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보도된 내용에 대해서 그것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를 현재 갖고 있지 않습니다.”

12일 오전 10시 30분 통일부 김호년 대변인은 일일브리핑에서 최근 북한군 인사와 관련한 무성한 분석들에 대해 북측 공식발표 외에 “정부로서는 관련 동향을 계속 주시해 나가겠지만 내부 문제에 대해서 우리정부가 이렇다 저렇다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1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회’와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 김정일 명의로 “조선인민군 차수 김영춘동지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회 인민무력부장으로 임명한다”는 점과 “조선인민군 대장 리영호동지를 조선인민군 총참모장으로 임명한다”는 점을 발표했다.

북한 헌법상의 최고 군사기구인 국방위원회와 당의 군사부문 책임단위인 당중앙군사위원회의 위원장 명의로 김정일 위원장이 인민무력부장과 총참모장을 임명한 것이다. 국방연구원 차두현 안보전략연구센터 연구실장은 “김정일 위원장이 건강하고 군부 인사를 이상없이 다 하고 있다는 것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것이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일각에서는 ‘국방위원회 인민무력부장’이란 표현을 두고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만 통일부가 배포한 2009년 북한 권력기구도에도 인민무력부와 국가안전보위부는 국방위원회 산하조직으로 위치지워져 있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남북한관계연구실장은 “2004년 4월 7일 ‘전시사업세칙’을 조선노동당중앙군사위원회 지시형식으로 대내용으로 발표하는데, 이 문건에 보면 ‘조선노동당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 김정일’이라는 직책이 나오고 ‘국방위원회 인민무력부’라는 명칭이 나온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물러난 김일철 인민무력부장과 김격식 총참모장의 거취에 대해서는 보도되지 않았다. 김일철은 2000년 9월부터 인민무력부장을 맡아왔으며, 76세(일설에서는 79세) 고령에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수행횟수가 2007년 13회에서 2008년 2회로 격감해 교체가 점쳐지기도 했지만, 김격식은 2007년 4월 총참모장에 임명됐고 69세(일설에는 65세)에 불과해 인사배경에 궁금증이 남는다.

김영춘(73) 신임 인민무력부장은 95년 10월 인민군 차수이자 인민군 총참모장에 임명됐고, 2007년 4월부터 국방위원회 부위원장까지 겸직하게 된 군 핵심인사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책기관 연구위원은 “그간 선군정치를 강조해왔지만 인민무력부가 총참모부에 비해 후방지원이나 관리운영만 하는 것으로 비쳐졌다”며 “김 위원장의 측근이자 총참모장 출신인 김영춘을 인민무력부장에 임명한 것은 인민무력부에 힘을 실어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한군 핵심요직인 평양방어사령관에서 승진한 리영호 신임 총참모장은 통일부가 발간하는 『2009 북한의 주요인물』에 이름이 오르지 않을 정도로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지만 2007년 인민군 창설 75주년 열병식에서 열병지휘관을 맡은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NLL 무효화 선언과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 준비 등 군사적 긴장상태가 전면화 되면서 실전에 밝은 작전통 인사들을 전면배치해 대남압박을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국방연구원 차두현 안보전략연구센터 연구실장은 “북한 군부 전체를 보아야지 개별 인물로 보아서는 안 된다”며 “북한군의 작전라인 교체는 이미 2007년부터 점진적으로 진행된 사안”이라고 말했다. 2007년부터 총참모부 작전국장이 리명수에서 김명국으로 교체됐고, 공군사령관이 오금철에서 이병철로 바뀌었으며, 2008년에는 해군사령관이 김윤심에서 정명도로 교체된 것으로 추측된다는 것.

차 실장은 “이번에 총참모장이 작전통으로 교체돼 작전라인이 완전히 다 바뀐 것”이라며 “리영호 신임 총참모장도 평양방어사령관을 했으니까 김정일 위원장의 심정을 잘 아는 인사이므로 일사분란한 작전태세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번 인사로 북한군은 지난 2007년 와병중인 조명록 총정치국장을 대행하는 김정각 총정치국 제1부국장을 임명한데 이어 인민무력부장과 총참모장 등 3대 요직을 모두 새롭게 정비했다.

한편 이번 북한군 인사이동에 대해 북한의 후계구도에 대해 연구해온 세종연구소 정성장 실장은 “대남정책 관련 시각보다는 내부 요인이 더 중요한 것 아닌가 생각된다”며 “김영춘이 총참모장 시절 고영희 우상숭배에 앞장섰던 만큼 군부 실세 중에서 후계구도를 위해 발로 뛸 인물이 필요했을 수 있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고 해석했다.

11일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조선인민군 포병사령부관하 제681군부대 시찰 소식을 전하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회 인민무력부장인 조선인민군 김영춘차수, 조선인민군 총참모장인 조선인민군 리영호대장, 조선인민군 총정치국 1부총국장인 조선인민군 김정각대장, 조선인민군 현철해, 김명국, 리명수대장들을 비롯한 군대의 지휘성원들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김기남비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장성택, 박남기, 김양건부장들을 비롯한 사회의 책임간부들이 동행하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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