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후(52)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은 2차 시국선언이 "소통이 아니라 수용조차도 못하는 정부의 행태를 묵과할 수 없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이번 시국선언은 교사들의 양심의 소리조차도 소통이 아니라 수용조차도 못하는 정부의 행태 자체를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것이라는 의미인 것이다."

오는 15일, 또 한 번의 전국 교사들의 시국선언을 준비하고 있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정진후 위원장(52)은 9일 이같이 밝히고, 2차 시국선언을 반드시 성사시켜 "교사들의 최소한의 자존심을 함께 지켜낼 것"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정부가 듣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안 한다는 것은 더더욱 더 문제가 있는 것이고, 듣지 않기 때문에 다른 방법을 택하는 것도 교육 운동단체로서 생각할 수 없는 문제"라며 정부에 '회초리'를 들 수밖에 없는 이유를 밝혔다.

지난달, 대학교수들로부터 시작된 민주주의 역행하는 각계의 시국선언이 전국 곳곳에서 '들불'처럼 번진 가운데, 전교조도 1만 7천여 명의 교사들과 함께 시국선언 대열에 가세했다.

그러나 시국선언에 대한 '불똥'은 온전히 교사들에게만 튀었다. 정부가 참가 교사 전원을 징계 조치를 내린다고 밝히면서 전교조는 '합법화'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상태다.

정 위원장은 "애초에 2차 선언을 계획하고 있지 않았다. 2차 선언을 준비하게 된 계기는 1차 선언에 대한 정부의 반응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교육현장에서 이 정부의 교육정책에 걱정하고 '이대로 가면 안 되는 것 아니냐'는 심각한 위기상황을 느끼고 있는 시점이었기 때문에 1차 선언을 했었고, 그 1차 선언에 대한 답이 현장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받아서 정부가 정책을 펼치는 데 검토를 하겠다고만 나왔어도 아마 2차 선언은 없었을 것"이라며 "우리가 요구했던 것을 받아주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듣는 척이라도 했어야 되는 것 아닌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 위원장은 최근 본격화된 경찰 소환에 당당하게 조사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그는 "보통사람의 상식에 기초한 교사들의 의견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속 좁게 터무니없이 나오는 데 있어서 현장이 너무 분개하고 있었다"며 "정말 교사들의 순수한 마음의 소리를 곡해하고 왜곡하고 탄압하는 정부의 문제를 좀 더 올바로 직시하도록 다시 한 번 해야 될 필요가 있겠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1차 선언 이후 10일부터 본격화되는 전교조 주요간부들의 경찰 소환에도 출두해서 당당하게 조사를 밝을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정 위원장은 "우리가 처음 발표했던 대로 시국선언 자체가 정당하고, 반드시 교사로서 해야 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저를 포함해서 고발이 된 모든 분(41명)들이 당당하게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 3만여 명의 교사들이 참여할 것으로 보이는 2차 선언은 전교조 조합원뿐 만 아니라 비조합원인 일반 교사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 2차 시국선언이 진행되는 가운데서도 그런 의지들이 읽히고 있고, 때로는 본부 사무실로도 전화도 오고, '어떻게 참여할 수 있냐'는 문의까지도 오고 그런다"는 정 위원장의 말에서 자신감이 묻어났다.

그러나 '만약 2차 시국선언 참가자 모두를 징계한다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물음에는 깊은 한숨을 쏟아내기도 했다.

정 위원장은 "전제 군주시대에도 이런 일은 없었다. 조선시대에도 양심의 소리는 오히려 우러나게 했다"며 "국민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다면 그것이 어찌 민주정부이고 민주국가라고 볼 수 있겠나. 그런 점에서 저는 국민들이 더더욱 실망하는 일이 없도록 됐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특히나 이명박 정부 이후 가시화되는 이른바 '전교조 죽이기'에 대해서도 정 위원장은 "정부 정책을 돌아보고 조금 더 국민에게 다가갈 수 있는 형태로 변경시키느냐는 것이 정부의 방향이 되어야 할 것 같은데 오히려 반대세력을 억누름으로써 반대의 목소리를 죽이면 자기들의 목소리가 국민들에게 제대로 투영될 것 같은 착시현상, 착각을 하고 있다"고 거듭 비판을 가했다.

최근 불거진 자율형 사립고 등 교육현안 문제, 2차 시국선언과 관련한 야당 지도자들과의 만남까지, 식사까지 거르며 강행군을 하고 있는 정진후 위원장을 만나 시국선언 관련 입장과 함께 취임 6개월 동안의 평가, 전교조 20년 활동 방향 등을 들어봤다.

정 위원장의 인터뷰는 9일 오후, 서울 영등포 전교조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 9일 오후, 서울 영등포 전교조 사무실에서 정진후 위원장을 만났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저를 포함해 고발이 된 모든 분들이 당당하게 소환에 임할 것" 

□ 통일뉴스: 1차로 조합원 7명에게 10일, 이어 13일까지 교사들이 차례로 소환된다고 발표됐다. 소환에 응할 것인가? 

■ 정진후 위원장: 날짜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우리가 처음 발표했던 대로 시국선언 자체가 정당하고, 반드시 교사로서 해야 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소환 일자와 관계없이 저를 포함해서 고발이 된 모든 분들이 당당하게 임할 것이다. 41명 모두가 소환에 응할 계획이다. 

□ 경찰이 피고발인 41명 모두 소환하겠다고 하는 등 강경 입장인데,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가? 

