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은 남북 당국간 관계의 경색을 이유로 들어 민간차원의 공동행사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사업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평양에서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위원장 안경호, 6.15북측위)와 실무협의를 가진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상임대표 백낙청, 6.15남측위)측에 따르면, 북측은 남측이 제안한 3.1절 90주년, 늦봄 문익환 목사 방북 20주년 기념 남북공동행사 등에 대해 정세상 이유로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6.15남측위의 한 관계자는 10일 <통일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북은 현재 남북관계가 최악의 상태이고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 지 자신들도 장담할 수 없다고 본다는 것"이라며 "그런 정세하에서 3.1절 90주년 행사를 공동행사로 치르기 어렵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에 6.15남북위원회는 남북공동행사 대신 공동문건만 채택키로 했다.

6.15북측위는 또 고 문익환 목사 방북 20주년을 기념한 남북공동행사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고민 끝에 현 정세에서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이 남북공동행사들에 대해서 당국간 경색을 이유로 난색을 표함에 따라, 올해 민간차원의 남북공동행사가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 첫 해인 지난해에도 6.15남북위원회는 남북 관계 경색의 여파로 지난해 6.15 8주년 기념행사를 금강산에서 가진 이래, 8.15, 10.4 기념 공동행사를 개최하지 못 한데 이어 11월로 예정됐던 6.15민족공동위원회 공동위원장 회의마저 무산됐었다.

6.15남북위원회는 올 3월말이나 4월초께 6.15민족공동위원회 공동위원장 회의를 열어 6.15공동선언 발표 9주년 기념행사를 비롯한 올해 사업 전반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어서, 이명박 정부 집권 2년차인 올해 6.15-8.15-10.4 등 굵직한 기념행사들의 향배가 주목된다.

6.15남측위 관계자는 "올해가 6.15 9주년이 되는 해이고, 당국 관계가 어렵고, 남북관계가 대단히 긴장된 국면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민간이 남북관계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서 여러 가지 노력을 해야 되지 않겠나"라며 "남측의 입장은 6.15 행사를 포함해서 여러 가지 공동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되겠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6.15남측위가 제안한 대규모 공동행사가 정세상의 이유로 합의되지 못함으로써 당분간 남북 민간교류는 명맥은 유지하되 활발하게 진행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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