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13일 외무성 성명(6.13성명)을 통해 “핵포기란 절대로, 철두철미 있을 수 없는 일로 되었다”면서, 첫째 플루토늄 전량 무기화, 둘째 우라늄 농축작업 착수, 셋째 봉쇄시 전쟁행위 간주 등 3가지를 선언했습니다.

이는 미국이 주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2차 핵실험에 대해 ‘결의 1874호’를 채택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곧바로 나온 조치입니다.

그리고 북한의 6.13성명이 나가자, 그간 북한의 입장을 대변해 온 재일 <조선신보>는 “국내(북한내) 여론의 동향을 감안한다면 오늘의 대결전에서 조선(북한)이 먼저 퇴보의 첫걸음을 떼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못박아 사실상 퇴로를 막았습니다.

북미관계가 서로 마주 보고 달리는 기관차와 같습니다. 하나의 궤도에서 마주 보고 달리는 기관차의 충돌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도는 두 기관차 모두를 세우는 것뿐입니다. 이는 어느 한쪽이 스스로 제어장치를 작동함으로써 가능합니다.

‘빈말하지 않는’ 북한은 위 3개의 선언을 고수할 것입니다. 북한의 말마따나 인공위성 발사는 우주이용 권리이며 핵실험은 그 어떤 국제법에도 저촉되지 않는 자위적 조치일 뿐이기에, 북한이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에 순응할 아무런 이유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번 6.13성명에는 미국에게는 아픈 게 들어있습니다. 다름아닌 우라늄 농축작업을 통한 핵무기 보유입니다. 우라늄 농축 기술을 이용하면 △소량의 우라늄으로 여러 개의 핵무기를 손쉽게 제조할 수 있고 △핵실험을 하지 않아도 되기에 핵무기 제조를 외부에서 포착하기가 힘들고, 따라서 △비밀리에 만들어진 무기급 핵물질이 외부에 유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북한이 미국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린 건 분명해 보입니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대 ‘북한의 우라늄 농축을 통한 핵무기 제조’

자, 어느 쪽에게 더 치명적일까요? 치명상을 입는 쪽이 그 전에 먼저 제동장치를 작동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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