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분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2010년 키 리졸브/독수리 한.미연합군사연습의 일정(3.8~18)이 발표되었다.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평통사)는 이 군사연습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몇 편의 기고를 <통일뉴스>에 연재한다. 평통사는 이 기고들을 통해 이번 군사연습 자체와 평택.군산.대구 등 주한미군 주둔지의 문제점을 하나하나 짚어갈 계획이다. /편집자주

▲ 지난해 포항 석정산 해병대 유격훈련장에서 실시된 키 리졸브 산악전 훈련 모습. [자료사진 - 통일뉴스 이시우 전문기자]

한미 해병대는 한반도 유사시 미 증원군으로 오게 되는 미 제3해병 원정대의 신속한 한반도 전개, 대기, 이동, 통합을 위한 연습 그리고 평양점령을 목표로 하는 대규모 상륙훈련, 시가전 및 제병협동 실 사격 훈련 등을 수시로 실시한다.

이번 키 리졸브 연습에서도 9일에는 산악/도시지역 전투훈련을, 12일과 15일에는 영평 로드리게스 훈련장에서 시가전과 실 사격 훈련을 진행한다.

캠프 무적(포항 소재) 일대, 해병대 1사단 유격훈련장과 도시지역 전투훈련장에서 실시될 것으로 보이는 산악.도시지역 전투훈련은 한미 연합군이 북한 상륙 이후 내륙에서 전개되는 지상 작전능력 향상을 목표로 한 것이다. 산악 훈련은 산이 많고 험준한 북한지형에서 벌어지는 비정규전(유격전, 게릴라전)에 대비한 훈련이며, 도시지역 전투훈련은 평양 등 북한 주요도시 점령과 통치, 민군 작전 대비하여 실시되는 훈련임이 분명하다. 미국이 이라크, 아프간 전쟁에서 얻은 교훈과 전투기술을 한반도에 적용하기 위한 것이다.

“북한이 전통적인 의미의 전면전에서는 이길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비정규전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분석한 후 “한미동맹군은 이에 대한 대비책을 발전시키”고 있다고 밝힌 월터 사프 사령관의 발언(2009. 9. 29)도 이를 입증한다. 한미연합사/유엔사 전쟁시나리오가 작전계획 5027에 따른 재래식 전면전쟁에서 대북 점령통치를 위한 군사계획으로까지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처럼 한미 해병대 훈련은 키 리졸브 연습의 대북 적대성과 도발성, 호전성을 뚜렷이 입증해 주는 훈련으로 한반도를 첨예한 군사적 긴장으로 몰아넣고 남북 대화를 파탄으로 이끌며 6자회담의 재개와 한반도 평화포럼 개최를 바라는 정세의 요구에 정면으로 역행한다.

▲ 글로벌시큐리티에 소개된 포항비행장. 미 해군(해병대)이 사용하는 전시물자저장소로 표시되어 있다. [자료제공 - 평통사]

캠프 무적은 2002년에 체결된 한미연합토지관리계획(LPP협정)에 의거 주한미군에게 신규 공여되었다. 오천읍 구정리 한국 해병대 1사단 사령부내에 있던 주한미해군사령부 포항분견대(CNEF)가 캠프 무적으로 통합된 것도 LPP협정에 따른 것이다. 캠프 무적 인근에는 해병대 교육 훈련단, 유격훈련장 등 한국 해병대 교육.훈련시설 즐비하다. 미 해병대는 또 한국 비행장 공동사용 요청에 관한 합의각서(1978.5.1)에 따라 포항비행장을 이용하고 있다. 글로벌시큐리티는 포항비행장을 ‘USMC TACAIR WRM(미 해병 전술항공 전시예비물자)’가 저장된 곳으로 소개하고 있다.

미국은 캠프 무적을 '영구적 종합기지(enduring base)'로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한국 해병대 시설과 연계해 미 제3해병 원정대의 상시적 전투 훈련과 휴식을 위해서다. 미 제3해병 원정대는 이라크 침략전쟁에 참가하는 등 미 해외침략의 선봉부대로 악명이 높다.

대북방어의 임무에서 벗어나 대북 체제붕괴와 점령통치, 나아가 전 세계분쟁에 개입하는 주한미군에 대해 더 이상 우리가 구역과 시설을 제공해 줄 이유가 없다. 주한미군의 임무를 대북 방어로 규정한 한미상호방위조약에도 어긋난다.

주한미군 송유관 오염문제, 빈번한 해병대 훈련으로 포항시민들은 오래전부터 범죄와 환경오염, 빈번한 해병대 훈련으로 피해를 고통과 피해를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캠프 무적이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따른 미 제3해병원정대의 상시적 전투훈련과 휴식을 위한 영구기지로 강화되고 있어 크게 우려된다.

“출퇴근길에 가끔 길을 차단하는 경우를 만나지요. 훈련 중인 해병대를 만나는 경우인데 한쪽 길을 완전히 차단한 후 탱크와 자주포, 트럭이 냅다 달리지요…시도 때도 없습니다.” 포항의 한 네티즌이 올린 글이다. 이 글 댓글에는 “지난 번에는 탱크에 찌그러진 에쿠우스”가 있었다는 글도 올라 있다.

포항시는 포항시의 비전을 “환동해권을 선도하는 국제교류 거점도시”로 표방하고 있다. 포항시가 진정으로 자신이 내건 비전을 구현하려면 무엇보다 포항이 미 해병원정대의 기지, 전략적 유연성을 구현하는 미군기지가 되는 일부터 막아야 한다. 북한 유사시 대비를 명목으로 한 한미 해병대의 공격적 군사훈련도 중단시켜야 한다. 포항시 예산에도 포함되어 있을 미군기지와 관련된 비용도 삭감해야 한다. 곧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협상도 전개될 정세다. 포항시가 이러한 정세를 시정에 반영할 수 있도록 포항을 비롯한 경북 지역 자주평화, 시민사회진영의 노력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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