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주)나인JIT 이희건 대표를 만나 개성공단 기업주의 심정을 자세히 들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저희가 개성공단 입주할 즈음에 굉장히 경쟁률이 높았습니다. 공인평가기관을 통해서 들어갔기 때문에 대부분 우량기업들이었습니다. 당시 입주가 결정된 다음에 주변에서 '로또에 당첨됐다'는 말까지 들었어요. 그런데 우량기업이다, 로또에 당첨됐다는 평가를 받았던 기업이 지금 자칫하면 불량기업이 되어서 부도나서 돌아오지 않을까 고민입니다."

의류업체인 (주)나인JIT는 지난해 7월 개성공단에 입주한 대표적인 후발업체다. 이희건(55) 대표는 '황금알을 낳는다'는 개성공단에 입주하면서 사업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겠다는 꿈에 부풀어 있었지만, 상황은 1년 만에 180도 달라져 버렸다.

개성공단 본단지에 1,600평 3층 공장을 짓고 지난해 500명의 북측 근로자를 공급받았다. 후발업체라 근로자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애초에 신청한 920명에 못 미쳤지만, 배치된 근로자들을 열심히 교육을 시켰다.

"현재 인원가지고도 그네들(북측 근로자) 기술 습득력이 굉장히 빨라서 금년 초부터는 뭔가 수익을 올려서 흑자로 돌아갈 자신이 충분히 있었습니다. 그런데 12.1 조치 이후에 바이어들이 이탈하면서 어려움에 처하기 시작했습니다."

요즘 그는 "피를 말리는 심정"이다. 상청으로부터 주문량이 급격하게 줄어들어 현재 공장 가동률은 50-70%에 불과하다. (주)나인JIT처럼 개성공단에서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생산하는 납품업체들은 대부분 비슷한 처지에 있다.

지난해 개성공단에 대한 출입.체류를 제한한 북한의 '12.1'조치부터 바이어(주문자)들이 하나 둘 떨어져 나갔다. 1/4분기까지는 주문을 미리 확보해 두었지만, 2/4분기부터 주문량이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했다. 9월 이후에는 주문이 하나도 없다.

"브랜드 지명도가 있는 회사로부터의 주문은 완전히 중단됐다고 보면 됩니다. 2/4분기에는 주문이 거의 없어요. 일단 공장을 가동하기 위해서 가격이 싸든, 양이 적든 일단 물량을 밀어 넣으면 돌아가다가 끊어지면 중단되고 이런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그는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3개월에서 6개월 이상은 못 버틸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매월 약 1억씩 손해를 보면서 누적 손실이 눈덩이처럼 들러붙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남북간 개성공단 관련 회담은 헛바퀴만 돌고 있다.

이 대표는 '리트로글리세린'이라는 약을 꺼내 보여줬다. 심장에 이상이 있을 때 먹는 비상약이라고 한다. 이 대표는 이 약을 항상 주머니에 넣고 다닌다. 지난 5월 '개성공단 위기'라는 말이 세간에 한창 떠돌 때 그는 협심증으로 심장시술을 받았다. 비단 그 뿐만 아니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대부분의 기업주들은 최근 스트레스로 인한 지병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고 이 대표는 전했다.

"담배를 안 펴야 하는데, 담배를 끊을 수가 없어요. 심장질환에 담배가 최악이라는데도 불구하고 끊을 수 없는 것이 개성공단에 입주한 기업주들의 현실이에요."

"개성공단 유지.발전 말로만 하는 의지, 큰 결과 없다"

▲그는 주머니에 심장 관련 비상약을 넣고 다닌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이 대표는 북측의 '12.1조치'가 가장 타격이 컸다고 말했다. 하지만 개성공단에 대한 어정쩡한 남측 정부의 태도 또한 바이어들의 이탈을 부추기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남측 정부는 개성공단을 유지.발전시키겠다고 누누이 말을 하고 있지만 이런 상황까지 온 책임은 남측 정부에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성 있고 신뢰할 수 있는 의지가 나와야 하는데, 말로만 하는 의지는 큰 결과가 없어요."

