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15대회 기획단장을 맡았던 조성우 민화협 공동의장. [사진 - 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민화협 차원에서 한나라당이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의사 결정을 한 것이고, 그래서 (김덕룡) 대표상임의장이 한나라당 쪽에 참여하도록 요청했을 테고, 한나라당 쪽에서는 그것을 공식적으로 논의해서 ‘좋다. 간다’고 한 것이다.”

지난 1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6.15공동선언 9주년 범국민실천대회’에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가 참석 의사를 밝혔다가 번복한 내막에 대해 이번 대회 기획단장을 맡은 조성우 민화협 공동의장은 “한나라당을 공식적으로 초청한 것은 아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성우 공동의장은 17일 오후 1시 45분부터 1시간여 동안 서울 여의도 ‘범민족화해협력협의회’(민화협)에서 진행한 <통일뉴스>와의 6.15대회 결산인터뷰에서 “민화협 대표상임의장 자격으로 초청하겠다는 것은 절차상으로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그런 부분이 있다”고 시인했다.

그러나 “기획단 회의에서 한번 논의를 했었다”며 “논의를 시작할 때 한나라당 참여 여부가 불확실하니까 논의를 유보한 것이다. 유보했다가 임박해서 (한나라당 참여가 결정)돼서 절차상 매끄럽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지금 분위기에서 한나라당이 와서 축사하는 것이 좀 안 맞을 수도 있다”면서도 “ 그러나 통일운동 원칙으로 본다면, 조직적으로 결정이 지체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우선 6.15를 존중하고 6.15를 실천해 나가는데 행보를 같이 하겠다는 말을 한나라당이 할 수 있다면, 그것도 대외적으로 공식 천명이 된다면 그것은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김덕룡 민화협 상임대표의장 연설시 야유와 연설 방해가 있었던 ‘사건’에 대해서는 “우리 운동의 성숙도의 문제라고 본다”며 “당연히 각계를 대표해서 말씀들을 하실 때 다소 그 사람이 맘에 들지 않든, 또는 내용이 맘에 들지 않든 당연히 예를 갖춰서 경청하고 맞이해야 됐을텐데, 그렇지 못했던 점은 우리 운동의 미숙함”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그 전날부터 이어져 왔던 현장의 분위기들”을 또 하나의 요인으로 꼽았다. 한국진보연대 등이 전날 6.15대회 행사장인 장충체육관에서 전야제 행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응축된 강력한 반 한나라당 기류가 폭발했다는 것이다.

그는 6.15대회장에서 낭독된 6.15남북해외위 공동호소문에 대해 “이쪽에서 다시 고쳐 내보낼 수 있는 시간 여유도 없고, 문맥상으로 크게 다른 것도 아니었다”며 “저희들은 ‘한반도의 비핵화’ 부분에 방점을 찍었는가 하면, 북에서는 ‘외세에 의해 야기된 조선반도의 핵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한반도에서의 핵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고’ 이렇게 저희들이 문건을 확정”했다고 전했다.

또한 "야4당 대표가 직접 나와서 당의 공식적 입장을 가지고 6.15의 중요함, 필요함, 그리고 실질적 실천에 대해서 결의하고 함께 공유했던 경험들은 이후 통일운동 관련해서도 상당히 귀중한 토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점과 “김상근 대표가 이후 6.15남측위를 이끌어 나가는데 상당히 좋은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을 성과로 평가하고 “전망키로는 10.4 때는 위원장단 회의가 됐든, 공동행사가 됐든 해야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내부 소통’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운동이란 게 개인 차원에서 보면, 자꾸 풍성해져야 되는데, 치열하게 운동을 고민하고 실천하는 사람일수록 오히려 더 각박해질 수 있는 위험이 있다”며 “너나없이 그런 위험들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우선 저부터 더 넉넉해지고, 그야말로 운동하는 사람으로서의 품성을 자꾸 더 쌓아나가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음은 조성우 민화협 공동의장과의 ‘6.15대회 결산 인터뷰’ 전문이다.

북 호소문, ‘외세에 의해 야기된 조선반도의 핵문제’

▲ 17일 오후 민화협 사무실에서 조성우 기획단장과 6.15대회 결산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 - 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이번 6.15대회에 대한 전체적인 구상은 무엇이었나?