■ 소환 통지서를 보면 국가공무원 법 위반이다. 우스운 일이 선생님들도 계시고 그렇지만, 우리 사무실에서 채용하셔서 하는 분들이 있다. 그분은 국가공무원 위반 대상이 아닌데, 그 분까지 소환장이 날아오고 있다. 뭔가 다른 저의도 충분히 있을 수 있고, 털어갔던 자료를 가지고 어떤 행태로 전교조를 흠집 내고 시국선언의 의미를 평가 절하하기 위한 또 다른 음모들이 어떻게 계획되고 있는지 조사를 받고 저쪽에서 발표를 해 봐야 알 것 같다. 선생님이 아닌 분들도 3분 계시다. 소환에 적힌 내용은 국가공무원법 위반이다. 

□ 15일 2차 시국선언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 지난 7월 5일 서울역 앞에서 분회장 결의대회 한 후에 상당히 분위기가 열띠고 열기가 있고, 정부의 이런 행태에 대해서 교사들이 몹시 분개하고 있는 분위기다. 지금 현재까지는 잘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저희들이 명단 중간 집계하는 상태이기 때문에 진행되는 상황과 분위기만 보고를 받고 있는데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다. 

□ 1차 시국선언에 비해 비조합원들의 참여가 늘고 있다고 들었는데, 사실인지? 

■ 저희들이 1차에 예정 목표치는 1만 명 정도를 예상하고 있었다. 교과부가 터무니없는 강경책을 제시하고 선언에 참여한 모든 교사들을 징계조치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이후에 하루, 이틀 사이에 숫자들이 급격하게 늘어났고, 거기에는 조합원 선생님뿐 만 아니라, 비조합원 선생님들도 상당부분 포함돼 있다.

의미는 '교사들의 양심의 소리조차도 소통이 아니라 수용조차도 못하는 정부의 행태 자체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것이다'는 의미인 것이고, 그런 점에서는 교사들이 정말, 최소한의 자존심을 함께 지켜야 되겠다는 의지들이 깔려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2차 시국선언이 진행되는 가운데서도 그런 의지들이 읽히고 있고, 때로는 본부 사무실로도 전화도 오고, '어떻게 참여할 수 있냐'는 문의까지도 오고 그런다.

"2차 선언 계기는 1차 선언에 대한 정부의 반응 때문"

□ 2차 시국선언을 준비하게 된 시점은 언제였나? 직접적인 계기 있었나? 

■ 계기는 1차 선언에 대한 정부의 반응 때문이었다. 저희들은 애초에 2차 선언을 계획하고 있지 않았다. 사회 각계각층의 교수들로부터 시작해서 문화예술인까지도 우리 현재의 상황과 정국, 정부의 정책에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고, 이 정부 들어서서 나타나고 있는 일반적인 사회정책뿐 만 아니라 교육정책들도 심히 우려하고 있는 현상과 결과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교육현장에서 이 정부의 교육정책에 걱정하고 '이대로 가면 안 되는 것 아니냐' 하는 심각한 위기상황을 느끼고 있는 시점이었기 때문에 1차 선언을 했었고, 그 1차 선언에 대한 답이 그런 현장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받아서 그래도 정부가 정책을 펼치는 데 검토를 하겠다고만 나왔어도, 아마 2차 선언은 없었을 것이다. 우리가 요구했던 것을 받아주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듣는 척이라도 했어야 되는 거 아닌가. 그것이 어른스러운 자세이고 특히 정부의 자세는 그렇게 해야 되지 않나, 이것이 보통 사람들의 상식이고, 그 보통사람의 상식에 기초한 교사들의 의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속좁게 터무니없이 나오는 데 있어서 현장이 너무 분개하고 있었고, 그래서 1차 선언을 발표일자 공표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발표를 했는데 발표 직전까지 참여하겠다는 분들이 많았고, '자기들은 몰랐다' 선생님들이 모르는 분들이 많았었다. '나는 몰랐기 때문에 2차 선언을 반드시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들도 많이 있었다. 그렇지만 그런 의견 때문에 2차 선언 한 것은 아니었고, '정말 교사들의 순수한 마음의 소리를 곡해하고 왜곡하고 탄압하는 정부의 문제를 좀 더 올바로 직시하도록 다시 한 번 해야 될 필요가 있겠구나' 해서 2차 시국선언을 시작하게 됐다.

"듣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안 한다는 것 문제..마지막 순간까지 촉구할 것"

▲ 그는 2차 시국선언 이후 정부의 강경입장에 대해 우려하면서도 "국민들이 더더욱 실망하는 일이 없도록 됐으면 좋겠다"고 경고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2차 시국선언에 대해서도 교과부가 강경입장으로 나올 것으로 보나? 만약 그렇다면, 어떻게 대응할 생각인가?

■ 지금까지 분위기로 본다면 교과부의 자세 변화는 좀 기대하기 어려울 것도 같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다시 한 번 더 정부가 특히 교과부가 현장 선생님의 진지한 목소리를 다시 한 번 듣고 자신들의 정책들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마지막 순간까지라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듣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안 한다는 것은 더더욱 더 문제가 있는 것이고, 듣지 않기 때문에 다른 방법을 택하는 것도 교육 운동단체로서 생각할 수 없는 문제다. 설사 그런 얘기들이 들려오고 짐작된다 하더라도 우리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다시 한 번 더 촉구하고 또 촉구하는 것, 이것이 저희들의 역할이고 임무라고 보고 있다. 

□ 만약 2차 시국선언 참가자 3만 명을 징계 모두 징계한다고 하면? 