그는 남측 정부가 북측과 약속한 근로자 합숙소, 탁아소 및 출퇴근 도로 건설만 제대로 이행했어도 이같은 극단적인 상황이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특히 이 문제는 북측에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져 남측 기업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성공단에서는 일을 오전 8시에 시작합니다. (북측 근로자들이) 8시까지 출근하기 위해서는 새벽 3-4시에 집에서 출발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 만큼 도로사정이 열악하다는 겁니다. 그렇게 힘들게 다닌 사람들이 와서 졸고 하니까 생산성이 나오겠습니까?"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미운 법'이다. 특히 개성공단을 유지하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면서도 정부 당국자들이 '개성공단 폐쇄 가능성'을 이야기할 때마다 가슴이 철렁한다. 부분을 전체인 양 개성공단의 위기를 부풀리는 언론에게도 불만이 크다.

"지인들이 가끔씩 전화하면 개성공단이 이미 문들 닫은 줄 알아요. 그 정도로 언론 매체가 중요한데, 언론들이 앞서가는 추측성 보도는 자제했으면 좋겠어요. 당국자분들께서도 한번쯤 걸러서 발표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있어요. 신중하게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당국자나 정치인들의 말 한마디에 주문이나 경영에 영향을 많이 받나'라는 기자의 질문에 이 대표는 "그 영향은 MB께서 말씀하시는 것이 최고다"라면서 씁쓸한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는 개성공단 내부의 "분위기는 좋다"고 전했다. 북측 총국 담당자를 만나면 "자기네들 정부에서도 개성공단은 유지.발전 시켜나간다는 것에 대해 초지일관 변함이 없다"고 말한다고 한다.

6월 중순 10명의 북측 근로자들이 새로 공급됐는데, 이 중 8명이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이었다. 이 대표는 "지난해 62년생까지 우리 회사에 들어왔는데, 최근에는 젊은 층을 보낼 만큼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정부가 개성공단에 대한 확실한 의지를 표명할 수 있는 조치로 긴급운영자금을 지원하고 북측이 이미 의사를 밝힌 바 있듯이 통행제한만 해제하면 바이어들이 돌아올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는 "국내 내수뿐만 아니라 해외까지 진출하는 꿈 때문에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 그는 '심장질환에 최악'이라는 담배를 다시 꺼내물었다. 그제야 진솔한 심정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2003-4년에도 이런 고통을 겪은 적이 있다. 그 때는 내가 결단해서 정리해 버렸다. 그런데 지금은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그 무기력함이 너무 원통하다. 내가 정부 믿고 들어가서 왜 삐라에 흔들려야 하고 통행제한에 흔들려야 하나. 억울하다"

"우리가 김구 선생님처럼 죽을 각오로 38선을 넘은 것은 아니다. 기업으로서 이윤 추구를 위한 간 것이다. 중국보다 돈을 더 남길 것 같아서 간 것이다. 그런데 이 꼴이 뭐냐."

인터뷰는 지난 16일 오후 일산 테크노타운에 위치한 (주)나인JIT 사무실에서 1시간 10분가량 진행됐다. 어려움에 처한 개성공단 상황과 입주기업주의 심정을 자세히 전하기 위해 아래에 전문을 게재한다.

▲ 일산 소재 아파트형 공장 '테크노타운'에 위치한 (주)나인JIT 사무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지난해부터 55억 투자... 매월 1억씩 손실 발생해

□ 통일뉴스 : (주)나인 JIT에 대해 소개해 달라.

■ 이희건 대표 : 2007년도까지 우리가 언더웨어 부분에서는 국내에서 지명도가 있는 프로모션 업체로서 꾸준히 성장해왔다. 중국에 생산기지를 일부 만들었지만, 중국의 인건비가 올라가는 상황에서 개성공단 입주 기회가 생겼다. 2007년 5월에 토지공사로부터 분양 받아서 11월에 착공하게 됐다. 작년 5월 완공하기로 진행했지만, 늦어져서 7월 중순 쯤에 입주했다.

