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매카나기 미대사 성명을 보고
-선의적이나 초점을 찌르지 않았다 -

매카나기 주한미대사는 금번 조인된 한미경제협정에 대한 혁신정당과 보수계 일부의 비난에 대해서 성명서를 발표하고『미국은 대한민국의 독립주권을 옹호하기 위한 확고한 공약을 하고 있으며 최선을 다하여 대한민국의 자립과 경제적 복지를 증진시킬 결의를 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제 삼조를 포함한 이번 협정의 모든 조항은 이 목적에 부합되는 것이라고 천명하였다.

매 대사(大使)가 새삼스럽게 강조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한국에 대한 미국의 원조와 우호정신을 의심하거나 불신하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과거에 있어서나 현재에 있어서나 금후에 있어서도 조금도 변함이 없었고 또 있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의 초점은 미국의 우호적 정신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나타나있는 사실과 그 효율에 있는 것이다. 미국의 대외원조정책의 근본목적은 대소반공정책의 일환을 이루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내경제문제 해결책의 일환도 이루고 있다는 데에 남북통일과 자립경제를 지향하고 있는 우리 한국의 특수적 현실과 부합되지 못하는 모순을 노정할 수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표면상으로는 경제제일주의를 내걸고 있으면서 아무런 대책도 계산도 없고 수원태세(받아들일 자세-편집자 주)도 갖추지 못하고 있는 장면 정권의 무능성과 병패성은 경제협정에 나타나있는 모순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이와 같은 우리나라의 특수사정을 충분히 통찰하여 경제협정을 보게 되었더라면 그전과 같은 비난이 일어날 리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장 정권을 민주적이고 건전한 정권으로 인정하고 신뢰한다고 하면서 금번 경제협정에 명시되어있는 바와 같이 과거 이승만 부패정권에 대한 규정보다도 더 개악된 규정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듯한 인상을 받게 하는 자기당착적인 처사를 과거 십여 년 간에 걸쳐 삼십 억불이라는 막대한 원조의결과가 오늘날과 같은 경제적 파탄을 초래하였다는 쓰라린 현실을 맛보고 있는 우리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으며 한․미우호관계를 위해서라도 심히 유감스러운 일이라 아니 할 수 없다.

그러므로 미국은 무능부패한 장면 정권에 영합함으로써 그 원조정책을 수행하려고 하는 태도를 버리고 진정코 주권을 옹호하고 자립과 경제적 복지를 증진시킬 수 있는 건설적인 실제적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며 장면 정권에 대한 엄정한 비판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것은 미국의 위신과 신뢰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건실한 한․미우호관계를 위해서도 절대적인 요건이라고 믿는 바이다. 만일 그렇지 않고 단순한 외교사(辭)적 성명에만 그치고 협정조문 수정을 거부하는 태도로 나온다면 미국에 대한 우리민족의 의혹을 풀 수는 없을 것이다. 협정에 대한 우리민족의 의혹과 비난은 결코 반미감정의 발로가 아니라 우리민족의 건실한 대미우호관계에 대한 절실한 요망이라는 것을 특히 강조한다.

(자료-민족일보 1961.2.17)

(자료-民族日報 196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