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월 국회투쟁 방침에 대한 민경우 연구원의 비판에 정대연 한국진보연대 정책위원장이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사진 - 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너무나 '당연한 문제'를 민 동지가 자신만 아는 것처럼 얘기하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지난 20일 민경우 민주노동당 진보정치연구소 비상임 연구원이 <통일뉴스>에 전문기자 신분으로 기고한 ‘진보연대의 국회 앞 농성 투쟁을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글에 대해 정대연 한국진보연대 정책위원장은 그동안 민경우 기자의 문제기기를 “상당히 높이 평가해온 사람 중의 하나”라면서도 본격 반박에 나섰다.

정대연 위원장은 민경우 기자의 문제제기가 적절한 것도 있지만 사실과 다른 점이 많고, 12월 투쟁전술에 대한 판단의 차이도 있다며 “이미 많은 사람들이 오래전부터 그것을 깨닫고 치열하게 논의하고 있는 것을 마치 여전히 그런 한계를 가진 것처럼 비판하는 것은 대중과 호흡하는 태도로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그는 “만약 대중행동전 자체를 부정한다면 ‘모든 진보활동가들은 투쟁을 접고, 컴퓨터 자판 앞에 앉아서 사이버 공간에서 활동을 해야 한다’는 주장 밖에 되지 않는다”며 “진보진영의 치명적 약점을 지적해서 까발리는 방식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자칫 진보진영 활동가들에게 진보운동에 대한 패배감, 허무주의를 퍼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민 동지가 심각하게 돌아봤으면 좋겠다”고 충고했다.

22일 오후 2시 20분경부터 서울 영등포 한국진보연대 사무실에서 1시간여 동안 진행된 정대연 위원장과의 인터뷰 전문을 가감 없이 전재하며, 이후 민경우 기자와의 직접 대담도 추진할 예정임을 밝혀둔다.

“운동진영에 대한 패배주의, 허무주의적 입장 우려”

▲ 정대연 정책위원장과의 인터뷰는 22일 오후 2시 20분 경부터 한국진보연대사무실에서 진행됐다. [사진 - 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통일뉴스 : 11월 20일자로 민경우 씨가 ‘진보연대 국회 앞 농성투쟁 어떻게 볼 것인가’란 글을 기고했다. 진보진영에서 투쟁방침을 대외적으로 언론에 공개하고 논쟁이 된 적은 없는 것 같다.

■ 정대연 정책위원장 : 중요한 운동의 방향이나 정치방침, 이런 문제를 놓고 논쟁을 한 전례가 있는데 구체적 투쟁 전술을 놓고 논쟁을 벌인 기억은 별로 없다.

□ 민경우 씨의 글의 논조를 보면, 이른바 운동진영에 대해서 "무능하다"고 하면서, 촛불시위에서 꽁무니만 쫓아다녔고 최근 경제위기에 대해 이해조차 어렵지 않느냐는 비판이다.

■ 운동진영이 여러 가지 한계와 약점을 가진 것은 사실인데, 민경우 동지의 논조는 전반적으로 지나친 운동진영에 대한 패배주의, 허무주의적 입장이 아닌가 해서 우려가 있다. 예컨대 촛불진영에서 운동진영이 대중의 꽁무니만 따라다녔다는 것은 사실과 부합하지 않다. 5월 2일 촛불시위가 여중생부터 시작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전부터 사실 광우병 투쟁이 이어져 왔고, 그것이 광우병 문제에 대한 국민적 인식을 높이는데 기여한 것이 사실이고, 5월 2일 이후에 광우병국민대책회의를 만들고 촛불진영 전반을 이끈 것도 사실 진보운동 진영이다.

다만 다수의 국민대중이 광우병 쇠고기 수입이 안 된다는 인식을 갖고 촛불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조건에서 또 그들이 창조적이고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조건에서, 진보운동진영이 자발성을 억누르지 않는 방법에서 고심을 했고, 예컨대 깃발을 들지 않고, 앞서서 리드하는 방식보다 도와주는 방식으로 운동을 이끈 것은 사실이다. 또 옳은 조치였다. 진보운동진영이 과거에 일방적으로 대중에게 얘기하고 따르라고 하는 방식을 넘어서려는 고민이 담겨 있었고 성과적이었다.