이미 5월부터는 노력(근로자)들을 받았다. 건물 완공이 안 된 상태라 별도로 교육장을 빌려서 교육시키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말까지 해서 500명 받았다. 총 920명 신청했는데 7개월 동안 500명 받은 것이다. 매월 70-60명씩 이런 식으로. 현재 인원 550명이다.

현재 550명이다 보니까 1,2층은 건물이 찼지만 3층은 비어 있다. 그것을 차치하더라도 현재 인원 가지고도 그네들 기술 습득력이 굉장히 빨라서 금년 초부터는 뭔가 수익을 올려서 흑자로 돌아갈 자신 충분히 있었다. 그런데 12.1 조치 이후에 바이어(Buyer)들의 이탈로 인해 현재 가동률은 50%- 70% 정도다.

□ 매출규모는?

■ 연매출 약 70억 - 80억 규모다. 지난해 개성공단 포함해서 100억 정도 계획을 잡았었는데 70억으로 끝났다. 금년도 계획이 130억을 잡았지만 작년 수준 정도 될 것 같다.

특히 여성용 속옷 부분에 있어서는 개발이나, 품질, 납기 이런 측면에서 바이어들로부터 굉장한 신뢰를 얻어 왔다. 일례로 개성공단 법인명이 (주)나인JIT인데, JIT의 약자가 저스트 인 타임(Just In Time)이다. 이번 12.1 조치로 브랜드 가치가 많이 떨어져 버린 것이다.(웃음)

▲매출표를 꺼내 보고 이쓴 이 대표.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개성공단 투자액과 수익은?

■ 40억 정도 투자했다. 그동안의 운영 자금으로 15억 정도 투자했다. 모두 55억 정도다. 대지가 3층 건물로 1,600평이다.

지난해 11월까지는 교육 기간으로 봤다. 그때까지는 수익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12월부터 수익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특성상 적어도 3-6개월 전에 오다(order, 주문)를 수주 한다. 12월 당시 금년도 1/4분기까지는 확보된 상태였다. 1/4분기에는 12.1조치 이후였지만 어느 정도는 정상적으로 운영됐다. 단지 문제는 오다 바이어가 이탈하면서 2/4분기, 즉 4월부터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 손실은?

■ 수익과 고정비를 감안했을 때 매월 1억 정도 손실을 봐 왔다. 4월부터 일부부분 조업을 중단했다. 이로 인해 공장 가동률이 50%에서 70%정도 왔다 갔다 했다. 인력을 놀릴 수는 없기 때문에 단타성 오다라도 있으면 가동을 하고, 끝나면 중단하고 이런 상황이 4월부터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손실액은 1억 정도이지만 4월 이후에는 좀 더 커질 수 있다.

□ 개성공단에 입주한 계기는?

■ 우선은 우리가 가장 필요했던 부분이 인건비 싸다는 것이었다. 그 당시에는 중국의 1/3이 채 안된다고 했으니 엄청난 메리트(장점)다. 두번째는 중국에서 생산하면 상표에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가 붙는다. 개성공단 상품은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 내지는 한국제로 표기할 수 있는 원산지 표시가 국내에서는 확실하게 인정되기 때문에 그것 또한 큰 메리트다. 세번째는 육로를 통함으로써 기동력이 있다는 것이다. 이로서 물류비가 줄어든다. 또 하나 그네들이(북측 근로자) 한국 사람으로서 언어가 통한다는 것, 기술 습득력이 빠르다는 것이다. 그 다음에 기업 입장에서는 관세가 없다는 점도 있다.

우리가 개성공단 입주가 결정될 즈음에 굉장히 경쟁률이 높았다. 공인평가기관 통해서 진입했기 때문에 우량기업이 들어갔다. 그 당시 진입이 결정된 다음에서 로또에 당첨됐다는 표현까지 들었다. 그런데 우량기업이고 로또에 당첨 됐다는 평가를 받았던 기업이 지금은 자칫하면 불량 기업이 되어서 부도나서 돌아가지 않을까 가장 큰 고민이다.

□ 가장 힘들고 타격이 컸건 사건은?

