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부분의 언론들이 3일 새벽 김 위원장이 탄 특별열차가 압록강 철교를 건너 중국 단둥에 도착한 것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드디어’란 표현을 쓰는 이유는 지난해 연말과 올해 연초부터 그의 방중이 수없이 점쳐왔기 때문입니다. 김 위원장의 방중은 연말연초에 이어 2월 말, 3월 말∼4월 초, 4월 말 등을 거쳐 이제 5월 초 성사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의 외유는 늘 세간의 이목을 끕니다. 일정과 동선과 장소가 비밀에 부쳐지고 또 배경과 목적에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통상 상대편 파트너와 ‘실지로’ 만난 다음에야 방문이 확인되곤 합니다. 아직 중국 측으로부터 공식 확인이 안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김 위원장의 방중이 특히 주목을 끄는 이유는 6자회담이 중지되어 있는데다가, 더구나 지난 3월 26일 서해 백령도 부근에서 남한 초계함 천안함이 침몰됐는데 그 침몰 원인으로 ‘북 관련설’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와중에 대북전문가들이 이번 김 위원장의 방중 의제와 관련 △북중관계 강화 △6자회담 복귀 문제 △중국의 대북 경제지원 △천안함 사건과 관련한 의견교환 등을 짚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일부 전문가들이 특히 ‘천안함’ 의제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점입니다. 즉, 북한의 ‘천안함 사고에 대한 입장 설명과 중국 설득’, ‘천안함 사고로 인한 분위기 반전 유도’ 등을 예측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오측일 가능성이 큽니다.

북한은 이미 지난달 17일 <조선중앙통신> 군사논평원의 논평을 통해 천안함 침몰 원인에 대한 ‘북 관련설’을 공식적으로 부인한 바 있습니다. 부인을 한 판에 외부에다 더 말할 게 있을까요? 나아가 북한의 오랜 대외관계 원칙에서 볼 때 남북 간의 문제를 제3국에 가서 “이해해 달라”, “도와 달라”고 할 리도 만무합니다. 북한은 대외문제는 대외관계에서, 남북문제는 남북관계에서 해결하고자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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