■ 저는 솔직히 그렇게 규정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전제 군주시대에도 이런 일은 없었다. 가장 가까운 전제주의 정권이었던 조선시대에도 양심의 소리는 오히려 우러나게 했고, 그런 민의를 전제군주들이 그나마 들으려고 노력했고, 들었던 사람들을 우리는 이른바 성군이라고 역사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민주사회에 있어서 가장 첫 번째 가는 덕목이 무엇인가, 다른 사림의 목소리, 국민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는 것이다. 국민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지 않는다면 그것이 어찌 민주정부이고 민주국가라고 볼 수 있겠나. 그런 점에서 저는 국민들이 더더욱 실망하는 일이 없도록 됐으면 좋겠다. 

□ 이런 연장선상에서 시국선언 이후에 대통령과의 대화를 제안한 것인가? 

■ 그렇다. 대통령을 보좌해서 일해야 할 분들이 소통을 가로막고 있다면, 대통령이라도 직접 나서서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는 것 아닌가. 일방적으로 라디오 방송에 나와서 당신이 몇 말씀하시고 그만 두는 이런 형태는 오히려 국민들에게 대통령의 말씀을 그 말씀에 대한 신뢰를 더욱 떨어뜨리게 만들고, 불신을 더욱 깊게 만드는 요소가 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주변에서 대통령을 보좌할 수 있는 사람들의 잘못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정말 한 마디 목소리라도 듣고, 그렇게 해서 변화되는 모습을 보여 줬을때 직선으로 뽑은 대통령에 대한 존경과 신뢰도 그만큼 깊어지게 되지 않겠느냐 이렇게 생각해서 대화를 제의한 것이다. 그리고 정말 대화하지 않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직접 들어보고 싶었다. 그리고 어떻게 해야 되는지 우리가 바라는 대통령의 모습은 어떤 것인지를 필요하다면 토론이라도 해보고 싶은 그런 절박함, 간절함이 대화 제의나 토론 제의로 나왔던 것이다.

"교과부, 경찰이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다..중심을 잡고 올바른 목소리 내야"

▲ 그는 이 사태와 관련, "교과부가 중심을 잡고 자기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시국선언 국면에서 교과부와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가장 핵심 부분은 무엇이라고 보나? 

■ 교육부문에서 있어서는 교과부가 앞장서서 그동안 해 왔던 정책적 평가들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정부에 내세우고 있는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과 교육계의 반응이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교과부가 먼저 올바른 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청와대에 넘기거나 여당에 넘기거나 이럴 사안이 아니다. 교과부가 중심을 잡고 그간의 경험과 평가를 가지고, 그리고 국민들의 반응을 가지고 올바른 정책의 자기 목소리를 내야 하는 것이고, 그것이 국가에 대한 교과부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교과부는 갈팡질팡하고 있다. 오히려 마치 권력의 경찰이나 해야 될 역할을 교과부가 나서서 한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 법적 공방에서 승산이 있다고 보나? 

■ 저희들은 참 걱정이다. 교과부가 의뢰해왔던 법률구조공단에서도 이것은 문제가 없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만약에 이런 문제를 가지고 문제가 있는 것으로 사법부가 판결을 한다면 정부 일개 부처나 피상적인 정부의 불신이 아니라 이제는 정부가 나서서 최후의 보루인 사법부까지도 불신의 대상이 되게 만드는 아주 위험한 상황이 될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 그나마 무엇인가 한, 두 군데 믿을 수 있는 무언가가 있어야 하지 않나. 예를 들어서 국가인권위원회라든지, 그리고 오직 법전 속에서만 사고해서 양심에 따라서 판결하는 사법부랄지 이런 것들은 일정하게 그 상황과 사건에 따라서 일정하게 조금 어긋난 부분도 있었지만, 그나마 우리 국민들은 최후의 보루라고 아직도 여기고 있는 부분이 많이 있다.

그런데 이런 문제를 가지고 정부 편에 서서 잘못된 판결을 내리게 된다면 국민들은 어디를 믿어야 하는 것인지, 따라서 이런 잘못된 판결이나 결과로 나아가는 것은 정부 자체뿐만 아니라 정말 국민들이 양심을 다해서 믿고자 하는 사법부 까지도 불신의 대상이 되게 만드는 이런 지경이 될 것이고 그랬을 때는 국가가 총체적인 혼란과 위기로 이렇게 국민들을 더욱 더 불안하게 하고 불행하게 만들 수 있다고 여기고 있다. 그런 점에서 저희들은 몹시 걱정스럽다. 그러나 기본적인 문제에 있어서 저희들의 선언은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나 다 정당하고 당당하게 우리 헌법이 보장돼 있는 권리라고 생각하고 있다.

▲ 그는 '용산참사', '쌍용차' 문제 등 비중있는 문제들이 해결하기 위해서는 표현의 자유가 확보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야당과의 공조 행보도 계속되고 있는데,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야당과 만나서 어떤 얘기를 주로 하는지? 

■ 그분들도 어렵다. 정말 마음만 먹으면 뭐든지 국회 안에서 할 수 있는 지경이 되어 버린 정부 여당에 맞서서 나름대로 힘드신 역할들을 하고 있다. 정치적인 불신들로 인해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시기마다 중요한 역할을 해야 되는 분들이 그 분들이고, 현재 전교조에 대한 탄압의 실상을 알리면서, 어떤 면에 있어서는 용산참사의 문제나 쌍용 자동차의 문제나 비정규직에 관련된 문제나 언론 악법에 대한 문제나 매우 중요하고, 우리 사회에 있어서 이후에 사회변화를 결정짓는 아주 요소들이다. 그런 요소들에 비해서 시국선언이라는 것, 징계라는 것은 어떤 면에서 상대적으로 훨씬 더 낮아 보일 수 있다.

