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3일 오전 9시부터 30분간 청와대에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조문을 위해 방문한 김기남 노동당 비서 등 북측 조문단을 면담했습니다. 아울러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구두 메시지를 전달받았습니다. 구두 메시지 내용이 궁금한데, 일단 당국은 “민감한 문제인 만큼 비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명박-김기남 면담에서 이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일관되고 확고한 대북원칙을 설명한 뒤 이를 김 위원장에게 전달해 달라”고 당부하면서 “남과 북이 어떤 문제든 진정성을 갖고 대화로 문제를 풀어나간다면 해결하지 못할 일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아주 바람직한 일입니다. 이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북측 정부의 고위 관계자를 접견한 것은 현 정부 들어 처음입니다. 그만큼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방남 체류 일정을 하루 연장하면서 이 대통령을 예방한 북측 조문단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청와대 예방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온 김기남 비서는 예방 결과에 대해 “잘 됐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김 비서는 귀환 길에 호텔을 나서면서 “좋은 기분으로 갑니다”고 말했습니다. 모두가 만족한 표정을 짓고 있었습니다. 아주 잘 됐습니다. 북측 조문단이 좋은 기분으로 갈 수 있도록 한 남측 당국의 배려가 돋보입니다.

이처럼 남과 북은 만나면 됩니다. 자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면 됩니다. 이같은 남북대화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조문정국을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김 전 대통령은 죽어서까지 남북화해의 다리를 놓고 있습니다. 고인의 희생을 딛고 남북관계가 이번 이명박-김기남 면담을 통해 개선의 전기를 마련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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