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한미군이 자체 홈페이지에 키리졸브/독수리연습 반대 집회 장소를 피해다닐 것을 주문하는 공문을 게시했다. [화면캡쳐-주한미군 홈페이지]

미군이 한.미연합 '키리졸브/독수리연습'에 대해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주한미군이 소속 미군들에게 서울 도심에서 진행되는 한.미군사연습 반대집회가 열리는 장소를 피할 것을 주문하는 공문을 하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한미군 홈페이지(http://www.usfk.mil/usfk)에 따르면, '대규모 집회에 대한 주한미군 보호 권고'라는 제목의 공문(FP Advisory #09-07)을 통해 14일 '키리졸브/독수리연습' 반대 집회가 열리는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인근 지역에 대한 접근을 피하라고 지시했다.

주한미군은 "14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한국 전쟁기념관(용산미군기지 5번 게이트-10번 게이트) 앞에서 700여명이 참가하는 한.미연합 '키리졸브/독수리'연습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린다"고 공지했다.

이어 "모든 개개인의 미군들은 이 시간에 이 지역 가까이로 향하는 대중교통 수단을 포함해서 이 지역으로의 접근을 피해야 한다"며 "개인적 안전을 확보하는 것뿐만 아니라 언론의 관심을 방지하기 위해서 집회 참가자와의 마주치는 일을 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이번 집회가 평화적으로 마무리되기를 기대하지만, 우발적인 폭력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같은 미군의 조치는 최근 '키리졸브/독수리연습'에 대해 '북침전쟁연습'이라며 반발하고 있는 북한을 비롯해, 한반도 전쟁위기 고조를 우려하는 한국 시민사회의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키리졸브/독수리연습'이 공식 시작된 지난 9일 월터 샤프 주한미군 사령관은 이례적으로 입장발표문을 발표하고 "이 연습은 매년 거의 비슷한 시기에 실시되는 연례연습으로 어떠한 정치적 상황과도 연관되어 있지 않다"고 밝히기도 했다.

14일 용산 집회는 한국진보연대, 평통사, 민주노총, 다함께, 민주노동당, 한대련 등 각계 시민사회.학생단체들의 공동주최로 진행된다.

유영재 평통사 미군문제팀장은 이같은 주한미군의 반응에 대해 “민감한 사안이 있을 때마다 이런 명령을 하달해왔다”며 “예전보다 훨씬 광범위하고 다양하게 군사연습에 대한 항의가 제기되니까 미군들이 부담스러워 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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