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관 기자(ckkim@tongilnews.com)


지난 14-16일 금강산에서 열린 `6.15 공동선언 발표 1돌 기념 민족통일대토론회(대토론회)`는 670여명의 남북, 해외의 각계, 각 단체의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여 분단의 세월을 넘어 대화의 마당을 펼쳤다.

남측 참가단의 경우 금강산 관광이나 몇차례 북한을 다녀오신 분들도 계셨지만 대부분 이번 대토론회 참석이 첫 번째 북한 방문이었다.

북녘 땅과 금강산, 북녘 동포들을 만난다는 설레이는 가슴을 안고 출발한 참가자들은 2박 3일간 새로운 만남과 새로운 경험을 안고 돌아왔다.

여기 그 중 독자들이 궁금해할 몇 가지를 옮겨본다.

▲ 참가단의 방앗간 `온정각 휴게소`

▶온정각 식당에서 15일 저녁 열린 부문별 대화 뒤 건배하고 있는
남북 청년학생 대표들 [사진 - 통일뉴스 송정미기자]

이번 행사는 장전항 숙소에서 항상 버스로 이동해 행사장으로 향하곤 했는데 그 과정에서 참새가 방앗간 들르듯 매번 멈추는 곳이 바로 현대측이 운영하는 온정각 휴게소다.
이곳에는 매점과 기념품 판매소, 식당, 금강산 문화회관, 현대 사무소 등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매점에서는 술과 음료, 빈대떡 등을 팔고 야외의 파라솔 밑에서 간단한 음식을 즐길 수 있는데 한국산 음료수들도 고루 갖춰져 있다.
15일 저녁 부문별 대화가 열린 짬에 푸짐한 술판이 벌어진 곳이 바로 이곳이다.

식당은 두 개의 출구가 있어 마치 별개로 이루어진 듯 하나 안에서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남측 참가단이 도착한 14일 저녁 북에서의 첫 식사를 이곳에서 했으며, 15일에는 부문별 대화의 장소로 쓰이기도 했다. 15일 저녁식사는 부문별 대화에 참여한 북측인사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

▶기념품 판매소 입구 음료 코너 모습. 남쪽의 음료와 캔맥주 등이 잘
갖춰져 있으며, 1달러짜리 즉석 아이스크림 `얼음보숭이`를 판매한다.
[사진 - 통일뉴스 송정미기자]

기념품 판매소는 매번 온정각 휴게소를 들를 때마다 남측 참가단들이 가장 즐겨찾는 곳이다. 간단한 기념품들과 주류 등을 판매하고 즉석 아이스크림도 인기있는 품목이었다.

금강산 관광 구역에서는 모두 달러를 사용하도록 되어있는데 설봉호 선상에서 환전이 가능하며 이곳에서는 한국돈도 부분적으로 통용되었다.

아이스크림과 기념손수건이 1달러, 옥팔지 20달러 등이었으며, 다양한 주류가 전시 판매되었다. 특히 주류는 `금술`의 경우 설봉호 선상에서는 60달러에 판매되고 있으나 이곳에서는 20달러에 구입할 수 있다. 많은 참가단들이 술을 비롯한 선물을 이곳에서 구입했다.

`금강산 문화회관`은 700여석의 좌석이 갖춰져 있으며 도착 첫날 남측 참가단 전원이 최초로 모여 실무접촉 경과보고와 이후 일정을 소개받았던 곳으로, 15일 모란봉 교예단의 공연을 남북참가단이 함께 관람한 곳이기도 하다.

▲ 문명의 이기 `핸드폰과 사진기`

북에서도 핸드폰을 사용할 수 있을까?

물론 사용할 수 없다. 기지국이 없기 때문이다. 배가 장전항에 도착하기 전 참가단은 모두 핸드폰을 프론트에 맡기도록 되어있다.

성능 좋은 핸드폰은 북측 경계선을 넘어서도 잘 터지고 보통 장전항 도착 한두시간 이전까지 통화가 가능하다.

기자도 돌아오는 길에 16일 오후 4시경에 출발한 설봉호 선상에서 5시 20분경 서울로 통화가 되어 기사를 송고할 수 있었다.

온정리에서 남측으로 긴급하게 연락하거나 기사를 송고하려면 온정각에 있는 현대 사무실의 협조를 받아야 한다. 국제전화는 물론 전화 모뎀을 통해 이메일을 이용할 수 있다. 사용료는 1분당 4달러 수준이고 이메일 전송은 불안정하고 속도도 느린 편이다.

기자가 365k 크기의 기사와 사진을 송고하는데 걸린 시간은 11분 정도였으며, 이는 평균 약  550bps 정도의 속도인 셈이다.

▶금강산 구룡연 산행에서 사진 촬영 중인 남측 참가단원
[사진 - 통일뉴스 송정미기자]

사진 촬영은 장전항 구역은 군사 항구인 관계로 엄격히 금지되어 있으며, 온정각 휴게소, 금강산 호텔, 금강산 산행 등에는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버스로 이동 중에는 사진 촬영이 금지된다. 기자라 하더라도 160mm 이상의 망원렌즈는 사용할 수 없다.

▲ 남북이 함께 보낸 갈채 `모란봉 교예단`

15일 대토론회를 마치고 오찬 연회와 문예공연을 관람한 참가단은 금강산 호텔에서 온정각 휴게소로 옮겨 남북 참가단이 함께 모란봉 교예단의 공연를 관람했다.