그리고 실제 촛불시위를 이끄는 과정에서 전국적으로 보더라도 대부분의 촛불들이 진보운동 진영의 기획 그리고 정치적 노력에 따라서 만들어지고 조직된 것이 사실이다. 다만, 진보운동이 한계를 가진 것도 사실이다. 예를 들면, 중요한 시기에 촛불운동의 진로를 놓고 얘기할 때 그에 부합하는 정확한 방침을 내놓고 이끌지 못한 것이나, 또 촛불운동이 정권의 탄압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을 때 좀더 조직화 된 대중들이 돌파하는 역할을 했으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비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민주노총 등 조직화 된 계급대중들의 조직적 역할이 약했던 것도 사실이다.

진보연대도 그런 면에서 자기 평가들이 있다. 진보연대란 조직이 각계각층을 하나로 정치적으로 단결해서 투쟁을 하자는 조직인데 진보연대 소속 활동가들이 광우병국민대책회의와 촛불을 이끄는 데서 실무적인 역할, 헌신적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진보연대란 조직이 전체 투쟁을 이끄는 데서 뚜렷한 조직적 역할이 높지 못했다는 지적은 옳은 지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것을 놓고 진보운동 진영이 대중의 꽁무니만 쫓아다녔다는 평가는 일면적인 평가다.

□ '촛불정국' 이후 진보연대 소속 간부들이 많이 사법적 조치를 당하고 있다. 최근 변화된 상황은?

■ 전체적으로 진보연대가 촛불의 배후로 지목되면서 상임대표 두 분, 오종렬 의장, 한상렬 목사가 구속되고 박석운 상임운영위원장은 보석으로 출소했고, 주제준 사무처장이 지금 구속된 상황이다. 전체적으로 9명이 구속되었다가 세 분은 나오고 6명이 구속된 상황이다.

□ 결과적으로 진보연대가 가장 큰 책임 추궁을 당한 것 같다.
다음으로 민경우 씨의 문제제기 중에 최근 9, 10월 신자유주의 질서가 동요하고 경제문제가 어려워진 상황에 대해서 운동진영이 이 상황을 이해하는 것조차 힘에 부친다는 평가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 그 자체로 틀린 지적은 아니다. 전 세계적인 금융대란, 공황으로 치닫는 조건에서 진보운동 진영이 그 문제에 대해서 실물경제에 대한 보다 구체적 이해에 기초해서 이 문제를 해석하고 방향을 제기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능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것은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것은 진보운동 진영만의 문제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의 준비정도의 취약성이라고 보여진다. 최근에 진보운동 진영이 특히 경제.민생문제에 대한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은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운동을 평가할 때 두 가지 측면이 동시에 고려되어야 한다. 하나는 책임을 지고 있는 정책이론가들의 역량의 부재 문제와 대중운동을 등치시켜서는 안 된다. 예를 들면 민경우 동지가 많이 지적하는 것이 NL(민족해방)진영이 통일문제를 중심으로 활동하다 보니 경제문제는 잘 모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은 일면으로 상층활동가는 해당되지만, 농민운동가, 노동운동가 등 기층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민중들의 구체적 삶과 직결되어서 계급투쟁을 전개해 왔고, 지금도 그렇다. 이 사람들이 '통일문제 중심으로 활동하다 보니까 민생문제 잘 모른다'고 하는 것은 그런 활동을 해야 될 이론.정책활동가들의 무능력의 문제를 대중운동의 문제로 돌려버리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진보진영의 투쟁의지 드높여야”

▲ 그는 12월 국회투쟁을 결심한 3가지 이유를 들었다. [사진 - 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구체적으로 12월 투쟁계획이 논점이 되는 것 같다. 민경우 씨는 12월 국회 집중 농성투쟁계획에 비판적 입장 내놓았다. 예를 들어, 대중의 공감을 받기 어렵다든지, 구체적 사안을 가지고 해야 한다든지 이런 논지를 세우는 것 같다.

