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가 14일 남측 통일부에 통지문을 보내 금강산 관광과 개성 관광 재개를 위한 남북 실무접촉을 제안했습니다. 북측은 통지문에서 “금강산 관광과 개성지구 관광이 1년6개월이나 중단되고 있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26일과 27일 금강산에서 관광 재개를 위한 북남 실무접촉을 갖자”고 밝혔습니다. 이로써 지난 2008년 7월과 12월에 각각 중단된 금강산 관광과 개성 관광이 재개될지 주목됩니다.

사실 북측의 이번 금강산ㆍ개성 관광 재개 제안은 그리 돌출적인 것은 아닙니다. 지난해 8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의 면담에서 비롯된 ‘북한판 햇볕정책’에 서 일관하게 있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북측이 올해 신년공동사설에서 밝힌 남북관계 개선의지 그리고 사흘 전인 11일 외무성 성명을 통해 밝힌 대미 평화협정회담 제의의 연장선이기도 합니다. 북측의 대외 유화공세가 해를 바꾸면서도 지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남측 당국이 어떻게 나올까요? 그간 남측 당국은 금강산 관광 재개 입장으로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의 진상규명, 재발방지, 관광객 신변안전 보장의 제도화 등 3대 조건을 견지해왔습니다. 아울러 북측에서 당국간 회담 제의를 정식으로 해오면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는 입장도 밝혀왔습니다. 그렇다면 북측의 이번 제안은 그간 남측의 요구에서 그리 벗어나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남측 당국이 북측의 제안을 거절할 명분은 그리 있어 보이지 않습니다. 다만 하나의 걸림돌이 있습니다. 다름 아닌 금강산 관광 대가의 지불방식을 현금 대신 현물로 변경하자는 남측의 요구입니다. 그런데 북측 말마따나 요즘 세상에 관광요금을 물건짝으로 지불하는 데는 없습니다. 이 문제로 남북이 소모전을 펼쳐서는 안 됩니다. 지금 금강산 관광 재개는 단순한 관광 재개가 아닙니다. 그것은 2년간 꽉 막혀있던 남북관계의 물꼬를 트는 ‘역사적인 사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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