■ 남북해외가 한 장소에서 같이 하지 못하니까, '공동문건은 있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여러 정세가 민감하니까 '호소문 형식이 좋겠다'고 정리가 됐다. 이번 문건을 보면, 제목이 ‘다시 6.15’였듯이 다시 한 번 6.15정신을 확인하고 실천 결의를 대내외에 다시 천명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에서 공동호소문을 채택했던 것이다.

또 하나는 당 결합도가 그동안 부족했다. 정당들이 적극적으로 자기 일처럼, 자신들이 주체가 돼서 좀더 앞장서서 해 주기를 기대했다.

실은 한나라당도, 저희들이 공식 요청은 안했지만,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한나라당 쪽에서는 공식 결의까지 했었는데 내부 논란을 보면서 “내부 분란을 일으키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해서 안 했다.

야4당들은 굉장히 적극적으로 참가했다. 분담금들을 각자 나눠 내고, 당 대표들이 오셔서 직접 연설도 하고, 그러다보니까 오히려 시민사회 쪽이 위축된 듯 한 느낌이 있지 않았나 하는 측면도 있었다.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열심히들 했다.

종단에서도 KNCC(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님이 오셔서 종단을 대표해서 축사를 했고, 각계 시민사회 대표들이 연설을 해 주셨다.

어떻게 보면 말만 많았던, 연설이 많았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지만, 정당 대표나 각계 대표나 하고픈 말들이 많이 있었을 것이다.

다른 또 하나의 문제는 행사장이 실내냐, 실외냐 하는 것이었는데, 원래는 서울광장을 생각했었다. 남쪽에서 각계가 모여서 6.15대회를 하는 것은 전통인데, 금강산이나 평양대회가 있을 때도 서울 행사를 하기는 했었는데 규모가 좀 작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따로 하는 만큼 규모있게 하자는 논의들이 있어서, 서울광장을 생각했었는데 사전 집회신고가 돼 있다고 해서 서울광장이 안 됐다. 6.15남측위는 아시다시피 합법적인 틀 내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장소를 장충체육관으로 옮겼다.

□ 발표된 6.15남.북.해외위 공동호소문이 북측과의 최종 합의본이 아닌 것으로 아는데, 어떤 차이가 있나?

■ 그렇다. 시간이 촉박했다. 최종 문건에 보니까 북쪽에서 보낸 것은 13일자로 되어있던데, 일본 (공동사무국)에서 하루 묵었던 모양이었다. 저희가 아마 14일 오전에 받은 것 같은데, 그렇다보니까 이쪽에서 다시 고쳐 내보낼 수 있는 시간 여유도 없고, 문맥상으로 크게 다른 것도 아니었다.

저희들은 ‘한반도의 비핵화’ 부분에 방점을 찍었는가 하면, 북에서는 ‘외세에 의해 야기된 조선반도의 핵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한반도에서의 핵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고’ 이렇게 저희들이 문건을 확정해서 “큰 틀에서 별 차이가 없으니 이쪽의 최종 문건을 통지는 하되 공동문건으로 가자” 이렇게 정리를 했다.

□ 공동호소문을 행사장에서 낭독할 때 민주노총 위원장이 마지막 부분에 ‘반 이명박’ 내용을 한 구절 넣었다. 이는 합의된 것이 아니지 않나?

■ 그렇다. 분위기가 그 전날, 13일 밤에 진보연대 대회가 전야제 형식으로 장충체육관에 있었다. 사실상 같은 장소에서 같은 내용으로 6.15대회를 지킨다는 의지를 가지고 거의 이틀을 행사한 건데, 그 점에서는 진보연대 동지들한테 고맙기도 하다. 그 전날 분위기는 진보연대 행사인 만큼 당연히 아마 이명박 정부에 대한 규탄 내용이 강했을 것이라 보고 그 분위기가 연장된 것 같다.

짐작컨대 아직 민주노총 위원장도 얼떨결에 현장에서 그런 것으로 생각된다. 상임대표께는 사과한 것으로 이야기를 들었다. 아마 6.15남측위 차원에서도 이게 조직적으로 논의돼서 의견 차이가 있었다기보다는 현장 분위기가 강하게 작용했던 것으로 양해한다. 6.15남측위 차원에서는 필요한 조처를 하려고 한다.

