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태도에서) 어떠한 근본적인 변화도 없다.”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6일 “북한의 최근 대화 공세를 태도 변화로 볼 수 있는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여기서 ‘근본적인 변화도 없다’는 것은 ‘북측이 핵 문제에서 달라진 것이 없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보즈워스 특별대표는 북측으로부터 방북 초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는 시기적으로 그의 발언이 경솔하다고 판단합니다.

알다시피 지난 8월에는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 그리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시 북측 ‘특사 조의방문단’ 파견 등 일련의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같은 북측의 유화 제스처를 두고 재일 <조선신보>는 4일자에서 ‘8월의 사변’이라고 명명했습니다. 특히 이 신문은 ‘8월의 사변들’이 “북측이 ‘실용정부’의 전략적 결단을 촉구한 것”이라면서 “얼어붙은 북남관계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9월 들어서도 북측의 노골적인 대미 메시지가 나왔습니다. 지난 3일 유엔 주재 북한 상임대표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의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폐연료봉 재처리 마감단계에서 마무리’, ‘추출된 플루토늄의 무기화’, ‘우라늄농축시험 결속(마무리) 단계에 들어섬’ 등의 내용을 담았습니다. 대북 전문가들은 이같은 북측의 편지글에 담긴 대미 메시지에 대해 “(북미간) 빨리 협상 국면으로 가자는 뜻”이라고 해석했습니다.

분명 북측은 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남측과 미국측은 북측의 대화 공세를 꺼림칙해 합니다. 지어 기피하는 듯한 느낌마저 듭니다. 이런 면에서 남측과 미국측은 북측의 ‘특사 조의방문단’으로부터 배울 것은 배워야 합니다. 서울에 온 북측 조문단 단장인 김기남 노동당 비서는 ‘서울에서의 대북 메시지가 혼란스러워서 직접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고자 왔다’고 밝혔습니다. 그래서 이 대통령과 면담하고 ‘진정성’ 발언을 듣고 돌아갔습니다. 이처럼 상대편의 메시지가 진정인지 계략인지는, 직접 만나보는 것보다 더 나은 방법이 없습니다. 만나고 나서 판단해도 늦지 않습니다. 대화를 하자는데 미리부터 모로 누워서야 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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