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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박종화의 서예산문 '나의 삶은 커라' (18)
박종화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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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9.07.18  15:3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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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가수로 유명한 박종화(46) 시인의 서예산문 '나의 삶은 커라'를 연재한다. 전남 함평의 한 산골마을에서 올라오는 박 시인의 산문과 서예작품은 매주 토요일 게재된다. / 편집자주

매미

찌는 듯한 더위도 이곳에서는 별 고통이 되지 못합니다. 선선한 산의 기운이 항상 있어서 더위쯤은 아무 것도 아닌 듯이 이겨낼 수가 있습니다. 빽빽이 서 있는 아름드리 향나무들도 더위를 식히는데 한 몫을 거들지요. 별 고충 없이 여름 생활을 창작과 더불어 지속하는데 한 가지 문제가 생겼어요. 한여름의 교향곡이 따로 없다는 듯이 연일 울어대는 매미들이 나의 집중력을 떨어드리곤 합니다. 처음엔 이 소리도 참 듣기 좋았는데 매일같이 들으려니 귀에 거슬리고 신경이 쓰여 좀처럼 일에 집중하기가 힘들어 집니다.

이곳에 들어와서 처음 겪었던 일이 하나 생각나네요. 아침에 일어날 때면 알람시계 소리나 듣고 일어났던 내게 다른 소리가 끼어들었지 뭐예요. 새소리인데 핸드폰에서 나는 새 소리와 완전 똑같은 진짜 새 울음소리를 여기서 듣는 것이 그렇게 신기할 수가 없었지요.
매일 아침이면 알람시계 소리 대신 변함도 없이 나를 깨워주는 새 소리는 산속의 아침을 너무나 상쾌히 맞게 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는 소리란 없나 봐요. 어떤 날은 이 소리가 별 의미 없이 들리기도 하구요. 늦은 새벽까지 일하는 내겐 아침이 자야할 시간인데 새가 우는 날엔 귀찮기까지 했어요. 아무리 들어도 또 듣고 싶은 노래라는 말도 자신이 듣고 싶은 마음이 계속 남아있을 때 통하는 말이 아닐까 싶어요. 고운 새소리도 자신의 처지와 이해관계에 따라 달리 들리기도 한다는 말이지요. 더군다나 온 산 가득히 무더기로 울어대는 매미소리는 어떻겠어요. 지겹기까지 하네요. 처음엔 이런 장관이 없구나 싶어서 그 자연의 소리를 만끽했는데 내 자신의 요구에 맞지 않으니 그만 좀 울었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해지네요.

여러 해를 땅속에서 있다가 세상에 나와 땅속의 백분의 일도 못살고 갈 생인데 맘껏 소리라도 질러보자는 심사인 듯 오늘도 매미는 열심히 울어댄답니다.

그래요.
매미는 우는 것이 자신의 처지와 이해요구인 관계로 어쩌면 처절하게 들리기 까지 하는 울음소리를 토해내겠지요.
어쩌면 우리네 삶도 이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 박종화 作 '매미'(500*310) - "우리는 모두 평생을 울다 죽는 매미"

사는 것이 온통 우는 것 같습니다
소리쳐 울고 또 울다보니
한 해가 가고 한 생이 갑니다
세상을 향한 모든 울음들이여
더 크게 더 높이
그대들의 목표까지 악착같이


작품설명 : 매미의 울음소리를 타전하는 안테나의 모습으로 [매]를 치켜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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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기사의견(1)
qnseksrmrqhr () 2009-07-20 14:29:14
마치 단어를 대신하는 아기의 울음처럼 성인이 된 지금도 욕망의 표현 방법으로 우리는 괜한 울음을 울어대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마음이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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