그렇지만 제대로 된 사회에서 그런 비중 있는 문제들이 해결되기 위해서는 가장 기본적으로 형성되어야 할 국민들의 최소한의 인권, 표현의 자유, 이런 것들이 확보되지 않은 사회에서 어떻게 비중 있는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겠느냐. 이런 비중 있는 문제들이 쉽게 해결되지 못하는 것은 바로 가장 기본적인 권리마저 보장되고 있지 못한 우리 사회의 문제들 때문이다. 그런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정부다.

그런 점에서 힘을 합쳐서 국민들이 가져야 할, 향유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권리들을 확보해 가고, 그 기본적인 권리 확보 속에서 좀 더 중요한 문제들도 잘 해결될 수 있도록 해야 되지 않겠느냐. 그래서 이제는 정치적으로 힘을 합치는 것이 아니라 국론을 통일하는 데 힘을 합쳐야 된다. 그랬을 때 정치 활동으로서의 정당들도 그 활동 영역이 더 넓어지고 힘도 생기는 것이고 시민사회의 영역이나 우리와 같은 교육 부분에 있어서의 영역의 활동들도 희망을 갖고 활동해 나갈 수 있지 않겠느냐. 지금은 누구라도 가장 작게라도 국민들에게 희망을 줘야 하는 사람이 필요하고, 말들이 필요하고 단위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정말 일시적인 정치적인 쟁점이나 일시적인 정치집단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메시지를 함께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정당은 정당대로 해야 될 역할이 있고, 우리 같은 부문 조직들은 부문 조직들이 해야 될 역할이 있지 않느냐. 각자의 단위에서 각자의 역할을 해 나가면서 희망을 만들자. 이런 얘기들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다 찾아다니면서 말씀드릴 것이고, 일단은 아무래도 우리 사회에서는 모든 정치적 쟁점이 국회를 통해서 수렴되고 수용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제일 먼저 정치 지도자들이나 정치인들을 만났었고, 이제는 1단계가 끝났다. 다음 단계로는 영역을 좀 더 넓혀서 종교 지도자나 종교인들을 만나서 그 분이 바라보고 있는 현실에 대한 진단, 그 분들이 바라보는 희망의 근거, 이런 양심을 가지고 활동하시는, 그리고 양심이 신념화되어 바라보고 있는 이런 현상들은 무엇인지 말씀도 듣고, 조언도 구하고 그럴 생각이다.

"교사들의 일거수일투족은 민주적 정신에 근거"

▲ 정 위원장은 "교사들의 일거수일투족은 민주적 정신에 근거하고 있다"며 교사들의 목소리는 상식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시국선언을 지지하는 국민들이 많다. 한 말씀 부탁한다. 

■ 저희들은 당돌하기는 하지만, 이런 잘못되어 가고 있는 현상들에 대해서 바른 얘기를 하는 것이 저희들의 의무라고 생각하고 있다. 왜냐하면 교사들은 학생들과 함께 하는 학교 현장에서 일거수일투족의 기본이 민주적인 정신이다. 학급 안에서 아이들의 의견을 받아서 학급 운영을 함께 해야 되고, 수업시간에 아이들의 의견을 들어가면서 모르는 것을 가르쳐 줘야 되고 아는 것을 더욱 깊게 해야 되는 그런 역할이다. 그런 역할에서 본다면 교사들의 일거수일투족은 민주적 정신에 근거하고 있다.

예를 들면, 수업시간에 자기 의견을 발표한다고 손을 드는 학생들을 향해서 교사들이 어떻게 몽둥이를 휘두를 수 있겠는가. 그런 점에서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잘못된, 옳고 그르다가 아니라, 최소한 이야기는 들으려고 해야 되지 않겠느냐. 사람의 목숨은 중요하게 생각해야 되지 않겠느냐. 향후 몇 십 년, 몇 백 년, 몇 천 년의 국가 운명을 좌우하게 될지도 모르는 사업들을 진행하는 데 있어서는 최소한 조금 더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국민들과 함께 토론하고 국민들을 설득시키고 이해시키는 정신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대다수의 학생들을 위하고, 대다수의 국민들을 위한 교육정책이 왜 되고 있지 못하고 있는지 이런 것들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의견을 경청하고 그것이 잘못됐다면 바꿀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유일한 사람도 역시 대통령이지 않겠나.

그런 점에서 저희들은 입바른 소리를 한 것이 아니고 교사들로서 자신들의 개인의 양심에 근거해서 가장 목소리를 낮춰서 진지하게 얘기한 것이다. 그것이 국민들의 대부분 의사이었고, 또 교사들의 의사 자체였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다. 국민들께서도 이런 교사들의 충심을 헤아려 주시고, 많은 비판들을 받고 있지만 많은 분들이 자기 헌신과 희생을 통해서 2세들을 교육하고 있다. 그런 분들에게 힘을 주시고 많이 격려해주신다면 더욱 더 투철한 사명감으로 우리 국민들의 자녀들을 교육하는 데 앞장서지 않을까 생각한다.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6개월 임기, 6년 같다..20년 동안 원칙 무너지는 것 보고 무력감, 허탈감 느꼈다"

▲취임 6개월여를 맞은 정 위원장. 그는 정부의 잘못된 교육정책에 "6개월 간의 임기가 6년이 지난 것 같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취임한 지 반 년이 지났는데, 전반적인 평가를 한다면? 

