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북측에 대한 남측 당국의 상투어가 하나 있습니다. 다름 아닌 “특별히 대응할 게 없다”는 말입니다.

지금 금강산과 개성 관광길이 꽉 막혀 있습니다. 이와 관련 지난 4일 북측은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위) 담화를 통해 “남조선 당국이 (금강산, 개성) 관광길을 계속 가로막는 경우, 우리는 부득불 특단의 조처를 취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며 관광사업과 관련한 계약파기 등을 밝혔습니다. 다음날 이에 대한 통일부의 답은 “아태위 발표에 대해 현재로서 특별히 대응할 부분은 없다”는 것입니다.

지난 8일부터 ‘키 리졸브/독수리’ 한미연합군사연습이 진행됐습니다. 이와 관련 북측은 하루 전인 7일 판문점대표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이번 연습의 성격 자체가 핵전쟁 연습, 북침전쟁 연습인 만큼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 과정은 부득불 중단될 것이며 우리의 자위적 핵 억제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8일 국방부도 “상투적인 비난으로 보고 특별하게 대응하는 것은 없다”고 답했습니다.

남북의 길이 막히든 뚫리든 상관없다는 것입니다. 남북 사이에 전쟁의 먹구름이 몰려오든 가셔지든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자 북측이 지난 13일 <통일신보>를 통해 아태위 담화(3.4)에 대해 “남조선 당국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이고 경고”라고 재차 겁박을 했음에도 남측 당국은 아무런 답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예 “특별히 대응할 게 없다”는 말조차 하기 싫은 것입니다. ‘지금 자신있다’는 뜻이겠지요.

그런데 앞으로가 걱정입니다. 북측 식대로 말한다면 ‘기회란 아무 때나 오는 것이 아니며 시간이 언제나 남측만을 위해 흐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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