■ 가장 타격이 컸던 것이 ‘12.1 조치’다. ‘12.1 조치’ 이전만 해도 불편하지만 그런대로 미리 계획만 세우면 3일 전에는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투자 기업의 대표도 마음대로 들어가고 싶어도 들어가고 나올 수 있는 여건이 안 되다 보니까 이것이 바이어들로부터 신뢰를 떨어뜨린 핵심적인 사안이 됐던 것으로 생각한다.

또 하나 남북 정부 당국에서 과연 개성공단을 유지.발전시키겠다는 의지가 얼마나 있는가. 그것이 우리 바이어들의 이탈을 부추겼던 결과다. 현실성 있는 신뢰할 수 있는 의지가 나와야 하는데, 말로만 하는 의지는 큰 결과가 없다.

남측 정부에서는 개성공단을 유지.발전시키고 2단계까지 지속적으로 하겠다는 말을 누누이 했다. 현실적으로 이렇게 발단된 원인이 남측 정부에도 있다고 한다면, 우리가 그쪽하고 약속한 것을 실행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것이 합숙소와 관련된 것이다. 합숙소나 그네들 탁아소나 근로자들 출퇴근 할 도로는 북한 정부를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근로자들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그네들이 빨리 출근하는 사람들은 오전 6시면 출근한다. 우리가 8시에 일을 시작하는데 8시까지 출근하기 위해서는 새벽 3-4시에 출발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 만큼 교통사정이 안 좋고 열악하기 때문에 힘들게 다니는 사람들이 작업장에 와서 졸고, 그러니 생산성이 나오겠나. 우리가 북한정부에게 무엇을 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생산성 향상 차원에서 정부에서 이행했다면 과연 어떻게 됐을까하는 아쉬움 많다.

“OEM 업체들, 거의 다 피를 말리고 있다”

▲ 그는 '피를 말리고 있는 심정'이라고 전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최근에 스트레스 때문에 병원에 입원한 적도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 이것이 ‘리트로글리세린’이라는 약이다. 이 약이 뭐냐면 심장에 이상이 있을 때, 혀밑에 넣어서 풀어주는 기능을 한다. 이것을 비상약으로 주머니 넣어 다닌다. 최근에 심장병으로 돌연사하는 많아서 나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불안하다.

매년 3월에 현대아산병원에서 정기건강검진을 한다. 금년에 심장에 이상이 발견됐다. 그래서 5월 중순 쯤 심장 시술을 했다. 협심증으로 막힌 혈관 시술을 했다. 그것 때문에 병원에 일주일 있었다.

지금도 담배를 안 펴야 한다. 그런데 담배를 끊을 수가 없다. 심장 질환에 담배가 최악이라는데도 불구하고 끊을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 북이 2차 핵실험 했을 때 심정은?

■ 이것은 우리로서는 엄청난 악재 아닌가. 우리 오로지 초지일관 통행 제한이 해제 되어야 한다는 것을 계속 요구했다. 우리 정부에게는 개성공단을 유지 발전시키기 위해, 어려운 기업의 환경이 극히 최악이기 때문에 자금 지원에 있어서 대책을 세워 달라는 것이었다.

크게 봤을 때 두 가지였다. 우리 정부는 자금지원해주고, 북쪽에는 통행제한 해제해주고, 그것이 1차 살길이다. 그다음에 앞에서 말한 대로 정부가 약속했던 것을 이행해서, 유지 발전시키기 위한 이행 의지를 확실하게 표명해줬으면 좋겠다. 북측에서는 통행 제한 외에 우리에게 기업 경영 환경을 개선을 해야겠다. 그 당시에는 그것이 가장 핵심이었는데, 이것이 핵실험하고 악재가 계속 터지면서 심정을 이루 표현할 수 없었다. 다들 한숨 푹푹 쉬면서...

□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전반적으로 어떤 상황인가?