한나라당 참가, “공식적으로 초청한 일은 없었다”

▲ 14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6.15대회에 야4당 대표들이 나란히 참석했다. 앞줄 왼쪽부터 정세균 민주당, 강기갑 민노당, 문국현 창조한국당,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자료사진 - 통일뉴스]
□ 행사를 앞두고 정당 참여 문제가 논란이 됐다. 12일 통일부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4당과의 협의는 남겨두고 있지만 6.15남측위가 한나라당 원내대표 참석을 수용키로 했다고 발표했다가 결국 불참으로 번복됐는데, 이에 대한 평가는?

■ 정확한 내용부터 말씀드리면, 저희들이 한나라당을 공식적으로 초청한 것은 아니었다. 야 4당도 저희들이 초청한 것은 아니었고. 그야말로 자연스럽게 조직위원회 구성이 이뤄졌던 것인데, 한나라당 참여가 조금 더 일찍 이뤄졌더라면, 아마 내부에서 논의를 좀 더 걸러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대회 임박해서 한나라당 결합이 결정되는 바람에 이것을 조직위원회에 뒤늦게 같이 하자니 이미 행사는 다 준비되어 있었고, 지금 정부의 대북정책이 전환되어야 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인데, 한나라당이 대북정책의 전환을 기본입장으로 가져오기도 쉽지 않을 테고, 다만 6.15선언을 준수하겠다는 수준이라면 조직적인 결합이라기보다 축사 정도하는 것이 맞지 않겠나 생각을 했던 것이다.

한나라당이 참가 결정을 하게 된 것은 민화협의 김덕룡 의장이, 대표연설에도 있지만 대북정책이 보다 유연하고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나라당의 참여를 적극 독려하는 입장이었고, 한나라당 쪽에서도 그게 받아들여졌던 것이다.

그런데 결정이 지체되면서 행사가 임박해졌던 것이고, 김상근 상임대표가 안상수 원내대표와 직접 통화도 했는데, 안상수 대표는 이쪽에서 초청을 해서 축사를 하는 것으로, 조직 분담금도 부담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던 같다.

저희는 “그것은 아니다. 조직분담금은 우리가 하는 것이고 와서 축사정도 하면 된다”고 하니까 (한나라당이) 다시 재론했던 것 같고, 김상근 대표가 내부 논란이 많다는 준비위 내부의 분위기도 어느 정도 전달하니까 저쪽도 “가서 축사 정도 하는 것이라면 분란까지 일으켜서 할 필요가 있느냐” 해서 무산이 됐다.

한편 생각하면 지금 분위기에서 한나라당이 와서 축사하는 것이 좀 안 맞을 수도 있다. 그러나 통일운동 원칙으로 본다면, 조직적으로 결정이 지체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우선 6.15를 존중하고 6.15를 실천해 나가는데 행보를 같이 하겠다는 말을 한나라당이 할 수 있다면, 그것도 대외적으로 공식 천명이 된다면 그것은 의미가 있다고 저는 판단을 했고, 한나라당 쪽의 움직임에 대해서 저는 긍정적으로 생각했는데, 거기에 대해서 부정적이거나 비판적인 입장들도 만만치 않게 우리 내부에 있었다.

어떻게 보면, 이게 우리 한계 아닌가 싶다. 한나라당이 오겠다는 결정을, 6.15대회에 참가하겠다는 결정을 했던 마음이 대북정책 전환까지 확장되기를 한편으로 기대하고, 또 6.15남측위 입장에서는 한나라당도 참여해서 보다 더 의미있는 대회가 됐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고 그렇다.

□ 한나라당을 공식 초청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조직위에서 한나라당에게 공식 의사 타진이 없었다는 것인데 어떻게 초청이 이뤄졌나?

■ 김덕룡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이 6.15대회 의장단 회의에서 점검을 하면서 “한나라당은 왜 빠졌나?” 그래서, “조직위가 이렇게 구성돼 있다”고 하니까 김덕룡 의장이 한나라당 참여를 독려한 것으로 알고 있다.

민화협 차원에서 한나라당이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의사 결정을 한 것이고, 그래서 대표상임의장이 한나라당 쪽에 참여하도록 요청했을 테고, 한나라당 쪽에서는 그것을 공식적으로 논의해서 “좋다. 간다”고 한 것이다.

□ 조직위 공식 루트가 아니라, 민화협 대표상임의장 자격으로 초청한 것으로 보면 되나?

