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한.미연합군사연습이 17일 남한 전역에서 개시됐다.

오는 27일까지 시행되는 이번 UFG 연습에는 해외 미군과 주한미군 1만여 명과 군단, 함대, 비행단급 이상 지휘부 등 5만 6천여 명의 한국군이 참여하며, 정부 연습에는 약 40만 명이 참가한다.

UFG는 매년 치러지는 대규모 한.미연합군사연습 중의 하나로, 2008년 기존의 을지포커스렌즈(UFL)연습에서 명칭이 변경됐다. 

3월에 실시하는 '키 리졸브/독수리 연습'이 미군의 전시증원과 기동 중심의 야외기동훈련이 주된 내용이라면 8월 UFG는 실제 병력은 움직이지 않고, 컴퓨터 시뮬레이션 연습이기 때문에 야외 기동훈련은 하지 않는다.

그러나 UFG 연습은 실제 전면전을 시뮬레이션하고 있어 북침을 전제한 전쟁연습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에따라 북한의 반발이 계속됐다. 실제로 17일에는 북한군 최고사령부가 전군 특별경계태세 명령을 하달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에는 2012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따라 작성되는 새로운 공동작전계획이 적용될 계획이라고 알려져 이전보다 더 선제적이고 공격적으로 바뀌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 이후 북.미간 대화 가능성이 커지고,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으로 직원 유 모 씨가 석방되는 등 남북관계 진전 움직임이 나타나는 시점과 맞물려 이번 연습의 중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시민단체 "대화와 무력 위협 양립할 수 없다"

▲ 17일 오전, 평통사 등 40여 단체들이 경기 성남 한.미연합사 전쟁지휘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을지프리덤가디언연습 중단을 촉구했다. [사진-통일뉴스 고성진 기자]

이날 오전,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 등 반전평화단체들은 경기.인천.평택.대전.전북.대구.부산 등 전국 주요도시에서 일제히 기자회견을 열고 UFG 연습 중단을 촉구했다.

평통사와 한국진보연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 40여 단체들은 이날 오전 11시, 한.미연합사 전쟁지휘소(TANGO)가 위치한 경기 성남시 청계산 입구 부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UFG 연습이 대화와 양립할 수 없으며 한반도 평화에 역행하는 불법적인 대북 침략연습이라고 규탄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UFG 연습은 북에 대한 전쟁공동체인 한.미동맹의 실체이자 대표적인 군사적 위협 행위"라며 "대화와 대화 상대에 대한 무력 위협은 양립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 방한 중인 브루스 개그논 사무총장도 기자회견에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사진-통일뉴스 고성진 기자]

이어 "UFG 연습은 7.4남북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 6.15공동선언 및 10.4공동선언 등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민족적 합의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고 이 연습의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했다.

정우수 한국진보연대 자주통일위원장은 "클린턴 방북으로 여기자들이 특별 사면 형식으로 석방되고 현정은 회장이 방북해 직원이 풀려나는 등 훈풍이 불고 있다"며 "이번 한미연합연습은 긴장과 대립이 풀리는 속에서 치러지고 있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나머지 일정들을 모두 취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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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 중인 '우주의 무기와 핵을 반대하는 글로벌 네트워크' 브루스 개그논 사무총장도 "미군과 한국군은 공격적인 군사훈련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선진화된 군사 기술을 사용, 발전시키는 데 북한이 어떻게 핵무기 개발을 중단할 수 있겠나"라고 꼬집었다.

"한 측 주도? 미군 작계 통해 대미종속성 심화 가능성 커"

반전평화단체들은 또 UFG 연습이 대미 군사종속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전작권 환수 대비를 위해 한국 측이 주도하고 미국 측이 지원.보완할 것이라는 군의 발표에 대한 허구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들은 "UFG 연습에 적용되는 새 작전계획도 작계 5027처럼 미 증원전력을 전제로 작성되고 있다"며 "더욱이 새 작전계획은 작전계획 5027보다 더 공세적 대북 작전을 담고 있기 때문에 작전계획 수립에서 전략.작전.전술적 운용에 대한 대미 의존성은 더욱 증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혜란 평통사 평화군축팀장은 "전작권 환수 이후 작전계획을 우리 군이 독자적으로 짤 수 없고 미 합참의장과 협의하도록 돼 있다"며 "전작권 환수 이후에도 독자적인 훈련을 행사할 수 없다는 것인데, (이번 연습에) 무엇이 우리 군이 주도한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오 팀장은 "우리 군이 전작권 환수 이후에도 우리 지형과 전술에 맞는 작전계획을 짜지 못한다면 오히려 UFG 연습을 통해서 미국이 한반도 평화체제에서 자신의 군사적 이해를 관철하게 됨으로써 대미종속성은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 반전평화단체들은 UFG 연습이 대북침략전쟁연습이라고 규정하고 "대화와 무력 위협은 양립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사진은 단체들이 준비한 퍼포먼스. [사진-통일뉴스 고성진 기자]

단체들은 UFG 연습이 끝나는 오는 27일까지 한.미연합사 전쟁지휘소 앞 등에서 1인 시위를 실시하고 감시단을 꾸려 미8군 사격장 레이놀즈, 전쟁지휘소 출입 인원과 장비, 기타 특이 사항에 대한 감시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25일과 27일에는 '대북 공격작전 중단 촉구 평화군축집회'와 '반전평화활동 결산 피켓팅'도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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