■ 심각한 것은 사실이다. 지난번에 1단계 2차 입주 기업들 모임에 참석한 적이 있다. 거기에서 신발업체하고 모 양말 업체 등 두 개 업체에서는 정말 심각하게 이야기 했다. 정부가 퇴로 열어주면 나오고 싶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아직도 손실보조 경협보험이 성립이 안 돼 있어 그것을 먼저 성립을 시켜야한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성립이 안 된 상태에서는 나와 봐야 아무 의미가 없으니까. 그래서 정부에게 퇴로를 열어달라고 말을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들었다.

자사 상표를 가진 회사와 우리와 같이 OEM으로 해서 다른 회사를 바이어로 둔 회사는 서로 입장이 다르다. 자사 상표를 가진 회사는 아무리 통행 제한이 있어도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다. 아마 이익도 낼 수 있다. 그러나 OEM으로 해서 우리처럼 상대 바이어가 있고 상청이 있는 업체들은 거의 다 피를 말릴 것이다.

□ 주문량은 거의 없나?

■ 브랜드 지명도가 있는 회사들로부터의 주문은 감소가 아니라 중단됐다고 생각하면 된다. 2/4분기는 거의 없다. 저희도 그 회사에서 개성공단에 대한 주문은 완전 중지되어 있다. 우기가 가동을 하기 위해서 가격이 싸든 양이 적든 일단 가동시키기 위해서 물량 확보해서 하다가 가동하다 끊어지면 중단되고, 이런 상황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 원래 계획 생산을 하려면 최소한 오다가 3개월 전에 오다가 되어야 한다. 9월 1일 이후에는 오다가 하나도 없다. 지금부터 9월 1일부터 가동하기 위해서는 백방으로 뛰어서 집어 넣어줘야 한다. 현재, 9.1일전까지는 정상적이지 않지만 단발적으로는 유지는 하고 있다.

□ 주문량을 못 구하면 어떻게 공장을 유지하나?

■ 나도 예측을 못하겠지만 결국에는 인원을 반납하던지 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유급휴가를 줬다. 휴가를 줘도 60% 급여를 줘야 한다. 이것이 반복되고 작업량이 끊어진다면 휴가가 아니라 인원은 반납해야한다. 반납하면 퇴직하기 때문에 고정비는 들어갈 일은 없어진다. 지금 반납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뭔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 아니겠나? 유급휴가는 약 40%정도를 3주를 줬다. 지금 유급휴가는 끝났다.

□ 줄어든 주문량은 어떻게 보충하고 있나?

■ 내가 개성공단기업협회 기획분과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회의 때 우리 공단 내에서라도 자사상표 업체와 OEM업체 간에 ‘일감나누기운동’을 진행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러니까 우리 나름대로 밖에 호소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내부적으로도 자구책을 찾자는 것이다. 그래서 촉진대회도 하려고 했다. 바이어들도 모시고 개성공단 내 자사상표를 가진 대표분들 모셔서 거기서 촉진대회를 갖자는 기획을 구상 중에 있다.

가장 관심 있게 지원하려고 하고 실행에 옮기고 있는 회사가 신원이다. 신원에서 저희 회사에 오다를 준다. 신원이 바이어가 됐다.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지금까지 두 개 제품을 했다. 그쪽에서 업무 연결하고 있고, 틈틈이 오다를 내려주는 것으로 이야기가 됐다. 신원에서도 적극적으로 그 부분을 검토하고 있다.

‘후발업체도 철수에 대한 입장이 다르다’

▲ 개성공단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의 표정이 어둡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회사마다 입장은 어떻게 다른가?

■ 시범단지 입장 다르고, 본단지 1차 입장 다르고, 본단지 2차 입장이 다르다. 2차 입주기업도 세 분류로 나뉘다. 일단 시범단지, 1차 입장은 놔두자.

본단지 2차 입주 기업 중에 일찍 서둘러서 빨리 건물 지어서 가동해야겠다고 해서 한 것이 우리 같은 케이스다. 이런 업체가 두세 군데 있다. 이 업체는 자기가 요청한 근로자의 60% 정도는 확보를 했다. 이미 교육 훈련도 끝냈고, 이제 어느 정도 가동할 시점이 금년 초였다. 그런데 말한 대로 12.1 조치 이후로 바이어 이탈로 인해서 상당히 운영상 차질을 빚고 있다.