■ 그렇다. 이쪽에서 공식적으로 초청한 일은 없었다. 그래서 김상근 대표와 안상수 대표가 통화했을 때도 안상수 대표는 당연히 공식 초청을 받은 것으로 알고 말하고, 김상근 대표는 공식적으로 초청한 것이 아니라고 해서 아마 한나라당 쪽도 당황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 예민할 수 있는 부분인데, 민화협 대표상임의장 자격으로 초청하겠다는 것은 절차상으로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 그런 부분이 있다. 그런데 기획단 회의에서 한번 논의를 했었다. 김덕룡 의장이 “그런 의지가 있고, 한나라당 쪽에 요청을 했다”고 말해 논의를 했는데, 입장들이 갈렸다. 저는 “온다면 좋은 일이다”라는 입장이었다.

의견들이 갈렸는데 한나라당이 공식적으로 결정을 안 한 상황에서 그것 갖고 논의하기에도 그러지 않나 해서 넘어갔는데 (한나라당의) 공식 결정이 바로 임박해서 되는 바람에 급하게 논의됐다.

조직위에서 전혀 논의가 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논의를 시작할 때 한나라당 참여 여부가 불확실하니까 논의를 유보한 것이다. 유보했다가 임박해서 (한나라당 참여가 결정)돼서 절차상 매끄럽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김덕룡 의장 연설 방해, “우리 운동의 성숙도 문제”

▲ 김덕룡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이 연설하는 동안 야유와 구호가 터져나왔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 야4당 대표들이 축사를 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고, 6.10대회에 이어서 야4당과 시민사회단체의 연대가 재확인 됐다는 점에서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보는데, 행사 기획 당시부터 이같은 구상이 있었나?

■ 초기부터 정국이 비상한 정국이고, 한반도가 처한 상황이 정말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서, “이명박 정부가 대북정책을 빨리 전환하지 않으면 남북이 공히 어려운 처지에 놓일 수 있겠다는 비상한 시기에 야당으로서 민족문제에 대해서, 한반도 정국에 대해서 이럴 때는 공식적으로,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히고 기조대로 움직여 나아가야 한다. 그렇다면 6.15대회가 좋은 기회다. 야당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한 것이다.

언론에 사전 배포된 내용들을 보면, 깊은 고민들을 한 부분들이 읽힌다. 당일날 대회에서는 현장 분위기를 감안해서 빠진 대목들도 꽤 있지만, 야4당 대표가 직접 나와서 당의 공식적 입장을 가지고 6.15의 중요함, 필요함, 그리고 실질적 실천에 대해서 결의하고 함께 공유했던 경험들은 이후 통일운동 관련해서도 상당히 귀중한 토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 민주당은 대표뿐만 아니라 원내대표와 최고위원들, 20여명의 의원, 전 의원 등 비중 있는 인사들이 참여해 상당한 무게를 실어준 것으로 보이더라.

■ 상황에서 비롯된 것도 있을 것이고, 지금 6.15가 흔들리고 있는데 바로잡아야 한다는 의지들이 한 곳에 오게 한 것이 아닌가 싶다. 다시 한번 각 당들의 적극적인 참여에 대해서 감사드리고, 이후에도 공동호소문에 밝혔지만, 6월 15일부터 10월 4일까지 6.15 실천기간에 정당들도 적극 행보를 같이 해 주길 부탁드린다.

□ 행사 진행중 김덕룡 민화협 대표상임의장 연설 때 야유와 구호 터져나왔다. 어떻게 보고 있나?

■ 김덕룡 대표가 한나라당 구성원인 것은 틀림없고, 또 현직 대통령 특보이고,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을 맡고 있는데 대한 이러저러한 이견들이 있으나, 민화협은 민간차원의 통일운동과 당들이 함께 가는 곳이기 때문에 집권당이 어디가 됐든지 간에 민화협 입장에서는 통일운동을 동지로서 함께 한다는 것이 기본입장이다.

