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로켓 발사 제재와 관련하여 유엔 안보리에서 의장성명에 적극적으로 동참한 미국의 결정이 '정치적 리더십'이 완전하게 확립되지 않은 오바마 정부의 실수였다는 대북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 백학순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22일 오전, 포럼에서 북한 로켓 발사 이후 북미관계를 전망했다. [사진-통일뉴스 고성진 기자]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22일 오전 7시 30분, 서울 명동 세종호텔에서 열린 흥사단 통일포럼에서 "오바마 정부는 이번에 북한의 비핵화를 정책목표로 공언하면서도 북한 로켓발사관련 제재와 관련하여 유엔 안보리에서 '비핵화'가 아닌 '비확산'을 위한 정책수단을 사용했다"며 '정치적 리더십'의 부재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백학순 수석연구위원은 "이번 로켓 발사는 북한이 강성대국을 열기 위한 제2천리마 운동의 시작을 축하하는 내부의 필요성과 미국의 대북정책이 부재한 상황이 겹쳐서 발생했다"면서 오바마 정부가 정권 교체기에서 '대북 관계 구조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금 (미국) 워싱턴에서는 클린턴 식(대북정책)이냐, 부시 식(대북정책)이냐는 부딪힘이 있으며, 그보다 중요한 것은 (선거) 캠페인 때부터 약속한 오바마 정부의 대북정책 목표를 직접적으로 실천하고 나아가는 '정치적 리더십'이 아직 확보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유엔 안보리 제재와 관련 "지금 오바마 정부에는 정치적 리더십을 확보하고 비확산 레짐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줄인다는 방향이 서 있는데 이것이 완전하게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워싱턴에서 이런 싸움이 일어나고, 유엔에서 그런 모습까지 보여주는 방향으로 연결됐다"며 "오바마 정부가 실수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실적으로 실효성은 없지만 레토릭만 강한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의 산출은 오바마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혼란과 혼선이 워싱턴에 존재함을 시사해 준다"며 "대북 정책목표는 '비핵화'지만, 현실적으로 이것을 달성하는데 있어서의 어려움으로 그동안 쌓인 '피로감'의 누적이 미친 영향"이라고 봤다.

백 수석연구위원은 오바마 정부의 정치적 리더십이 확보되지 않고 있는 이유에 대해 "아직도 대북정책 검토가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러니까 아직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객관적 상황"이라고 봤다.

다음으로 "북한과 소통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이유로 들며 "북한과 만나서 '미국의 정책이 이것이다'라는 소통이 있어야만 (양 국의)권한과 역할이 제대로 발휘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 이날 조찬포럼은 흥사단 민족통일운동본부 주최로 50여 명의 회원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사진-통일뉴스 고성진 기자]

백 수석연구위원은 또 6자회담 재개 여부와 관련 "6자회담은 여러 참여 회원국들의 공통이익이 있고 미국으로서도 비용 분담시켜야 할 부분이 있고, 북한도 미국과 이 문제를 해결하기만은 어렵기 때문에 계속 유지될 것"이라며 "그러나 당장은 쉽게 열릴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바라봤다.

그는 14일 발표한 북한 외무성 성명을 언급하며 "6자회담 진행방식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6자회담 틀 내에서 북미 양자회담의 선차적, 중심적 역할이 더욱 커지고 양자회담의 문제 해결적 능력이 더욱 뚜렷해질 것이며, 6자회담은 비용분담의 틀로서의 역할에 더욱 치중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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