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지난 6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이후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와 남북화해 분위기에 맞춰 주한미군의 역할과 기능 등을 대대적으로 재편하는 작업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양국은 특히 미국정부의 이같은 방침에 따라 21일 서울에서 열릴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주한미군 지위변경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 한 고위 외교소식통은 13일 `미국은 남북정상회담 이후 급류를 타고 있는 남북화해 분위기등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와 관련, 주한미군 재편문제를 중심으로 정치.외교.군사적 측면에서 새로운 정책방향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면서 `남북한 화해.통일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주한미군을 철수하지 않는다는 방침에는 변화가 없으나 한반도 정세변화에 맞춰 주한미군의 위상과 역할을 대폭 바꾸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외교소식통은 `주한미군의 지위 변경및 재편작업은 다각적인 차원에서 추진될수있다`며 `남북한 관계가 실질적으로 화해.군축차원에서 진전되면 주한미군을 적대적인 차원에서 동북아 평화유지를 위한 평화유지군 형태로 지위가 변경될 수도 있으며 이에따른 주한미군의 재편작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주한미군의 한 당국자는 `해외주둔 미군지위에 관한 계획이나 안을 검토하는 것은 항상 있는 일`이라며 `미군측으로서는 6.15 남북공동선언을 예측하지 못했던 만큼 당황해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동북아 정세변화에 따른 주한미군 재편작업이 모색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 당국자는 이어 `남북관계 변화를 고려해볼 때 주한미군의 지위에 대한 재검토가 있을 것이라는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며 `이 문제는 이달중 있을 한미연례안보협의회에서 거론돼 양측간 의견조율이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미군당국은 특히 최근 남북한 관계가 화해와 대화분위기로 바뀌어 한반도를 둘러싼 냉전위기가 완화되면서 한국국민의 반미감정과 주한미군에 대한 적대감이 점차 증대되고 있는 점을 중시하고 있으며 이같은 적대감을 해소하기위해서도 주한미군의 재편및 기능변화가 불가피하다고 자체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그러나 태평양 지역에 10만명을 유지한다는 계획에는 아직 변화가 없다`고 덧붙였다.

주한미대사관의 고위관계자도 최근 한국 고위인사와 만나 한반도에 평화체제가 정착될 것에 대비, 주한미군을 어떠한 형태로 재편해야 하는지가 당면 최대과제중의 하나임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와이에 본부를 둔 미 태평양사령부는 현재 한국과 일본에 각각 3만7천여명과 4만7천여명의 미군을 주둔시키고 있으며 하와이와 괌 등지에도 일부 주둔시키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도 `현재 주한미군의 주둔명분은 북한의 남침방어`라며 `한반도에 평화체제가 정착되면 그 때가서 주한미군문제를 전반적으로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의 상황에서 주한미군 역할조정문제를 거론하게 되면 주한미군 철수 문제로 곧장 연결될 수 있다`고 경계했으나 미국정부측은 주한미군의 계속주둔을 전제로 지위변경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매월 11월 개최돼온 한미연례안보협의회는 올해의 경우, 11월 미국대선 일정 때문에 두달가량 앞당겨지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2000/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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