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야4당과 6.15남측위원회가 공동주최하는 ‘6.15공동선언 9주년 범국민실천대회'에 참석의사를 밝혔던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가 야당과 시민사회단체 반발로 기존 입장을 번복,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안상수 의원실 관계자는 12일 <통일뉴스>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6.15 남측위 내부에서 진보연대나 민주노동당의 반대가 너무 심하다"면서 "시국도 어수선한데 불상사라도 일어날 수 있어 의원님이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조성우 범국민실천대회 준비위 기획단장은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가 행사장에 오는 것을 취소했다고 전해왔다"고 확인하고 "따라서 내일 아침 야 4당과의 만남이 의미가 없어졌고 6.15남측위 운영위 소집도 불필요하게 됐다"며 "예정된 일정대로 야4당 대표가 축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6.15남측위'는 한나라당의 '6.15행사' 참석을 추진해왔으며, 11일 안 원내대표측이 참가의사를 밝혀와 12일 오전 상임운영위원회를 개최해 안 원내대표의 참석을 수용키로 결정한 바 있다.

한나라당의 6.15행사 참석을 반대해왔던 야당과 시민사회단체는 한나라당이 애초부터 6.15공동선언 실천의지가 없음을 스스로 드러낸 것이라는 반응이다.

민주노동당 이영순 자주평화통일위원장은 "한나라당이 6.15, 10.4선언을 이행할 의지가 눈곱만큼도 없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라며 "아니면 말지 하는 식으로 아무런 사과 없이 내부 분란만 일으켜 놓고 일방 통보하는 것은 오만불순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한국진보연대 이강실 상임공동대표도 "행사 참석하기 전에 6.15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 그러니까 이제서야 불참을 결정한 것"이라며 "한나라당은 6.15선언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도 하지 않고 대결적 대북정책을 바꾸려고 참가한 것이 아니었다"고 평했다.

당초 계획대로 한나라당 참석 없이 야4당과 6.15남측위가 공동 주최로 이번 행사가 진행되지만, 내부 반발을 무릅쓰고 행사조직위의 공식 결정 없이 한나라당 참석을 발표한 '6.15남측위'는 향후 비판을 피하지 못할 것을 보인다.

이강실 대표는 "이번 계기를 통해서, 6.15남측위가 더욱 더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구조로 성숙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