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한국진보연대 회원들이 '아프간 파병  반대' 구호를 외치며 오바마 미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을 풍자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아프간 재파병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한국진보연대는 3일 오바마 대통령에게 아프간 파병을 강요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진보연대는 이날 오후 1시, 서울 광화문 KT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바마는 한국군의 아프간 파병압력을 중단하고, 아프간에 대한 침략전쟁을 종식하라"며 "만약 그렇지 않고 파병을 위한 방한이라면 차라리 오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보연대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정부는 이번 아프간 추가지원 결정이 정부 차원에서 스스로 결정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18일 오바마 방한을 앞두고 방한 선물의 성격으로 파병을 결정한 것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일"이라며 아프간 재파병 방침에 외압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방한 결과로 아프간 파병이 이루어진다면, 소위 한미동맹이라는 것이 침략동맹임을 전 세계에 공표하는 행위이며, 우리 국민들과 미국, 그리고 아프간 국민들에게 고통과 불행을 안겨주는 행위"라며 "이는 흑인으로는 최초의 미국 대통령이 된 오바마 개인에게도 노벨평화상이라는 위선의 가면을 쓴 전범으로 세계사에 기록될 매우 불행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한충목 공동대표는 "정부는 오바마가 한국에 오기 전에 잘 보이려고 하고 있다. 오바마와 미소를 짓고 사진 한 장을 찍으려고 수백여 명의 우리 젊은이들의 목숨을 갖다바치려 한다"며 "경비병이라는 이름으로 파견한다고 하지만, 말이 경비이지 전쟁지역에서 경비만 서는 병력이 어디 있나"고 비난했다.

한 공동대표는 이어 한.미 당국에 각각 "400여 젊은이들의 목숨을 오바마 방한의 선물로 바쳐서는 안 된다", "400여 젊은이들의 목숨을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호혜평등 외교를 통해 오바마가 진보적인 대통령으로 우뚝 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권오헌 민가협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도 "미 국방장관이 '우리는 한국군에 아프간 파병을 요청한 바 없다'고 했는데 그럼에도 파병을 하려는 것은 자발적 노예 근성이며, 궁극적으로는 미국이 아프간에 파병을 해줘야 대북 압박에 동조하겠다는 암묵적 압박을 한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는 북에 대한 압력을 가하기 위해, 파병을 하려고 하니 얼마나 우스운 일이냐"고 지적했다.

한편, 경찰은 기자회견에서 오바마 미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을 풍자하는 퍼포먼스가 진행되자, 미신고 불법집회 등을 이유로 강제 해산을 종용하며 기자회견을 방해해 참가자들이 크게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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