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서해 해상 북방한계선(NLL)은 한반도의 화약고입니다. 27일 오전 북측이 백령도 인근 북방한계선(NLL) 이북지역 해상에다 해안포 사격을 가했습니다. 이에 남측도 즉각 ‘경고사격’을 가했습니다. 그나마 양측이 허공에 대고 사격을 했기에 다행입니다. 북측은 오후에 해안포 사격을 한 차례 더 가했습니다. 지난 25일 서해 해상 NLL 이남지역에 항행금지구역을 선포한 데 이어 이날 사격을 한 것입니다.

이날 오전 남측은 전통문을 통해 북측의 포사격에 우려를 표명하고는 NLL 이남지역에 설정된 항행금지 및 사격구역 설정을 취소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그러자 오후엔 북측이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보도’ 형식을 통해 “연례적인 포실탄 사격훈련을 진행했다”며 “포실탄 사격훈련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한 술 더 떴습니다. 남북이 27일 포(砲)질과 성명전을 치고 박는 둥 긴장된 하루를 보낸 것입니다.

북측의 의도가 무엇일까요. 25일에 밝힌 항행금지구역과 그 기간이 시사해주고 있습니다. 항행금지구역으로는 NLL 이남인 서해 백령도와 대청도 인근 해상 2곳을 설정했습니다. 이는 NLL을 무력화하겠다는 것입니다. NLL은 정전협정과 연결됩니다. 북측은 그간 NLL은 정전협정과 관계없는 유령선이라고 주장해 왔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정전협정은 곧 평화협정으로 연결됩니다. 북측이 항행금지기간을 1월 25일부터 3월 29일까지 적시했습니다. 이는 3월에 있을 ‘키 리졸브(Key Resolve)’ 한미연합훈련을 겨냥한 것입니다. 이 훈련이 시작되면 자연스럽게 한반도 정전협정의 취약성이 드러나고 평화협정 문제가 부각될 것입니다.

알다시피 최근 북측은 평화협정 문제를 유난히 강조해 왔습니다. 이미 북측은 지난해 12월 21일 조선인민군 해군사령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자기네가 주장하는 서해 해상 군사분계수역(NLL 이남 지역 포함)에 대해 ‘해안 및 섬 포병구분대들의 평시 해상사격 구역’을 선포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이날 그 구역에다 해안포 사격을 한 것입니다. 평화협정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차근차근 밟아오는 북측의 집념이 대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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