■ 정말 임기 시작해서 6개월 정도는 사실상 여러 가지를 추스리고, 사회적 분위기를 살피는 분위기가 타당한 것 같다. 그런데 임기 6개월을 지내고 보니까 너무 정신이 없었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 지난 1년 반 동안의 지난 6개월은 정신없이, 거침없이, 아무 거리낌 없이 자기들의 정책을 쏟아낸 시기였다. 그러다보니까 국민들이 정책에 대한 이해도는 많이 떨어져 있고, 우리들이 설마 이렇게까지야 모든 것을 허물겠느냐 했던 우리들의 긴장도도 굉장히 떨어져 있었고. 이런 상황에서 전교조는 나름대로 터지는 사안 사안들에 대해서 대응하고 대처하느라고 정신이 없을 지경이었다.

지난 6개월 정도 시기에 나타났던 교육정책의 중요한 부분들은 정말 우리 교육사에서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지점들이 많이 있다. 그런 것들이 10년 정도의 노력을 통해서 정책으로 자리 잡아도 될까 말까 한 문제들이, 그냥 불과 1년 사이에 두고 6개월 만에 추진됐던 정책들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어떤 책임도 없이 그냥 자율화 조치 실시한 다음에, 제주에서는 영리법인에 의한 학교운영까지를 결정해 버렸고, 영리법인에 의한 학교운영이 문제가 된다고 하니까 과실송금, 이익금을 자국으로 넘기는 과실송금은 안 하겠다고 그러더니 송도 신도시 국제학교에 와서는 그것마저도 허물어 버렸다. 완벽하게 공교육을 팔아먹는 것이다. 그러면서 공교육 팔아먹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공교육 자체를 해체시키고 있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자율형 사립고, 자율형 사립고등학교의 자율의 의미가 두 가지다. 하나는 등록금 책정의 자율권이다. 그것을 학교에 주겠다는 것이다. 일단 시작할 때는 일반계 고등학교 등록금의 3배 이상을 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이것이 풀리는 데는 1년도 안 갈 것이다. 그러면 대학등록금 천만 원 시대가 아니라 고등학교 등록금 천만 원 시대가 될 것이다. 이것을 서울에만도 30개를 만들겠다는 것 아니냐. 전국적으로 100개를 만들겠다고 한다.

두 번째 자유를 준다는 것은 교육과정 편성의 자유권을 주겠다는 것이다. 그러면 전인교육을 위해서 음악도 배우고, 미술도 배우고, 체육도 배우고, 다른 기타 과목도 배우고 그러는데 그 학교의 교육과정 편성권을 자율적으로 부여하게 되면 나타나게 되는 현상은 지금과 같은 교육현실에서 이것은 입시에 불필요한 교과과목은 빼겠다는 것이다. 교육 안 하겠다는 것이다. 해도 완전히 흉내만 내는 형태가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국영수과 중요 과목 위주로 학교 운영이 될 것이다. 이게 학원이 아니고 무엇이냐. 그러면 1년에 교육비를 천 만 원 이상 내고 가서 중요과목만 배우는 학교, 이것은 고액 과외가 아니라 고액 학원인 것이다. 이런 정책을 아무리 의견을 집중적으로 제안하고 밝혀도 끊임없이 하고 있다.

이런 것들 때문에 지난 6개월은 많이 힘들고 걱정스러운 정책들이 현실화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름대로 전교조가 많이 노력하고 있지만, 제대로 막아내지 못했다. 아쉽고, 지난 20여 년 이상 끊임없는 활동을 통해서 그나마 몇 가지 방향을 잡아놨던 원칙마저도 흐트러뜨리는 것을 보면서 정말 심한 무력감, 허탈감을 때로는 느낀다. 6개월 임기가 지난 것이 6년이 지난 것 같다.

▲ 그도 '집 얘기'에는 한없이 미안함을 말하는 영락없는 '못난 아빠'였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위원장님은 3차례 복직과 해직을 겪은 것으로 알고 있다. 전교조 내에서도 유난히 '해직'이 많은데,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저도 어떻게 하다보니까 그렇게 됐다. 제가 옳은 것만은 하다보니까 그런 것은 아니다. 제가 몸 담고 있는 상황, 제가 맞서고 있는 조건들이 저를 그렇게 만들어왔다고 생각한다. 제가 아닌 다른 선생님들도 제가 처해있는 상황과 조건이었다면 저보다도 더 강력하게 싸우셨을 것이고, 자기 희생 감수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처음에 사립학교에 몸을 담았기 때문에, 사학 문제들이 지금도 여러 가지 문제들이 노정시키고 있는데 그 당시에는 더욱 심하다 보니까 (해직) 그랬고, 다음에는 전교조 결성과정에서 그랬고, 그 다음에는 전교조가 합법화된 직후에 처음으로 행사하는 교육부와 전교조의 단체협약과정에서 그랬다. 3차례가 됐다.

4차례를 맞고 있는데, 제가 살아왔던 것은 아주 특별한 것은 아니었다. 많은 선생님이 저와 유사한 사례들도 많이 있고, 제가 위원장이라서 더 드러나 보이는 것이다. 다만 기간은 좀 길다. 총 해직기간이 13년 가까이 된다. 일을 하다보니까 누군가는 조직해서 행정적인 일 처리 필요했고, 많은 분들이 복직을 하면서 저 같은 사람이 필요해서 '남아서 궂은 일이라도 더 하다가 학교에 들어가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 남아서 궂은 일을 하는 것도 역시 중요한 교육활동이다' 권유와 지적으로 조금 더 남아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해직기간이 많이 길다.(웃음)

□ 장기화되면 고민이 더 커지지 않겠나? 