지난 시기를 봤을 때도 노태우 정부 때도 그랬고, 심지어 전두환 정부 때도 그랬고, 박정희 때도 마찬가지였다. 통일운동은 늘 악수를 청했다. “같이 가자. 같이 하자. 이 방향으로 가야 되는 거 아닌가”, 늘 악수를 청했는데 악수를 청하는 손에다 수갑을 채워서 징역으로 끌려갔으니까 그랬지, 우리가 그쪽에 “너희들은 아니다”, 금을 긋고 “넘어오지마” 이런 적은 없었다. 통일운동은 금을 긋는 운동이 아니고 금을 지우는 운동이니까. 분단선도 지워야 되고 남쪽 내부에 있는 뿌리 깊은 골들, 아픔들을 자꾸 지워나가는 것이 통일운동의 실체다.

그 점에서 우선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을 김덕룡 특보가 맡는 게 민화협으로는 전혀 이상스러운 일이 아니다. 민화협으로서는 당연한 일인데, 다만 현직 특보라는 부분이 논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상근하는 자리도 아니고 특보도 국민통합특보인데다 초기에 김덕룡 대표상임의장이 민주당 한광옥 의원과 함께 민화협 상임의장을 했었다.

민화협에 인연이 깊고, 의욕이 아주 강하고 그래서 이번에 대표상임의장으로 모셨던 것이다. 김덕룡 의장도 아마 이번에 어떻게 해야 될 것인가에 대해서 깊은 고민을 한 것 같고 결단하고 나간 것이다.

그런데 우리 운동의 성숙도의 문제라고 본다. 당연히 각계를 대표해서 말씀들을 하실 때 다소 그 사람이 맘에 들지 않든, 또는 내용이 맘에 들지 않든 당연히 예를 갖춰서 경청하고 맞이해야 됐을텐데, 그렇지 못했던 점은 우리 운동의 미숙함이라고 본다.

그러나 그 전날부터 이어져 왔던 현장의 분위기들이 있어서, 이것저것 떠나서 “뭐, 한나라당이 여기 와서...”, “어딜 감히 한나라당이 이 자리에 오느냐” 이런 감정들이 솟구치니까, 논리보다 정서가 작용해서 그런 일들이 있었던 것 같다.

그나마 야유를 보낸 이들도 퇴장하지는 않았고, 김덕룡 의장은 소란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연설하고 의연하게 소란 중에도 “경청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말까지 한 것이 돋보였다.

대회 조직위 차원이나 6.15남측위 차원에서 유감스러운 일이고, 김덕룡 의장께는 조직위 차원에서 유감의 말씀을 드렸고, 간단하게 대변인 성명으로 유감 표시도 이미 했다. 앞으로 더 6.15공간이 확장되고 뿌리내려 갈수록 그런 행태들은 없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 안상수 원내대표도 그렇고, 김덕룡 의장 경우에서도 사전에 6.15공동선언에 대한 자기 입장을 천명하고 참가하거나 연설을 시작하는 것들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으로 연설할 때는 전제된 것이다. 김덕룡 의장이 사전에 새삼 밝히는 것은 뭐 좀 그런 것 같고, 한나라당 같은 경우에는 그런 것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은 해 본다.

“굉장히 든든한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

▲ 처음으로 남북해외가 따로 치른 6.15대회. 참석자들이 '우리의 소원'을 부르며 마무리하고 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 6.15남측위의 3기 체제를 가동해 본 결과에 대한 평가는?

■ 김상근 상임대표가 치른 첫 대회였는데, 사실 재정적으로도 어려운 조건에서 준비를 했다. 그러나 지역에서 어려운 조건에서도 많이 참여해 주고 각 부문에서도 대단히 동력들이 살아나는 것을 저희들이 확인할 수 있었다. 정당도 적극 참여했다. 김상근 대표가 이후 6.15남측위를 이끌어 나가는데 상당히 좋은 토대를 마련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김상근 대표가 지금 지역을 순방하고 있다. 광주를 벌써 갔다 왔고, 경남, 대전 등 너댓 군데 이상을 돌았고, 18일 대구가 예정돼 있다.

실제 현장을 보면서 6.15남측위 조직을 다지기 시작했고, 6.15 실천회비를 내기로 해서 615원씩 실천회비를 걷는 것이 있다. 그 돈을 기초로 해서 사무실부터 새롭게 마련하고 조직을 실질화 하자는 논의와 실천들이 있기 때문에, 이런 저런 불미스러운 일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대회의 성과는 대단히 훌륭했다.

특히 문예팀의 헌신이 아주 돋보였다. 정말 없는 살림에 깔끔하게 준비를 해 줘서 특별하게 감사의 말씀 드려야 될 것 같다.

