자금과 시설비용이 드는데 ‘가난한’ 북한이 어떻게 성공했겠냐는 것입니다.

물론 이 같은 지적이 무리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북한이 빈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북한은 2005년 2월10일 ‘핵무기 증산’ 선언을 하고 나서 실지로 핵을 증산해 왔습니다. 또한 반드시 예고한 대로 두 차례의 핵실험(2006.10.9, 2009.5.25)과 인공위성 발사(2009.4.5)를 실시했습니다. 따라서 “핵융합 반응에 성공하였다”는 북한 <노동신문>의 언술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문제는 ‘성공’은 했지만 그 ‘수준’이 어느 정도인가 하는 점입니다.

곽동기 한국민권연구소 상임연구원의 <통일뉴스> 13일자 기고문에 따르면 <노동신문>이 1989년 5월 8일자에서 북한이 이미 핵융합 반응을 실현하였다는 보도를 했다는 것입니다. 그로부터 20여년이 지났다면 그 수준이 어느 정도 높아졌을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니 북한의 이번 ‘핵융합 성공’ 선언을 과학적 의미보다는 정치적인 의도를 가진 선언이라고 곡해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다고 이 선언을 “터무니없다”고 일방적으로 폄하하거나, 또는 수소폭탄 개발 가능성 운운하는 식의 과민반응도 자제해야 함은 물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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