■ 해직될 때마다 말씀드리기 뭐하지만 마음이 편하다. 개인적 이익이나 행위가 문제가 되서 그렇다면 인간적 고민들이 더 클 수 있겠는데 제가 해직되는 과정은 조직에서 같이 논의하고 해서 세웠던 대의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개인적인 갈등이나 이런 것들은 다른 사람들이 걱정할 정도로 크다고 볼 수 없다. 다만 아주 개인적으로, 가정적으로 미안하고 이런 부분은 별도의 문제다. 

□ 집에서는 걱정이 많을 것 같은데?

■ 그렇다. 참 집에만 들어가면 미안해서라도 다른 얘기를 하지 않는다. 제가 집안에 가서 하지 않는 행위가 있다. 미안함 때문인데, 그래서 때로는 다른 사람들이 답답하게 하기도 하는데 제가 집에 들어가면 일체 밖 일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그것은 제 나름대로의 약속이었다. 그래서 집에 들어가면 휴대폰 전화를 끈다. 그래서 집에 들어가 있을때 아마 몇 시간이 되더라도 바깥 일 때문에 이러쿵저러쿵 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겠다. 최근 위원장 되서 아침 일찍 하는 인터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전화로 인터뷰하고, 그것도 방에 들어가서 조용히 인터뷰하기도 하지만, 집에 들어가면 바깥과 관련된 일들을 일체 하지 않는다. 미안함 때문이다.

"전교조 때리면 반사이익 되돌아 것이라는 착각, 부메랑 되어 돌아갈 것"

▲정 위원장은 전교조 죽이기는 다시 부메랑이 되어 날아갈 것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작년부터 한국진보연대에 이어 민주노총 등 탄압 이어지다가, 올해는 전교조에 초점이 맞춰지는 분위기다. 소위 '전교조 죽이기'라고 불리는데, 이를 어떻게 보고 있나? 

■ 좀 착각한 점이 많이 있는 것 같다. 그동안 전교조를 때리면서 반사적 이익을 많이 얻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가장 큰 예가 서울시 교육감 선거였다. 그런데 그것은 저희들이 봤을 때 착각이라고 보고 있다. 전교조가 국민들로부터 비판받는 지점이야 많이 있었다. 몇가지 사안들로 인해서, 사업 방법들로 인해서. 그렇지만 전교조가 하고자 하는 방향에 대한 국민적 공감은 또한 그에 못 지 않게 일정정도 형성되어 있다고 믿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전교조의 방법론에 있어서의 문제는 많이 노정되어 있기도 했지만, 궁극적인 방향에 있어서는 국민적 공감을 얻어왔다고 여기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20년간을 전교조가 지탱해 올 수 있었다.

그런 점에서 이 정부가 속된 말로 깔아뭉개고 나오는 이유는 그렇다. 이 정부의 교육정책은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총체적으로 실패를 했다. 어느 하나도 국민들의 전폭적인 동의를 얻거나 지지를 얻은 정책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취임하면서 '사교육비 절반, 학교 만족 두 배'라는 무지개 빛 '빌 공자' 공약을 국민들에게 제시했다. 지난 1년 반 동안 국민들이 봤을때 정부가 그러려고 하는 의지, 노력, 정책적 비전, 이런 것들이 모조리 없다고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는 대통령도 자기 입으로 얘기하지 않았나. 사교육비 대책에 있어서 자기 딸도 믿지 않더라, 대통령의 딸도 믿지 않는데 어떤 국민이 믿겠는가. 그것이 이 정부의 실상이다. 그리고 그런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대해서 가장 아프게, 지적했던 단위가 전교조였다. 그러다보니까 감정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것 같고, 가장 크게 가장 적극적으로 섬세하게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전교조를 일정하게 제어를 하면, 그런 반대의 목소리들이 사리지고 정부의 정책이 국민들에게 직접적으로 압박으로 작용하지 않겠느냐 하는 착각을 하고 있는 점이 많이 있는 것 같다.

오히려 정부 정책이 무엇 때문에 그런가를 돌아보고 조금 더 국민에게 다가갈 수 있는 형태로 변경시키느냐는 것이 정부의 방향이 되어야 할 것 같은데 오히려 반대세력을 억누름으로써 반대의 목소리를 죽이고 그러면 자기들의 목소리가 국민들에게 제대로 투영될 것 같은 착시현상, 착각을 하고 있다고 여기고 있다.

또 이제 이런 이유가 있다. 정부 정책 담당자들이 민주주의에 대한 마인드가 없는 것 같다. CEO적 환상이나 체제가 뼈 속 깊이 물들어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내가 얘기하는 데 왜 얘기를 안 들어' 이게 가장 큰 문제인 것 같다. 그런 문제들이 여러 군데에서 보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두려움이다. 작년에 촛불을 들고 길거리로 나왔던 여고생들은 이후 선거의 유권자다. 그래서 작년 촛불 때도 배후를 전교조로 지목했다. 벌써 아이들에게 두려운 것이다. 그러다보니까 어느 부분이 두려우면 핑계를 대는 것이 사람의 본질인데, 학생들이 촛불을 들고 길거리로 나온 것도 전교조 때문이다, 이 정부의 정책이 제대로 국민들에게 전달되고, 시행되지 못하는 것도 전교조 때문이다. 전교조가 모든 이 정부 정책의 걸림돌의 1순위인 것이다. 그런데 보니까 몇 차례 걸쳐서 전교조를 때리면 반사이익도 돌아오더라, 이런 것들이 총체적으로 잘못 판단돼서 이런 현상이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데 일시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모른다. 일시적으로 선생님들을 위축되게 만들고, 국민들을 위축되게 만들고, 반대세력들을 위축되게 만들 수 있을지는 모른다. 그러나 저는 반드시 일시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역사가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 그래서 정권의 잘못된 판단, 오판은 부메랑이 되어서 자기들한테 날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저는 그렇게 여기고 있고 확신하고 있다. 역사는 그런 집단, 그런 사고를 용인한 적이 없다. 저는 그렇게 믿는다.