6.15 이후를 전망할 때 굉장히 든든한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할 수 있다.

□ 평소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 중의 하나가 “6.15남측위가 너무 행사 위주로 가는 거 아니냐. 평소 실천이 미약한 거 아니냐”라는 것이다. 6.15-10.4 실천기간 중 6.15남측위는 어떻게 실천해나갈 것인가?

매년 6.15, 10.4 때 돼서 행사 한 번 하고 마는 것이냐는 지적들이 있는데, 실제로는 지역과 부문에서 일상적인 실천 활동들이 있다. 그런데 그게 다만 6.15남측위 이름으로 하느냐의 문제이지, 현장에서 실천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러나 그것이 부족했다면, 힘을 내야 될 것이다. 6.15남측위 이름으로 각 부문과 지역에서, 전국적 차원에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는 이미 논의되고 있지만, 6.15행사를 끝마쳤으니만큼 바로 이런저런 기획들이 마련되리라고 본다.

□ 올해 3월 한 차례 6.15공동위원장단 회의가 있었을 뿐인데, 향후 남북 접촉이나 공동회의가 예정된 것이 있나?

■ 전망키로는 10.4 때는 위원장단 회의가 됐든, 공동행사가 됐든 해야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 방북이 불허되는 상황이라서 그렇기는 하지만, 그 전에 부문간 접촉은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저희들이 예정하는 것은 10.4정도, 그때가 공동행사 내지는 위원장단 회의 등 무언가 이뤄지지 않을 것인지 생각해 본다.

한미동맹 궁극적 목표, “한미동맹 필요없는 상황 만드는 것”

▲ 조성우 기획단장은 최근 한반도 상황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사진 - 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이번 6.15실천대회를 총괄 지휘했는데, 오랜 기간 통일운동을 해온 입장에서 개인적인 소회는?

■ 한.미 정상회담이 이뤄지고, 공동합의문까지 나오고 했는데, 우선 “북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싶어 한다. 기본이 핵무기 보유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백약이 무효다. 따라서 갖지 못하도록 제재를 해야 한다” 이건 대단히 잘못됐고, 위험한 판단이라고 본다.

핵무기를 왜 가지려고 하냐면 그들이 위태롭다고 판단하니까 지금 핵무기 개발하고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확보한다. 이게 다 본인이, 당사자가 위험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되는 일이기 때문에 그 원인을 제거하면 된다.

오늘 오바마 대통령이 ‘잘못된 행동’을 언급했는데, 국제사회에서 옳고 그름의 문제로 보게 되면 상당히 위험할 수 있다. 다 나름의 국가들이 자기의 입장에서 정오(正誤)의 문제로 따지면 안 되는 것 아닌가. 상식적인 것인데 이것이 왜 유독 북에 관해서는 잘못된 행동으로 규정하는 것인지부터 접근이 잘못됐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6.15부터 10.4까지 실천 내용 중에 한.미 정상회담 내용에 대한 규정도 상당히 포함될 것이라고 본다.

남쪽의 핵우산, 심지어 핵무장론까지도 나오고 있는 터인데 양쪽이 서로 핵무기 개발해서 좁은 땅덩이에 핵무기를 왕창 쌓아놓으면, 그거 정말 위험하다. 더군다나 그로 인해 일본이 핵무장한다, 이것은 갈 길이 아니다. 이것은 아주 초보적인 이해만 있어도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닌데, 안 되는 길을 가려 하고, 이미 가고 있다.

그래서 6.15대회 때도 그런 이야기를 했지만, 정말 간곡하게 비상시국회의 이름으로 미국 대사를 통해서 정상회담 전인 9일 문건화해서 저희들의 입장을 전달했다.

그러나 다시 한번 근본적인 문제를 짚어보고 어쨌든지 대화와 평화로운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생각을 해야지, 서로 증폭되는 제재와 반발의 악순환, 이렇게 해서는 도대체 누구를 위해서 그러는 것인지, 어떤 결과가 있을 것인지에 대한 심각한 검토들을 해야 되는 게 아닌지 생각한다.

한미동맹의 궁극적 목적은 한미동맹이 필요없는 상황을 만드는 것 아닌가? 한미동맹이 필요없는 상황은 한반도에 안정적인 평화체제가 구축이 되면, 굳이 외국과 군사적 동맹을 맺을 이유가 없을 것이다. 아주 기본적인 것인데, 지금 위험스러운 길로 치닫고 있다.

