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즈워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오바마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8일 평양을 방문합니다. 평양행에 앞서 서울에 들른 보즈워스는 분주한 일정을 보내면서도 시종 신중한 행보를 이어갔습니다. 이번 방북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도 묵묵부답이던 그가 갈 때도 역시 아무 말 없이 북행길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언론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보즈워스의 이번 방북을 두고 그 어느 때보다 말들과 관측이 많습니다. 사실 이번 회담과 관련한 의제와 이슈들은 이미 양국과 언론들을 통해 나올 대로 다 나왔습니다. 미국의 6자회담 복귀 촉구냐, 북한의 평화협정 제기냐를 비롯해 북미대화의 맞수 격인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과 보즈워스 특별대표 사이에 어떤 담판이 이뤄질 것인가? 오바마 대통령의 친서를 가져갔냐, 그래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만나줄 것이냐 등등입니다.

어쨌든 최대 관심사는 이번에 북미가 대화의 접점을 찾아 이후 계속 회담을 진행시키느냐는 것입니다. 지금 북미상황이 최악이기에 이번 회담이 2002년 켈리-강석주의 만남처럼 파탄에 빠지지는 않을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입니다. 또한 특사란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기에 이번에 북미 양측이 최고지도자의 정책의지를 충분히 전달해 접점을 찾을 것이라는 기대도 큽니다.

보즈워스 특사는 방북을 마치고 10일 다시 서울로 돌아와 남측 정부에 방북결과를 설명하고 이후 중국 베이징, 일본 도쿄, 러시아 모스크바를 차례로 방문한 뒤 15일 워싱턴으로 돌아갈 예정입니다. 지금 평양길에 오르는 보즈워스의 무표정하고 다소 딱딱한 얼굴이 그때 활짝 펴진 모습으로 바뀌기를 기대합니다. 그것만으로도 그간 한반도를 드리운 먹구름이 가시는 신호로 볼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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