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가장 따뜻한 지역인 제주도에서만 생산되는 감귤은 지금은 흔하지만 조선시대에는 매우 귀하여 궁중에서나 먹었다고 합니다. 오늘날 제주 감귤은 재배기술의 발달 덕택으로 양산되어 남측에서는 어느 지역에서나 흔하게 접하고 또 싸게 먹을 수 있지만 북측에서는 맛볼 수 없는 과일입니다.

이런 점 때문에 제주도에서는 1999년부터 인도적 차원에서 감귤 북측 보내기 사업을 지속해 왔습니다. 그런데 10년째 되는 올해 이 사업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고 해서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이유인즉 제주도가 올해 생산된 감귤 2만t을 북측에 보내기 위해 물류비 30억원을 남북협력기금에서 지원해주도록 통일부에 건의했으나 아직까지 분명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그간 제주 감귤은 남북화해의 전령사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1999년부터 매년 제주도가 감귤을 보내자 북측에서는 보답차원에서 2002년부터 제주도민을 초청했습니다. 직항편을 이용한 도민들의 방북 초청행사는 2007년까지 4차례에 걸쳐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이 인도적 차원의 행사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2008년부터 삐걱댔습니다. 정부가 ‘분배 불투명’을 이유로 감귤 보내기 사업 지원을 거부한 것입니다.

하지만 제주도는 지난 1월 도(道) 자체 자금을 지원해 감귤을 북측에 보냈습니다. 그런데 올해에도 정부당국이 지원을 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당국은 마땅히 제주 감귤의 북행(北行)을 지원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지방비를 들여서라도 소량의 감귤을 북한에 보내는 방안도 구상 중”이라는 제주도 관계자의 말처럼, 이렇게 해서라도 감귤을 매개로 한 제주도와 북측의 교류가 계속 연결되기를 바랍니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