여기에 대해서 국민들이 판단할 것이고, 그 길로 가게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더 상황이 악화되기 전에 이명박 정부가 전체 국정기조, 특히 대북정책의 확실한 전환이 이뤄져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

□ 최근 실천연대와 범민련이 사법처리 되고, 민간 차원의 방북이 차단되고, 6.15대회 당일 행진이 불허 되는 등 통일운동 상황이 바뀌었다. 이 같은 상황을 어떻게 돌파해야 하나?

■ 따로 있지 않다. 저희들 나름대로 저희들 주장을 국민들과 함께 확인하고, 확인된 내용들을 실천에 옮겨가기 위해 행동을 한다. 통일운동이 편할 때 있었나 싶지만, 상대적으로 어렵다고 해서 통일운동이 위축되거나 후퇴하는 일은 전혀 없을 것이다.

□ 경찰이 가두행진 불허 방침을 내렸는데, 주최 측에서 행진을 포기한 것인가?

■ 조직위는 야4당과 6.15남측위가 함께 꾸렸는데, 일단 당의 입장들이 일부 행진 나가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의견들이 있었고, 정부가 끝까지 불허한다고 했을 때 6.15남측위 입장에서, 이제까지 6.15남측위는 한 번도 실정법을 어기면서 뭔가를 해 오지 않았다.

왜냐하면 6.15남측위를 구성하는 7대 종단서부터 시민사회 등 다양한 구성들이, 그 의견들이 다 만날 때 한 발자국 나간 것이지, 6.15남측위만 따로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고민들을 많이 했다. 조직위에서 안 된다면 6.15남측위 차원에서도 '6.15가 심각하게 흔들린 상황이니만큼 강력한 의지를 천명할 필요 있지 않느냐'는 의견이 상당히 강하게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단은 불허조치에 대해 규탄하고 행진은 6.15남측위 차원에서는 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했다.

□ 최근 야당과 시민사회의 강력한 반대와 규탄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전환시켜낼 만한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데, 달리 대책이 없나?

■ 그냥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국민들이 각계 상황들을 정확하게 보고 있다. 기조의 변화 없이 강행되게 될 때 아마 심각한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6.15남측위가 의도하느냐 의도하지 않느냐를 떠나서 이명박 정부가 대단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빨리 전환을 해야 한다.

“내부의 소통 위해 좀 더 노력해야”

▲ '내부 소통'과 '운동하는 사람의 품성'을 강조한 조성우 기획단장. [사진 - 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기획단장으로서 개인적인 소회는?

■ 올해 6.15 기념행사를 따로 하게 돼서 ‘밋밋하게 하던 행사 또 하나’ 걱정 아닌 걱정도 있었고, 우여곡절도 있었으나 우리가 다 확인할 수 있었듯이 그래도 한 발자국씩 앞으로 나아간다.

어려움이 있더라도 이렇게 모아지는 힘과 정성들, 생각들이 느껴지니까. 그 점에서는 참 낙관한다. 이후 운동의 전망을 아주 즐겁게 낙관하고, 지금 있는 다소의 이런저런 논란들은 내부에서 정리를 하고, 비 온 뒤에 땅이 굳듯이 전진을 위한 진통으로 생각한다.

□ 매번 논란의 중심에 서 있고 6.15남측위 내부 소통도 원활치 않은 척박한 상황이라 개인적으로 어렵지 않나?

■ 제가 부족해서 그런 것이다. 겸양으로 하는 말이 아니고, 제 몫이 내부의 소통을 위해 좀 더 노력해야 되지 않나, 좀 더 많은 분들과 의견도 나누고, 생각들도 넓혀 나가고 그래야 되겠다.

운동이란 게 개인 차원에서 보면, 자꾸 풍성해져야 되는데, 치열하게 운동을 고민하고 실천하는 사람일수록 오히려 더 각박해질 수 있는 위험이 있다. 너나없이 그런 위험들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우선 저부터 더 넉넉해지고, 그야말로 운동하는 사람으로서의 품성을 자꾸 더 쌓아나가야 한다.

이번 이런저런 일도 기획단장을 맡은 죄가 있으니, 수습할 때까지 다 해내야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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