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은 1일 "5.1절 남북노동자통일대회가 무산된 것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현 정부에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120주년 세계노동절 범국민대회'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하면서 "한쪽으로는 남북 정상회담 개최 등을 흘리면서 다른 한 쪽으로 남북 노동자들의 만남을 가로막는 이 한 장면을 보더라도 이명박 정권의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김영훈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그는 "엄혹한 정세 속에서도 남북 노동자들이 상호 교류로 남북관계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노동자대회를 열기로 하고, 북측 조선직총(조선직업총동맹) 역시 (서울로 오겠다는 등) 과감한 결정을 내렸는데, 특별한 사유 없이 대회를 불허함으로써 매우 큰 분노를 느끼고 있다"며 남북 노동자대회가 무산된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남북 노동자들은 오는 30일부터 5월 2일까지 서울에서 '6.15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5.1절 120돌 기념 남북노동자통일대회'를 개최키로 하고, 80~100명 규모의 북측 대표단이 서해 직항로를 통해 참가할 것을 지난 4월 초 개성 실무접촉을 통해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정부가 일관되게 대회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대회 자체가 무산됐다.

"정부, 통일과 평화로 가는 남북 노동자들의 염원 침몰시켰다"

이날 만난 통일운동단체 관계자들도 남북 노동자대회 성사를 통해 남북관계 발전에 기여하려는 노동자들의 염원을 정부가 외면했다고 비판했다.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이명박 정부는 천안함을 침몰시킨 것에 이어 통일과 평화로 가는 남북 노동자들의 염원마저 침몰시켰다"며 "노동자들이 더욱 앞장서서 반북대결, 통일을 위해 나아갈 수 있는 노력들을 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경원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사무처장도 "정부가 북에서 오겠다는 것도 막고 남북관계를 끝장내려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이번 남북 노동자대회가 열리지 못한 것 역시 반통일정권인 이명박 정부의 총체적인 남북 대결정책의 한 단면"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민주노총 통일위원장 "북녘 동포들한테 가장 미안"

지난 12월부터 남북 실무협의에 참가했던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노동본부 소속 민주노총 관계자들은 대회 무산에 대한 책임이 정부에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하면서도 자성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황수영 민주노총 통일위원회 위원장은 "남북 노동자대회가 무산된 사실에 분노를 넘어 어이가 없다"며 "북녘 동포들한테 가장 미안하고 정말 진심을 가지고 많이 준비했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현 정부의 책임이 가장 크다"면서 "지금 상황이 상황인만큼 앞으로 통일사업을 계획하고 이를 실행할 수 있도록 내부의 힘을 더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영제 대외협력국장도 지난 30일 홈페이지를 통해 "북녘 노동자들은 5.1절 통일대회 합의를 대대적으로 알리며, 모처럼 남쪽에서 개최되는 공동행사에 참가할 대표단 구성에도 비날론공장, CNC공장 노력영웅 등 전국 각처의 내노라하는 사람들이 경쟁적으로 참가 신청을 하여 어떻게 선정기준을 마련하여야 할지 모르겠다는 소식을 전해왔"지만, "그에 비해 남녘의 우리들은 애초부터 정부당국이 부정적인 입장을 가졌다는 것을 익히 들어 아는 바였다 하더라도, 이를 타파하고 대회성사로 나아가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많이 부족했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

▲ 120주년 세계노동절 기념행사가 1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공원에서 민주노총 조합원 1만 5천여명이 모인 가운데 개최됐다.[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한편, 북측 조선직총 중앙위원회는 지난 29일 성명을 통해 "괴뢰패당이 5. 1절 북남노동자통일행사를 가로막은것은 민족의 화해와 단합, 통일을 바라는 노동자들과 온 겨레의 한결같은 지향과 염원에 대한 악랄한 도전이며 6.15공동선언을 뒤집어엎는 또 하나의 반민족적, 반통일적도발"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날 '120주년 세계노동절 기념 범국민대회 조직위원회'가 주최한 대회에는 민주노총을 비롯한 반MB공투본과 2010유권자희망연대 참가단체 등 1만 5천여 명이 참가했다. 주최측은 "서울을 비롯해 전국 16개 광역시.도에서 동시다발로 5.1절 대회가 열렸으며, 10만 명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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