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이 10일, 남측의 신종플루 치료제인 타미플루 지원 제안에 대해 수용의사를 밝혔습니다. 북한에서 신종플루 환자가 확인된 것은 9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서입니다. 이날 통신은 북한의 일부 지역에서도 신형독감(신종플루)이 발생했다며 확진 환자가 9명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신종플루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도 비교적 예방의료제도가 잘 되어있는 사회주의권 두 나라인 북한과 쿠바에는 신종플루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가 이번에 북한에서 처음으로 확인된 것입니다.

이에 앞서 8일 남측 정부는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신종플루 치료제 등의 대북 지원을 위한 절차에 착수해 10일 국내에 비축된 신종플루 치료제인 타미플루 50만명분을 지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또한 WHO(세계보건기구)는 현재 북한의 타미플루 보유량이 충분하며 따라서 이후 신종플루 백신을 위주로 지원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정부당국의 발빠른 대북 인도적 지원 의사는 바람직한 일입니다.

사실 인도적 지원이란 상대편이 필요로 하는 것을 조건없이 제공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얼마 전 북한이 식량 지원을 요청했을 때 남측 당국은 옥수수 1만톤으로 책정했습니다. 예년에는 통상 매해 쌀 40만톤과 비료 30만톤이 제공되어 왔습니다. 이런 판에 쌀이 아닌 옥수수로, 그것도 10만톤 정도가 아닌 1만톤 운운하니 북측으로부터 ‘너무 쪼난스럽다’는 핀잔을 받았습니다. 이는 남측당국이 면피용으로 생색만 냈다가 거절당한 경우입니다.

마침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지난 8일 방북해 2박3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10일 남측으로 귀환했습니다. 이에 따라 그간 꽉 막힌 북미관계와 남북관계에 어떤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도 합니다. 이런 판에 북측이 남측의 타미플루 지원 제안에 수용의사를 밝힌 것은 시의적절하고 또 남북관계를 위해서도 좋은 징조입니다. 신종플루가 남북을 대화국면으로 전염시킨다면 이 정도 전염이야 감당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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