"현실에 눈을 감고 있는 것, 이것은 정치적 중립이 아니다"

▲ 그는 "현실과 현안에 가만히 있는 것은 정치적 중립이 아니"라며 실천을 강조하기도 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작년 12월 12일 당선 기자회견에서 "전교조 죽이기에 맞서 교육의 정치적 중립을 지켜내겠다"고 했는데, 최근 교육의 정치적 중립이 부각되고 있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은 무엇인가? 

■ 정부가 얘기하거나 정권 담당자들이 얘기하고 있는 정치적 중립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이다. '아무리 옆에서 잘못된 일이 있어도 너희 일이 아니니까 가만히 있어라', 이것은 저는 중립이 아니라고 본다. 그것은 어떻게 중립인가. 민주주의란 이런 것이다, 우리 사회는 이렇게 살아야 한다, 이웃끼리는 싸우지 않고 협조하고 살아야 한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 누구나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하는 것은 존중받아야 한다,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우리민족은 그동안 수 십 년 동안 갈라져왔으니까 서로 합쳐서 살아야 한다, 작은 이념의 차이는 극복해야 한다, 이렇게 가르치는 것이 교사들이다. 교과서가 그렇게 가르치고 있고, 우리가 그렇게 배워왔고, 그렇게 알고 있고, 그것을 교사들은 아이들한테 제대로 가르쳐야 된다.

그러려면 어느 일방의 편을 들 필요는 없지만, 어떻게 하는 것이 학생들이 올바로 판단하고 파악하고 이웃 세상을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 교사들의 역할인데, 현실 문제나 현안 문제 부딪혔을 때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다? 이것은 중립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얘기하는 교사의 중립은 가치적인 중립이어야 한다. 어느 일방의 편을 들지 않으면서도 올바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 그리고 그런 역할을 하는 것, 이것이 교사의 역할이다. 이쪽의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 이것은 중립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른 척하고 눈감고 있는 것은 더더욱 정치적 중립이 아니다.

어떻게 생각하느냐를 가르쳐주는 것이 교사이기 때문에 교사들의 행위는 가치중립에 가장 근접해야 되는 것이고, 가치 판단의 개념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이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제가 얘기하는 정치적 중립은 '이쪽도 옳다, 저쪽도 옳다'거나 '아무것도 얘기하지 않는다'거나, 분명히 학교 유리창 바깥에서 일어나는 사회적 현상을 눈 딱 돌리고 '너희들은 열심히 공부나 해라' 이렇게 가르치는 중립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올바른 가치판단에 이를 수 있는 가치적 중립을 지키려고 하고, 그렇게 만들어 주는 것이 교사의 역할이기 때문에 교사의 중립성은 가치적 중립이라는 것을 계속 강조하고 싶다.

그런 점에서 시국선언도 정치적 중립을 알리는 데 목적이 있다. 우리가 정권을 물러나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 이야기를 들어라. '왜 용산에서는 저런 일이 일어났는지 이야기를 들으셔라, 쌍용 문제는 왜 일어났는지 들으셔라, 비정규직 문제는 왜 일어났는지 이야기를 들으셔라, 그리고 올바른 알권리 얘기하는데 피디수첩 제작진은 그렇게 처벌을 받아야 되는지 이야기를 들으셔라, 왜 중고등학생들이 길거리로 나가서 촛불소녀, 촛불소년이 됐는지 그런 현상들을 파악하셔라, 교육에 있어서 왜 이런 문제가 일어나고 있는지, 이렇게 되면 어떻게 될 것인지 이야기를 들으셔라' 이거였다.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하라는 것도 아니었다.

"지난 20년간 참교육 내용들, 모델로 제시해 주는 것이 꿈"

▲ 지난 20년 동안 전교조와 함께 해 온 정 위원장은 "참교육 내용을 모델로 보여준다면 국민들에게 희망이 될 것"이라며 계획을 밝혔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작년 12월 12일 당선 기자회견에서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에 반대하는 모든 세력을 하나로 묶어내 2010년 지방자치 선거에서 국민들과 함께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을 수 있는 분위기와 여건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는데, 어떤 의미이고, 지금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 저는 전교조 20년 동안을 처음부터 함께 해왔다. 제가 위원장이란 역할까지 하면서 꿈이 있다면 그것이다. 두 가지인데, 하나는 우리 전교조가 지난 20년 동안 빠짐없이 실천하고 연구해왔던 참교육의 내용들, 이것들이 국민들에게 가시적인 모습으로 보이게 만들어 주는 것. 전교조가 얘기하는 참교육은 교실 안에서, 혹은 학교에서 이렇게 하고자 하는 것이구나 라는 것을 최소한의 모델로나마 제시해주는 것, 이것이 제 꿈이다. 단 몇 개의 모델이라고, 실패한 모델까지도 교사와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교육에 대해서 이런 고민과 이런 노력들을 거쳐 왔을때 이런 좋은 학교의 모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50개 정도만 보여줄 수 있어도 저는 제가 20년간 전교조 운동 해왔던 것에 대한 국민들에게 희망이 될 것 같다.