두 번째, 현재 건물을 완공해놓고 아니면 완공하고 이제 인원을 받기 시작한 업체가 있다. 예를 들어 인원이 1,000명을 신청했는데 100명 들어왔다고 하자. 인원 100명에 남측 주재원이 20-30명이 들어간다. 각 분야별로 교육 시켜야 하는데, 한 사람이 100명을 교육 시키는 것이 아니라 분야별로 다르기 때문에 필요한 주재원은 다 들어가야 한다. 그런데 주재원들 비용이 회사마다 다르지만, 우리 같은 경우에 총고정비에 33%가 주재원 비용이다. 임금 자체로 따져보면 북측 근로자가 수적으로는 많아도 그 임금과 주재원 비용과 거의 같다. 우리 주재원은 최고급 인력들이다. 그러면 견디겠나. 인원도 없는데 교육을 시키려면 주재원들이 들어와야 하고. 감당이 안 된다. 그렇다고 인원이 더 들어올 계획도 없고. 그래서 그 사람들 입장은 이쯤에서 돈 더 안들이고 정부에서 경협보험만 인정해준다면 단독 철수라도 문만 열어주면 나오겠다는 그런 입장이다.

세 번째 건물을 짓고 있는 회사가 있다. 상상도 못한다. 그림을 못 그린다. 금년 말에 완공할 사람들이 어떤 그림을 그리겠나. 철수 하는 그림을 그리겠나. 거기서 인원 받아서 사업하는 그림을 그리겠나.

이렇게 세 가지로 나누고 싶다. 2차에 최고 먼저 들어간 사람들은 철수 이야기는 안한다. 왜? 분위기만 무르익고 바이어가 돌아오기만 한다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 다음에 이제 막 완공해서 인원받기 시작해서 교육 시키고 있는 업체들은 빨리 철수의 길을 열어 줬으면 하는 생각이다. 그리고 공장을 짓고 있는 기업들은 무대책이 대책이다.

□ 이 상황이 계속된다면 언제까지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하나.

■ 우리 회사 기준으로 3개월에서 6개월 이상은 못 버틴다. 재력이 있으면 1년도 버틸 수 있는데, 내 기준으로 봐서는 3개월에서 최장 6개월 이상은 못 버틸 것이다. 최근에 통일부에서 (긴급운영자금과 관련해서) 자료 요청을 했다는 것은 약간의 긍정적 시그널로 보고 성실히 자료 준비를 하고 있다. 그래도 ‘개성공단을 유지.발전시키고자 하는 한 부분으로서 우리 기업들의 유동성을 다소간 해결해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는가 보다’라고 하나의 희망적인 시그널로 보고 있다.

□ 남북간 개성공단 회담의 마지노선은 언제라고 보나?

■ 절대적으로 9월 말 안에 어느 정도 가시적인 결과가 나왔으면 한다. 지금 손실을 보고 있는데, 이를테면 물건을 파는데 적자 나는 품목이 하나가 있다면 팔면 팔수록 적자가 더 커진다. 그러면 중단시켜야 한다. 지금 그 꼴이다. 우리가 매월 적자를 보다보니까 누적 손실이 들어붙는다. 차라리 차단을 시키면 현재까지 이 총계로 끝나는 것 아닌가. 그런데 끝내지 못하니까 계속 들러붙어 힘들다. 차라리 남측이든 북측이라도 어느 한쪽에서 정리하자, 스톱시키자 라고 한다면 오히려 편할 수도 있다. 앞으로 개성공단을 유지.발전 시키려는 것이 안 될 것 같으면 그 결정이라도 빨리 내려달라. 더 이상 피를 말리지는 말라는 것이다.

“북측 총국 관계자들 ‘개성공단 유지.발전은 초지일관’”

▲지난해 7월 개성공단 본단지에 완공된 (주)나인JIT 공장 조감도.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개성공단 에서 만나는 북측 관리자나 근로자들의 분위기는?