■ 민경우 동지가 제기하고 있는 주장 중 하나가 현 시기는 이데올로기 투쟁을 중심으로 해야 한다고 제기하고 있는 것 같다. 달리 말하면 '지금은 대중투쟁 중심보다는 사이버 공간에서의 이데올로기전이 중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문제제기로 보여지는데, 어느 시기나 투쟁이 진행되려면 이데올로기 전선도 중요하고 그와 함께 각계각층 대중들이 자신의 요구를 가지고 운동을 일궈나가는 대중운동도 중요하고, 이를 하나로 집약하는 대중행동전, 집회와 같은 투쟁도 종합적으로 기획되어야지 어느 시기에는 이데올로기전만 중요하고 대중운동은 적절치 않다는 사고방식은 적절치 않다.

지금 시기 진보연대와 진보진영이 국회 앞에서 농성투쟁을 포함한 투쟁을 결심한 이유는 세 가지다.

첫 번째는 이번 국회가 사상 유례없는 반민생.반민주 악법이 처리되는 유사 이례 최악의 국회라는 점이다. 한나라당이 지금 130여개 법안을 밀어붙이겠다고 하는 데 그 중에 스크린을 해보면 절대로 통과되어서는 안 될 법안이 좁혀서 보더라도 30개 이상이 넘는데, 이것은 단순히 법안을 처리하는 문제가 아니라 사실상 한나라당, 이명박 정권이 촛불운동 이후에 약화된 자신의 정치적 기반, 집권기반을 국회를 통해 안정화해서 보수세력 중심의 집권체제를 강화하겠다는 의도를 가진 것이고 이때 이것을 일정하게 파열구를 내고 저지선을 치지 않으면, 우리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대중운동이 더욱 위축되어지고, 이후의 민경우 동지가 중장기적 안목을 가져야 한다고 하지만, 중장기적 안목이 결과적으로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기 보다는 대중운동의 심각한 후퇴를 동반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 담겨 있다.

두 번째로는 촛불운동 이후에 각계각층의 대중운동.투쟁이 지금 산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촛불이 모든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먹을거리 문제로부터 출발한 반면에, 각계각층의 자기 생존의 요구가 직결된 문제가 아니었다면, 지금은 비정규직 문제, 농민들의 생존권 문제, 빈민들은 장사를 할 수 없는 상황까지 몰리고 있는 이런 상황에서, 그리고 또 네티즌들 포함해서 소위 반민주 악법과 방송장악에 대한 저항들이 각계로 전개되고 있는데 지금까지 산발적으로 전개되는 운동들이 12월이 오게 되면 대국회 전선으로 집중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진보연대가 계획하는 농성투쟁을 포함한 대국회 투쟁은 이렇게 산발적으로 진행되는 투쟁들이 말 그대로 분산돼서 진행되지 않고 한 공간 속에서 정치적으로 집약되도록 하는 역할을 진보진영이 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담겨 있다.

이번 12월 국회가 과거 상반기 촛불운동과 같이 폭발적인 대중투쟁이 진행되기는 어려운 것은 맞다. 경제파탄이 심화되고 특히 실물경제 위기로 가속화 되면서 실업문제 등 실업대란의 위기로 가게 되면, 내년 상반기를 거치면서 보다 본격적인 대중행동전이 가속화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여진다. 문제는 그런 시기가 되었을 때 진보진영의 조직적 투쟁력이 준비되지 않으면, 지난 상반기 대중적 투쟁이 폭발적으로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진보진영이 준비되지 않음으로써 투쟁을 승리로 이끌지 못한 문제를 또 다시 되풀이 할 것이다. 지난 상반기 최대의 교훈은 대중은 투쟁할 준비가 되어 있었는데 진보진영은 그것을 예측하지 못했고, 준비돼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번 국회 앞 투쟁을 통해서는 이후 본격화 되는 어쩌면 전면적인 대결을 해야만 되는 이명박 정권과의 투쟁을 위해서 진보진영이 전열과 투쟁태세를 갖추는데 목표를 두고 진행을 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하나 덧붙인다면, 촛불운동을 평가하면서 네티즌들이 진보진영에 던진 문제제기가 있다. 진보진영이 소위 야성을 잃은 것 아닌가 하는 것이다. 야당이 야당답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처럼 진보진영도 과연 투쟁할 의지가 있는가에 대해서 문제제기가 돼 있다. 이것은 지난 10여년 동안 진보진영이 한편으로는 대중과 유리됐지만, 또 한편으로는 사상.정치적으로 나약해지고, 허약해졌다는 것이다. 지금 시기 요구되는 것은 대중 속으로 깊이 들어가는 것과 동시에 또한 이명박 시대를 투쟁으로 돌파해 나갈 수 있는 투쟁태세 그리고 정치사상적 준비를 높여 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대국회 투쟁을 통해서 진보진영의 투쟁의지를 드높여야 한다는 판단을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몇 가지 의제에 집중할 것”

