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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들, 구 전남도청 앞에서 오열5.18 29주년, '구 도청 원형보존' 촉구 합동추모제 거행
광주=고성진.이계환 기자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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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9.05.17  10:4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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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10시 구 전남도청에서 열린  '5.18민중항쟁 제29주년 추모제'에서 유가족들이 '꽃상여'에 헌화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우리는 학살자들이 국가권력을 강점하고 전국의 전투경찰을 모아 5.18 구 묘지를 첩첩으로 막을 때도 추모제는 한 번도 장소를 옮기거나 포기해 본적이 없었습니다."

5.18민주화운동 희생자들의 위패가 망월동 묘지가 아닌 옛 전남도청 별관 앞에 놓여졌다. '역사의 현장'이 철거 위기에 놓여 졌기 때문이다.

'5.18민주유공자유족회(5.18유족회)'는 '5.18민중항쟁 제29주년 기념행사위원회(5.18행사위)'와 함께 17일 오전 10시, 광주광역시 구 전남도청에서 연 '5.18민중항쟁 제29주년 추모제'는 유가족들의 오열로 '눈물바다'가 됐다.

문건양 5.18민주유공자유족회 부회장은 유가족들을 대신한 인사말에서 "이번만큼은 부모형제의 무덤을 떠나 이곳 옛 전남도청에서 추모제를 지내게 되었다"면서 "우리들의 심정이 얼마나 간절하고 절박한 것인지를 표현하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눈물을 흘리는 유가족.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그는 "옛 전남도청 별관! 5.18의 유일한 원형사적지, 광주의 상징, 한국 민주화의 성지인 이곳을 허물어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출입구를 만들 수는 없다"며 "우리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공사를 방해하려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식들의 죽음과 광주시민의 민주화를 향한 지난했던 투쟁과 열망의 역사가 고스란히 스며있는 옛 전남도청 별관의 보존을 주장하는 것"이라고 알렸다.

이어 "추진단이 말하는 것처럼 공사가 중단되거나 우리의 농성 때문에 공사가 차질을 빚고 있지 않다는 것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공사는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확인될 것"이라면서 "뿐만 아니라 부분 설계변경으로도 얼마든지 도청의 보존과 공사의 차질없는 추진은 가능한 일"이라고 철거 반대 의사를 거듭 밝혔다.

안성례 5.18행사위원장도 추모사를 통해 "지금 문화전당 건립과 도청문제도 대화와 타협으로 풀어 가야 하는데 '절대 안된다'라는 대전제는 민주주의 다양성의 일치를 무시한 처사이며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라며 "우리는 민중항쟁의 역사적 현장인 도청이 존폐위기에 놓인 이 현실을 통탄할 수밖에 없다"고 애석해했다.

이날 추모제는 100여 명의 5.18희생자 유족들이 자리에 참석한 가운데,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유족들은 구 전남도청의 철거 반대를 염원하며 추모제가 진행되는 내내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앞서 금남로4가 4거리에서 '옛 전남도청 보존을 위한 희생자 위패 상여 행진'을 진행했다. 유족 일부는 상여가 전남도청 앞에 멈추자 고인들의 이름을 부르며 오열하기도 했다.

   
▲이날 '5.18민중항쟁 제29주년 추모제'는 구 전남도청 앞에서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추모식장 한켠에 놓여진 상여를 끌어안으며 꽃을 꽂는 유가족들의 눈에는 쉼없이 눈물이 맺혔다.

유가족 김순심(71) 싸는 "전남도청 건물을 이렇게 쉽게 철거하겠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면서 "이곳이 어떤 곳이냐"고 눈시울을 붉혔다.

김금례(72) 씨도 "아들이 부모가 살아 있는데도 민주주의 운동하다가 죽었다"며 "이 곳마저 없어지면 아들을 잃은 어미의 마음은 어디서 위로를 받나"고 도청 건물 철거를 반대했다.