▶모란봉 교예단의 공연 모습. [사진 - 통일뉴스 송정미기자]

자료에 의하면 모란봉 교예단은 1962년 12월 김일성 주석의 지시로 창립되었으며 내각의 문화성 소속으로 운영되고 있고 40여명에 이르는 인민예술가, 공훈예술가를 포함하여 약 500여명의 단원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하며, 국제 대회에서 여러번 수상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공연장인 금강산 문화회관에는 남북측 사람들이 서로 어울려 공연을 관람했으며, 묘기가 펼쳐질 때마다 모두가 함께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교예단의 2인조 코믹 공연에서는 직접 관객들을 불러 올려 흥을 돋우기도 했는데 남측의 모 신문사 기자는 공받기 놀이에 무대로 초청받아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공연이 끝나고 모두가 기립하여 박수 갈채를 보내고 있다. 민가협 양심수 후원회
운영위원 이정규씨는 글썽이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사진 - 통일뉴스 송정미기자]

공연을 마치고 교예단이 작별 인사를 할 때 우렁찬 박수가 이어졌으며, 민가협 양심수 후원회 운영위원 이정규씨는 글썽이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 참가단의 숙소 `설봉호와 해금강 호텔`

남측 참가단의 2박 3일간의 여정에서 숙소는 바다에 떠있는 호텔 `해금강 호텔`과 참가단을 싣고온 배 `설봉호`였다.

현대측 자료에 따르면 설봉호와 해금강 호텔은 아래와 같다.

▶현대 설봉호 [출처-현대 금강산홈페이지] ▶해금강 호텔 [출처-현대 금강산홈페이지]

「현대설봉호는 1998년에 건조된 최신형 선박으로 길이 114.5미터, 폭 20미터, 시속 17.8노트의 9,258톤급으로 속초와 장전간을 3시간 30분만에 주파할 수 있다. 400명 수용규모의 객실 89개와 별도로 330개의 좌석을 갖추었다. 이 배는 승객 730명.승무원50명 등 최대 780명이 승선하며, 대형 식당과 디스코텍.가라오케.바.기념품점 등 각종 부대시설이 있다.」

「해상호텔 `호텔 해금강`은 한마디로 `바다 위에 떠있는 특급호텔`로 국내에는 처음 소개되는 최고급 숙박시설이다. 길이 89.2미터, 폭27.6미터의 지하2층.지상6층 규모로 160개의 객실에 최대 330명을 수용하며, 레스토랑.커피숍.라운지.바.디스코텍.가라오케.헬스클럽.기념품점 등을 갖추고 있다.」

▶단일기가 펄럭이는 설봉호 갑판 모습
[사진 - 통일뉴스 송정미기자]

남측 참가단은 두 곳에 나뉘어 방을 배정받았는데 해금강 호텔이 시설은 더 좋은 편이라는 평이 나왔다. 그러나 해금강 호텔의 경우, 낮선 사람과 함께 더블 침대에서 잠자리를 해야하는 어색함도 있었다.

두 숙소의 결정적인 차이는 설봉호에서는 밤에도 술을 판다는 점이다. 당연히 술 `조달`이 용이한 설봉호에서 늦게까지 술자리가 이어졌다.

금강산 관광객이 줄어들어 해금강 호텔은 인천항으로 철수 중인데 이번 행사를 위해 긴급하게 다시 접안시키고 가동시켰다고 한다. 안내원들도 대부분 철수한 상태였다.

▲ 북측의 정성 `금강산 려관 연회음식`

이번 대토론회 참가단은 현대측이 금강산 관광객에 준해서 제공한 식사로 매 끼를 해결했다. 진수성찬까지는 아니어도 그런대로 먹는 문제에 그리 큰 불편함은 없었다.

▶금강산 호텔 야외 연회장에서 남북 참가단들이 건배하고 있는 모습.
북측이 준비한 음식과 술이 가득하다. [사진 - 통일뉴스 송정미기자]

15일 대토론회를 마치고 북측이 마련한 오찬 연회에서 참가단은 처음으로 북측의 음식을 맛볼 수 있었다. 북측이 금강산 호텔에서 남측 참가단을 위해 준비한 오찬은 북측의 성의가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맛깔스런 `랭면`을 시작으로 테이블마다 `상다리가 휘도록` 음식이 놓였는데 특히 북한의 술과 음료는 다양했다. 대평소주, 평양술, 룡성맥주, 룡성 배사이다 등이 기억나고, 조개구이, 김치, 나물들, 쉬움떡, 닭구이, 청포냉채, 생선즙튀기, 해금강어물합성섭죽 등 다양한 요리들이 나왔다. 후식으로는 사과와 아이스크림이 제공되었다.

남북 참가단들은 테이블마다 음식을 나누고 술잔에 정을 부어 따랐고, 즉석 노래들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이날 북측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맛본 금강산 호텔의 음식은 참가자 모두에게 평생 잊지 못할 대접으로 기억될 것이다.

▶금강산 호텔 차림표 앞면 ▶뒷면, 다양한 메뉴가 적혀있다.

한편 남측은 16일 금강산 산행을 마치고 모란각 앞마당에서 김밥 도시락으로 남북 참가단 전원에게 점심을 대접했다. 아쉽게도 김밥이 부족해 못 먹는 사람들이 꽤 있었는데 북측은 자신들이 양보하여 먹지 않고 남측 참가단들에게 우선 제공해 주는 따듯함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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