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서울 용산 국방부 앞에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美MD 체제 편입'을 우려하며 '한국의 MD추진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한국군은 2012년까지 북한의 미사일 탐지.요격을 목적으로 '탄도유도탄 작전통제소(AMD-Cell)'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두고 '한국형 MD(미사일 방어)'가 미국이 주도하는 MD체계에 편입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일단, 국방부측은 미국 MD체계 편입을 부정하고 있다. 한.미동맹과 한반도 안보 상황, 예산 소요 등을 고려해 국가전략 차원에서 검토가 필요한 사항이라는 입장이다.

주한미군과 연동시킨 이후, 美 MD체제에 편입될 듯

한 군사전문가는 "작전통제소 구축되면 미국MD와 연동은 되더라도 직접적인 편입으로는 보기 어렵다"면서도 "그러나 이후 변형될 수는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국방부가 구매할 예정인 'X-밴드 레이더(조기경보레이더)'에 대해 "미국이 MD를 주도하면 하위국이 검토하게 되는 것"이라며 "미국이 동유럽에 이것을 배치하려다가 러시아와 마찰이 생긴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형 MD'가 주한미군이 운용하고 있는 MD체계와 연동될 것이라는 점은 국방부도 인정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군 관계자는 "작전통제사가 구축되면 현재 탄도유도탄 방어.요격작전을 위해 단독으로 운영 중인 주한미군 TMO-Cell과도 연동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한국군이 조기경보레이더를 도입하더라도 정확한 요격을 위해서는 미국의 조기경보위성 등의 협조를 받아야 한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어, 애초부터 독립적인 '한국형 MD'는 불가능한 측면이 있다.

일례로 한국군의 RAWS(방공경보체계) 역시 주한미군의 정보를 받아 탄도미사일에 대한 항적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MD관련 무기도입 추진 방향이 한반도를 벗어나 중국을 겨냥하는 미국 MD체계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국군이 2011년까지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도록 철매-Ⅱ의 성능을 개량하고, 이지스함에서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SM-6 미사일을 확보하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AMD '작전통제소'는 공군이 맡고
한국 공군은 美공군이 작전통제권을 갖고...

더욱 우려되는 부분은 탄도유도탄 지휘통제소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이후에도 여전히 미공군의 작전통제권이 유지되는 공군이 맡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은 17일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군 AMD-Cell이 한국 공군의 작전통제권을 행사하는 미 7공군 사령관의 통제를 받게 되어 주한미군 TMO-Cell의 하부체계로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한미군 7 공군 TMO-Cell은 미국 MD 체계를 지휘.통제하는 미 본토 14 공군과 연동되고, 전 세계 모든 항공, 우주 자산들과 연동된다"며 "따라서, 한국군 AMD-Cell 구축은 미국의 범세계 MD 체계의 하부 체계로 전면 복속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한국의 MD가 미국 MD와 전면 통합되어야 한다는 압력을 공공연히 해왔다. 버웰 벨 전 한미연합사령관은 지난 2007년 3월 미 하원 군사위원회에서 "한국은 미국 (MD) 체계와 전면 통합 가능한 자체 TMD 체계를 구입,배치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벨 사령관은 또 같은 해 10월 미 합참지 인터뷰를 통해 "북한 탄도 미사일이 한국 작전전구를 지나 일본 혹은 태평양을 날아갈 경우에 빈틈없이 작동하고 일치된 체계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 부분은 미국이나 일본으로 향하는 미사일에 대해 한국의 MD체계의 역할을 강조한 부분으로 미국, 일본 주도의 동북아 MD체계에 한국을 편입시키려는 미국의 강한 의도로 해석된다.

김종대 군사전문가는 "작년 초부터 미국이 한국을 계속 설득해왔다"며 "한국이 MD를 본격적으로 해야 효율적으로 미국MD와 통합되는데, 한국이 그것을 안 한다고 경고한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미국은 오바마 정부가 들어서면서 부시 정부가 추진했던 동유럽 'MD체계'에 대해 재검토 의사를 밝히고 있는 등 MD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높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MD체계 추진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동북아 MD체계의 필요성은 여전히 살아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