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오전 11시 청운동 사무소 앞에서 등록금 인하 및 청년실업 해결을 위한 전국 대학생 대표자들의 삭발식에 참가한 50여 명의 대학생들이 무더기로 연행됐다.[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경찰에 연행되어 버스로 이송되는 부산대학교 부총학생회장.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등록금 인하 및 청년실업 해결을 위한 전국 대학생 대표자들의 삭발식에 참가한 50여 명의 대학생들이 무더기로 연행됐다. 삭발식을 마친 대학생 대표자들은 물론, 눈물을 흘리며 지켜보고 있던 대학생들까지 무차별적으로 연행해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10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청운동 동사무소 앞에서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소속 80여 명의 대학생들은 등록금 문제와 청년실업문제 해결을 알리는 농성단 선포 기자회견에 이어 전국에서 모인 대학생 대표자들의 삭발식을 잇달아 진행했다.

경찰은 삭발식을 "신고되지 않은 집회"라고 규정하며 3차 해산명령 뒤 곧바로 경찰버스 3대를 인도에 붙이고 대학생들을 연행했다. 낮 12시 5분, 삭발식은 정리 발언만을 남겨둔 상태였다.

삭발식이 진행되면서 곳곳에서 들렸던 울음소리가 비명소리로 변했고, 이 일대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삭발을 다 끝마치지 못한 대학생 대표자들은 물론, 이에 항의하던 대학생들까지 대규모 연행이 이뤄졌다.

▲ 현장 밖으로 빠져나가려는 대학생을 건물 구석까지 따라가서 연행하는 경찰들.[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경찰은 심지어 현장을 줄지어 빠져 나가려는 대학생들까지 막아서며 강제 연행을 이어갔다. 50명에 가까운 대학생을 연행하는 데 걸린 시간은 1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경찰은 모두 49명이 연행됐다고 밝혔고, 여학생들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는 잘린 머리카락들과 삭발식을 하기 위해 놓인 의자들이 사방으로 흩어져 있었다. 대학생들이 연행과정에서 저항하다 떨어뜨린 것으로 보이는 신발, 안경들이 곳곳에서 눈에 띠었다.

연행을 지켜보던 한 여대생은 "등록금 문제와 청년실업 문제 해결을 위해 삭발까지 하면서 호소한 것인데, 도대체 무엇을 잘못한 것인지 모르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 "대학생 등록금 문제 해결하라!" 연행되는 버스 안에서 구호를 외치는 전남대학교 사범대학생회장.[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한대련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제는 이명박 대통령의 심판이 아니면 우리들의 미래는 더 이상 없다는 각오로 싸워나갈 것"이라며 오는 12일까지 3일간 전국 대학생 대표자 농성을 도심 곳곳에서 펼쳐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5월 1일과 2일, 대규모로 '전국대학생행동'을 개최해 대학생들의 목소리를 모아내 등록금 문제 및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알렸다.

그러나 전국 대학생들의 목소리를 결집시키는 자리에 참석한 이원기 한대련 의장을 비롯한 전국 대학생 대표자들이 무더기로 연행됨에 따라, 한대련의 향후 일정 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연행된 대학생들은 종로경찰서 등 인근 경찰서로 이송돼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위반 여부 조사를 받고 있다. 현장에 남아있던 5~6명의 대학생들은 일단 학교로 돌아가 후속조치를 세울 것이라고 알렸다.

▲대학생들은 '등록금 문제와 청년실업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삭발식을 진행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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