■ 분위기는 좋다. 겉으로 표현 안 해서 그런지 모르지만, 내가 보기에는 그네들도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우리가 유급 휴가를 줬더니 이쪽에서 우리가 오다 수주하는 것에 대해서 관심이 많다. 우리 직장의 북측 책임자들이 ‘오다가 언제 들어오나? 언제 우리 작업자들을 출근시켜야 되나?’라며 불안해하는 모습을 확인했다. 그리고 일을 더 열심히 한다.

이 이야기는 거기에 있는 북측 근로자들은 사실 우리 뉴스에서 나오는 이런 이야기에 대해서 전혀 의식을 못하고 정말로 평상심을 잃지 않고 계속 하고 있다는 것이다. 총국 사람들도 여기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이 없다. 내가 만난 총국 인력 담당이라든지 이야기를 들어보면 전혀 부정적인 생각이 없다. ‘앞으로 계속 자기네들 정부에서도 개성공단은 유지 발전시켜 나간다는 것에 대해 초지일관 변함이 없다’고 말한다.

보름 전에 인원이 10명 정도 들어왔다. 그 인력이 작년 말처럼 고령자 인력이 아니라 젊은 인력이 들어왔다. 10명 중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이 8명 정도다. 작년 같은 경우 62년생까지 우리 회사에 들어왔다. 최근에는 젊은 층을 보낼 만큼 의지를 보이고 있다.

임금인상 “경영환경이 개선된다면 탄력적 조정 가능”

□ 남북 당국간 실무접촉을 보면서 느낀 심정은?

■ 그동안 유씨 문제가 쟁점이 되다 보니까, 좀 분리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유씨 문제를 덮어 두라는 것이 아니다. 유씨 문제를 분리해서 라인 정리를 할 수 없겠느냐는 것이다. 이쪽에서는 유씨 문제와 신변 안전 문제를 논의하고, 다른 쪽에서는 그네들도 통행제한 용의 있다고 표현했으니까 우리는 근로자 합숙소 짓자는 식으로 실무적 분리대응해서 한다면 어떨까 하는 바람이 있다.

토지임대료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토지공사로부터 이미 50년 동안 계약에 의해서 이미 지불한 돈이 있기 때문이다. 그 이상의 것은 생각하고 싶지 않다. 그것은 토지공사에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개별기업이 먼저 나설 일이 아니다.

임금과 관련해서는 10원을 올려주든 깎든 입주 기업 대표들은 경영 환경을 가장 우선으로 생각하지 돈을 먼저 놓고 그 절충하지 않는다. 경영 환경 개선 어떻게 해나갈 것이냐. 여기에 포인트를 맞춰놓고 거기 적합한 임금의 조정을 하는 것이다. 임금 조정 기본은 연 5%로 인상하기로 했으니까 그 범주 내에서 시작하되, 그쪽에서 하나 더 주면 조금 더 생각할 여지가 있는 것 아닌가.

경영환경이 개선되면 생산성을 올라간다. 경영환경이 생산성 올리는 쪽으로 개선된다면 그에 부합해서 어느 정도의 임금을 탄력적으로 서로 조정할 수 있다.

임금이 300불이라면 실제로 400불이 들어간다. 300불에 대해서 16%의 사회보험료를 내줘야 한다. 거기에다가 그네들 교통비 간식비, 점심 국거리비가 모두 약 100불정도 된다. 400불이면 현재 환율로 52만원이다. 중국이 잘 해봐야 우리 돈으로 35만원 선이다. 개성공단의 생산성 수준은 중국의 70%다. 우리 국내와 비교하면 50%다. 52만원 짜리가 여기의 50%를 생산했다면 그것은 104만원이 된다. 그래서 생산성을 올릴 수 있는 경영환경이 같이 개선된다면 거기 맞춰서 탄력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본은 자기네들이 우리와 약속했던 연 5% 범위 내에서 시작해야 한다.

□ 3차 실무회담 이후에 4차 회담 일정도 못 잡고 있는데?

