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유’의 삶을 살고 가르친 법정(法頂) 스님(1932-2010)이 11일 입적했습니다. 지난해부터 유난히도 정치, 사회, 종교의 지도적 인사들이 세상을 뜨고 있습니다.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2009.2.16), 노무현(2009.5.23)ㆍ김대중(2009.8.18) 두 전직 대통령의 서거, 그리고 이번에 법정 스님의 입적이 그렇습니다.

대체 ‘무소유’가 뭐 길래 이리 야단입니까? 법정 스님의 산문집 <무소유>에 보면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이는 것, 그러므로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이 얽혀 있다는 것입니다”는 구절이 나옵니다. 소유할수록 구속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집니다. 이 역설적인 구절이 자본주의시대와 분단시대에 사는 우리들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한국사회에서 아마 가장 큰 소유는 권력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데 권력을 가진 정권이 더 많은 것을 소유하려고 합니다. 검찰과 경찰이라는 공권력을 소유해서 그것으로 지난 권력과 지금의 정치적 반대자를 해칩니다. 그것도 모자라 방송을 장악하기 위해 미디어법을 만들고 인터넷에 재갈을 물리고, 공영방송 사장을 갈아치웁니다. 적법한 세종시를 수정하려하고 이제는 4대강까지 소유하려 합니다. 그 탐욕과 탐식에는 끝이 없나 봅니다.

또한, ‘무소유’란 이미 갖고 있는 것이나 남는 것을 이웃에게 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현 정부는 남아도는 쌀 등을 북측에 인도적 지원도 하지 않습니다. 아울러 ‘무소유’란 져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현 정부는 북측을 굴복시켜 승리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12일 법정 스님 분향소가 마련된 성북동 길상사를 직접 찾아 조문한 이명박 대통령은 무엇을 빌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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