또 하나는 자율화라는 이름으로 정부가 가지고 있던 교육정책의 재정과 실행 부분을 상당히 많은 부분을 시도교육청으로 이관했다. 이제 선거제도는 그 시도교육감들은 주민들의 직접 선거를 통해 선출되게 된다. 정부에서 임명해서 혹은 간접적인 선거에 의해서, 보다 예전보다 더 많은 권한을 가지고, 주민들에게 직접 선출된 교육감은 정말 올바른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가만히 놔두면 교육감 선거까지도 정치적 논리에 휩쓸리게 될 것이다. 그런 조짐들이 수많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교육감 선거에서 제일 먼저 나타났다. 이렇게 해서는 지역의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감이 지역 주민을 대변하기보다는 정치적 이해관계 속에서 집단이나 권력의 이익을 대변할 수밖에 없다. 이것은 주민 직선을 가장한 또 다른 횡포이고, 이런 횡포는 임명제 교육감보다도 훨씬 더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2010년, 올바른 주민 직선에 의한 교육감의 상(像) 만들어낼 것"

▲그는 2010년 전국 16개 시.도 교육감 선거에서 올바른 교육감의 상을 알리는 데 전교조가 중심적으로 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그렇기 때문에 주민 직선에 의해 뽑히는 교육감들은 어떤 역할을 해야 되는지, 주민들이 자기 손으로 뽑는 교육감들은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지, 무엇이 고려돼서 교육감에 선출되고, 했을때 그 교육감이 올바른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이것에 대해서 국민들에게 알려야 한다. 그래야 자기가 하는 투표행위가 어떤 의미를 지니는 것인지 국민들의 자각 속에 뽑히는 것과 '교육감 한 명 뽑아, 그러면 나도 가야서 뽑아야지' 이것은 천지 차이가 나는 것이다. 이제 비로소 우리는 주민 직선에 의한 지역교육감 선출을 함으로써 지역 교육의 제대로 된 발전의 근거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마침 제 임기동안에 처음으로 전국 동시 선거를 통해서 16개 시.도 교육감 선거가 치러지는 것이다. 이랬을 때 전교조의 역할은 무엇인가. 당연히 아까 말씀드렸던 지방 자치시대 직선제 교육감의 역할과 의미, 도민들이 필요로 하고 바라는 교육감의 상, 이것을 최소한 만들어야 내겠다, 그랬을 때 올바른 교육감이 탄생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몇 명이 되더라도.

그리고 그 몇 명이 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분들이야말로 주민들의 의견을 직접 반영하는 교육행정을 펼칠 것이기 때문이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그런 점에서 경기교육감 선거는 우리에게 제시해 준 바가 크다. 경기교육감과 관련해서는 누구도 경기교육감에게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고 제일 먼저 얘기하는 사람이다. 김상곤 경기교육감도 많은 욕심을 내서는 안 된다. 짧은 임기 동안 왜 주민 직선에 의한 교육감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모습을 도민에게 보여줌으로써 그 분의 역할을 다한다고 생각한다.

도민을 위한 정책을 어떤 반대가 있더라도, 도민과 함께 만들어 나갈 수 있다면 저는 그 분은 우리 교육사에서 평가를 받는 분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지난번에 예산 잘리고 도의회 넘어가서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이 주민 직선에 의한 올바른 교육감의 위상이다. 교육위원회에서 예산 자르니까 누가 나오고 있나. 주민들이 나오고 있다. 저는 그것이 올바른 교육감의 힘이고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세금 이렇게 내고 몇 명 뽑아서 애들 밥 먹여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마치 시혜 베풀어주듯이, 최소한도 공부하는 아이들에게 학교에서 밥 먹는 시간만큼 학교에서 먹을 수 있도록, 도민들이 바라는 새로운 학교의 모습들을 만들어보자, 혁신 학교, 저는 다른 부분은 못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선거를 통해서 도민들로부터 선택받은 핵심적인 공약 두 가지만 교육감이 아닌 도민들의 힘으로 반드시 실현시켰으면 좋겠다. 그것이 저의 희망이다.

"올바른 지역 교육감의 역할 알리는 것은 전교조의 역할"

그래서 선거에 개입한다? 올바른 교육감 뽑아야 하고, 교육감 역할은 어떤 것이라는 것을 알리고 자각하는 것이 그것이 선거운동이고, 그것이 처벌받아야 한다면 저는 백번이라도 처벌받을 생각이다. 반대로 반문하고 있다. 그러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교육감 아무렇게 뽑혀도 된단 말인가. 우리 심지어 직선제 선거할 때마다 대통령 올바로 뽑아야 한다, 왜 이런 얘기 하지 않는가. 왜 전교조가 하면 안 되나. 그건 전교조의 역할이다. 왜냐하면 그것이 시나 도 전체를 책임지는 사람이 아니라 그 지역의 교육행정을 책임지는 사람이기 때문에 당연히 전교조는 그런 부분에 자기 목소리를 내야 한다.

첫 번째로 저희들이 해야 하는 부분은 이런 것을 알리는 홍보, 선전활동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최소한도 그 지역의 시민사회단체를 포함해서 주민들이 올바른 교육감을 만들기 위한 직접적인 운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 왜냐하면 우리는 직접적인 선거운동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어떤 교육감이 올바른 교육감이고, 좋은 교육감이고, 지금 이 시기에 선거를 통해서 뽑아야 할 교육감의 상은, 만들어가야 할 상은 어떤 것인가. 그래서 우리 지역의 교육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가에 대한 자각을 갖게 된다면, 저는 그 지역의 그런 자각을 갖는 분들이나 단위들이 교육감 선거에 중점적으로 자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거기는 전교조의 역할은 아니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