■ 남북회담이 어떻게 되든 간에 다시 이뤄져야 한다. 끈은 계속적으로 연결 되어야 한다. 그것이 없다보니까 더 불안하다. 예측이 못하니까. 한 달 뒤에 언제 하기로 했다면 그것이라도 기다려지는데, 없으니까 더 불안하다. 어떤 루트든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서로 회담의 끈은 계속 유지 시켜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 개성공단에 대한 보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 요즘 지인들은 나에게 전화를 안 한다. 미안해서 그런다고 하지만 한번 씩 전화가 오면 ‘아직도 개성공단 왔다 갔다 할 수 있어? 아직도 거기서 생산해?’라고 묻는다. 문 닫은 줄 안다. 그 정도로 언론 매체가 중요하다. 언론 매체에서 앞서가는 추측성 보도는 자제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책임 있는 당국자님들. 당국자가 이야기하면 듣는 사람들은 사실로 받아들인다. 예를 들어 집권여당의 대표가 ‘그 정도 공단 남한에 몇 백 개 있다’고 발언했다. 그것을 사실로 알고 있다. 하지만 몇 백 개가 안 된다. 거기 북측 근로자가 4만 명이다. 거기에 들어간 기업들의 남한 내 가족들, 협력 업체까지 하면 수십만명이다. 어떻게 그렇게 평가할 수 있나. 당국자분들께서도 그런 부분에서 한번 걸러서 발표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있다. 신중하게 해줬으면 좋겠다.

□ 그런 말 한마디에 바이어 주문량 같은 부분이 영향을 많이 받나?

■ 그 영향은 MB께서 말씀하시는 것이 최고다. (웃음)

"꿈을 아직 접지 않고 해외시장까지 개척되어서 나가기를 갈망"

▲ 이 대표가 개성공단을 통한 발전 목표를 말하면서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향후 계획은?

■ 최초 계획은 3층 건물이지만, 5층까지 지을 수 있도록 기초설계가 되어 있다. 원래 계획은 1차년도 지나서 4-5층까지 올릴 계획을 가지고 있다. 1-2층에서는 언더웨어 3,4,5층에서는 아웃웨어를 생산하는 것이다. 현재 인원 550명인데, 920명 다 받고, 정상적으로 교육을 시켜서 저임금의 메리트를 이용해서 국내 내수뿐만 아니라 해외까지 진출하겠다는 목표로 아직도 미련 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것을 염두에 두고 해외 법인도 이미 설립해 놨다. 그런 꿈이 아직 접지 않고 국내 내수부터 해외시장까지 개척되어서 나가기를 갈망한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 2003-2004년 당시 앞서 나가다가 크게 손해를 본 적이 있다. 그때와 똑같은 고통을 겪고 있다. 내 인생에서 무기력함을 느낀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그 때는 내가 결단 내려서 정리 해버렸다. 이제는 내가 정리도 못하고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무기력함이 너무 원통하다. 이번 같은 경우에는 발을 빼려야 뺄 수도 업고,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보니까 열불이 난다. 억울하다. 내가 정부 믿고 들어가서 왜 삐라 에 흔들려야 하고, 통행제한에 흔들려야 하나. 억울하다. 툴툴 털고 다시 시작하려 나섰는데 아무것도 없다. 이런 상황이 가장 힘들더라.

개성공단이 황금 알을 낳는 거위라는 말도 맞는 이야기다. 우리는 김구 선생처럼 죽을 각오로 38선을 넘는 것이 아니다. 이윤 추구로 간 것이다. 중국 보다 돈을 더 남길 것 같아서. 그런데 이 꼴이 뭐냐.

우리 요구는 초지일관이다. 정부에서 개성공단을 유지 발전시키고 확대하겠다는 확실한 의지를 표명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자금난 유동성을 지원해야 한다. 두 번째 기업들에게 직접 해당되는 합숙소, 탁아소, 출퇴근 도로 문제를 우리 정부가 이행 해야 한다. 세 번째 정부 차원에서 당국자가 개성공단은 확실하게 밀고 나가겠다고 다시 한번 천명한다면 바이어들 돌아온다. 우리도 그것을 기대하고 있다. 북측도 통행 제한 해제하면, 일단 그렇게 되면 바이어들 어느 정도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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