▲ 그는 민경우 연구원의 문제제기를 '당연한 문제'라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사진 - 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여기에 대해서 민경우 씨의 경우 비판적인 몇 가지 이유를 제기하고 있는데. 거리 행동전 경우 '대중 공감을 받기 어렵다. 대중적 공감대가 높은 구체적 사안을 가지고 투쟁해야 한다'고 말한다. 전술상 차이랄까? 이견이 있는 것 같다.

■ '이견의 문제'보다는 너무나 '당연한 문제'를 민 동지가 자신만 아는 것처럼 얘기하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지금 시기 많은 활동가들이 이명박 정권이 수많은 반민생.반민주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는 조건에서 어디에 구체적으로 무엇을 중심으로 어떻게 투쟁하는 것이 효과적일까 하는 것은 다들 고민하고 있다. 이번 국회투쟁을 하면서도 포괄적으로야 당연히 '경체파탄 이명박 정권 심판' 같은 구호를 들겠지만, 투쟁이 효과적으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술적 고리와 함께 의제에 집중하려고 한다.

예를 들면, 진보연대가 지금 집중하는 것 중 하나가 경제파탄의 책임을 물어서 강만수 장관 퇴출운동을 벌여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물론 강만수 장관 때문에 모든 것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명박 정권의 정국 주도력에 파열구를 내기 위해서는, 특히 서민들의 눈에 피눈물을 내는 강만수 장관에 집중해서 실제 퇴출시키는 것이 전술적인 의미가 있다.

그 다음에 의제 중에서도 몇 가지 의제에 집중하려고 하는데. 민생의제 관련해서 크게 세 가지다. 하나는 비정규직 문제 그리고 종부세 문제, 1% 부자정책의 상징이자 핵심이라고 보는 것이고, 세 번째가 등록금 문제다. 반민주 악법도 여러 가지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두 가지에 집중할 생각이다. 사이버모욕제와 국정원법 문제 정도를 집중의제로 잡아서 투쟁을 전개할 것이기 때문에 민경우 동지가 염려처럼 구체성이 없이 포괄적으로 투쟁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두 번째로 지금 시기에 '가두행진 등 대중행동이 적절하냐'는 문제가 있을 수 있는데. 대중행동도 어떤 방식으로 전개 하느냐에 따라 대중의 호응여부가 다르다. 만약 대중행동전 자체를 부정한다면 '모든 진보활동가들은 투쟁을 접고, 컴퓨터 자판 앞에 앉아서 사이버 공간에서 활동을 해야 한다'는 주장 밖에 되지 않는다. 우리가 하려는 대중행동전은 농성을 하더라도 국회 앞에서 자리를 깔고 앉아서 하는 방식이 아니다. 명동 등 서울시내로 진출해서 대중과 함께하는 다양한 행동전을 만들어 낼 생각이다.

예를 들면 명동에서 '강만수 모의 청문회'를 해서 시민과 함께 하는 공간을 만들고, 지금 벌이고 있는 것처럼 '강만수 퇴출 엽서보내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하는 방법, '25시 국민국회' 이런 방식으로 해서 국민들이 국회에서 다뤄지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 각계각층 서민들이 나와서 의견을 나누는 방식으로. 국회 앞에서 농성을 한다고 하니까 소위 활동가들끼리 결의 높은 활동을 하는 것처럼 오해하는 모양인데, 촛불운동의 성과를 계승하는 방향으로 대중과 함께하는 행동전을 벌이겠다는 결심이다.

□ 이런 이견이 발생하는 것은 현 시기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민경우씨는 현재는 '전술적 후퇴기'라고 보면서, '2010년 지방선거, 2012년 권력교체기를 염두에 두고 지금은 준비를 해야 되는 때이지, 행동전은 생각보다 큰 피해만 자초할 수 있다'는 논지인 것 같다.