추모제에는 문건양 5.18민주유공자유족회 부회장, 신경진 5.18민주화운동부상자 회장, 이귀복 5.18민주유공자유족회 이사 등을 비롯 장갑수 광주지방보훈청장, 안성례 5.18행사위원장,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 진관스님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유가족들은 추모행사 전 금남로에서 구 전남도청까지 행진을 진행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미니 인터뷰> “도청과 아시아문화전당 공존할 수 있다”
구(旧) 도청 철거 반대투쟁에 앞장선 강구영 대변인

다음은 (사)5.18민주유공자유족회와 (사)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에서 구 도청 철거를 반대하는데 앞장서서 그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는 강구영(48) 씨와의 미니 인터뷰다.

□ 망월동이 아닌 구 도청에서 5.18영령들의 추모제를 하게 된 이유는?

   
▲강구영 대변인. [사진-통일뉴스 이계횐 기자]
■ 80년 5월이 29년이 지났다. 추모제가 망월동이 아닌 오늘 처음으로 구 도청에서 열렸다. 도청 철거를 못하게 사수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추모제가 구 도청에서 하게 된 것은 가슴 아픈 일이고 비통한 일이다. 80년 5.18 영령들이 망월동 묘역에 계심에도 불구하고 평안하게 모시지 못하고 이곳 도청에서 모여서 추모제를 하는 현실이 기막히다. 돌아가신 영령들을 뵐 면목이 없다. 절박한 심정으로 추모제를 하게 된 것이다.

□ 도청 철거를 둘러싸고 찬반이 있다.

■ 구 도청은 과거 신군부 학살에 맞서 싸운 신성한 장소다. 그런데 정부에서 이를 철거하거나 아시아문화전당의 출입구 정도로 하려고 한다. 80년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산 역사인 도청이 보존되어야 한다. 그런데 문광부가 도청 철거문제를 아집을 갖고 홍보하고 있다. 우리는 정부가 주장하는 아시아문화전당 건립을 반대하는 게 아니다. 우리는 도청의 역사적 가치도 살리고 아시아문화전당의 현실적 가치도 살려 공존하고 상생하자는 것이다. 아직 시간도 있다. 얼마든지 공존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나올 수 있다.

□ 도청 어디를 철거하는 것인가?

■ 5.18을 겪은 도청에는 사적지가 8군데가 있다. 정부는 7군데는 남고 1군데만 철거한다고 하는데 그 1군데가 바로 도청별관이다. 도청에서 핵심은 별관이다. 도청별관이란 다름아닌 5.18때 시민군이 마지막까지 항거한 곳이다. 우리가 보통 5.18항쟁이라고 얘기하면 도청별관을 뜻한다.

□ 오전 추모식에서 유력인사들이 안 보였다.

■ 자치단체장과 책임 있는 분들이 참석하지 않았다. 오늘은 추모제다. 못 올 이유가 없다. 5월 영령들을 추모하는데 망월동이든 도청이든 장소를 따져서는 안 된다. 고인의 뜻을 기리면 된다. 추모제를 정치적으로 따지면 안 되는데 그런 분들이 정치적으로 봐서 오늘 추모제에 안온 것 같다.

□ 정치적이란 게 무슨 뜻인가?

■ 도청에서 추모제를 하니까 그 분들이 추모제에 참석하면 도청철거를 반대하는 것으로 비쳐질까 우려한 듯하다.

□ 도청철거 문제가 국민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다.

■ 그렇다. 문광부는 월등한 홍보력으로 하는데 우리는 부족하다. 한편으로는 오월단체가 국제사회에 호소하는 게 필요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시민과 국민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방법을 써야 한다. 외국의 경우 역사적 유적은 그게 명예롭던 치욕적이든 간에 보존하고 있다. 독일을 보면 나치 때의 사적지도 그렇다. 하물며 도청은 광주항쟁의 산 증인이자 민주화의 성지다. 도청이 보존돼 5.18광주정신인 민주, 인권, 평화가 보존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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