■ 지금 시기가 상반기처럼 대중운동이 폭발적으로 전개되는 시기는 아닌 것은 맞다. 그렇지만, 주위만 둘러봐도 각계각층 대중들은 자신의 생활문제를 걸고 행동에 나서는, 대중운동의 새로운 반격을 준비하고 반격이 시작되는 시기라고 봐야 한다. 만약에 지금 시기에 지배세력들의 약점을 잡아서 반격을 준비하지 않고 밀리게 되면, 말이야 지금 시기가 후퇴기니까 준비하자고 하지만, 저들이 노리고 있는 공안탄압이라는 효과는 일부 활동가들을 잡아가두는데 있지 않고, 대중운동을 심각하게 위축시키고 후퇴시켜서 투쟁의지를 거세하고 꺽어버리는데 효과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 시기는 두 가지를 동시에 준비해야 한다.

대중운동이 폭발적으로 전개되는 시기에 투쟁을 하기 위한 전열을 준비하고 대중 속으로 들어가 대중을 준비시키는 작업이 함께 있어야 한다. 또한 동시에 조직된 대중들로부터 효과적이고 중심점을 잡아서 반격을 취함으로써 저들의 안정적 집권기반, 안정적 정권주도력에 타격을 가하고 위축되고 후퇴하고 있는 대중운동에 새로운 자신감을 불어넣는 노력이 동시에 진행되어야 한다.

지금 시기 만약에 상반기 촛불운동이 가능할 거라고 보면서 전면적 대중행동전을 벌이자고 하는 것은 다소 좌경적 정세 판단이겠지만, 후퇴기라고 규정해서 사이버 공간에서의 여론전이나 대중 속에 들어가는 것만 강조만 하게 된다면 일방적으로 지배세력들의 공세에 무력하게 무너져버리는 또 다른 편향을 낳을 수 있다.

현 시기 사람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이명박 정권에 계속 밀릴 것이냐, 일상에 매몰돼 갈 것이냐? 아니면 투쟁의지를 가지고 투쟁전선을 칠 것이냐 하는 문제로 출발하는 것이고, 국회 앞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서 '때려 박자, 승부를 걸자'는 것은 과도한 주장이지만, '아무것도 하지 말고 사이버 공간하자'는 것은 대중운동가로서는 할 수 없는 얘기를 하는 것이다. 극단적으로 얘기를 하자면.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른다”

▲ 그는 활동가는 대중투쟁을 이끄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 - 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민경우 씨는 사이버 공간을 굉장히 강조하는 것 같다. 사이버 공간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 사이버 공간이 대중과 소통하고, 함께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중요한 공간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지난 시기 진보운동 진영에서 사이버 공간을 일방적인 선전의 공간으로만 봐라봤던 시각을 교정하고, 대중과 함께 소통하고 의제를 만들고 유통하고 그리고 선전의 공간만이 아니라 조직화의 공간으로 확장하기 위한 노력이 중요하게 부각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운동이 전개되는 것은 사이버 공간, 노동현장, 지역현장 등 다양한 공간 속에서 입체적으로 이뤄지는 것이지 사이버 공간에서 일면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면, 지금 시기 노동자들이 집중해서 자신의 주체역량을 강화한다고 할 때 해야 할 것은 현장활동을 강화하고 현장에서의 의식.조직화 활동을 강화하는 것이지 사이버 공간으로 노동자들을 다 진출시키자는 것은 심각한 또 다른 편향을 불러올 것이다. 민경우 동지가 대중의 꽁무니 쫓아다닌다고 평가하면서도 진보진영의 고유한 정치적 활동을 시대에 맞게 발전시키는데 주목하지 않고 사이버 공간만 일면적으로 강조하는 것도 또 다른 대중추수주의다.

□ 진보연대에 인터넷 전담팀이 있나?

■ 촛불 이전부터 인터넷팀을 만들어서 UCC기획전도 했고, 전국적인 인터넷 담당자들이 모여서 워크샵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해서 인터넷 내에서의 활동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 온 것이 사실이다. 지금 각 지역단체들에서도 오프라인만이 아니라 인터넷 공간에서 조직화 활동을 벌이고 있다.

울산만 하더라도 실제로 진보연대 중심으로 활동해 왔던 동지들이 촛불까페를 만들어서 수백 명의 대중들이 참여하는 활동하는 방식으로 상당히 발전하고 있다. 아직은 출발이기는 하지만, 전국적으로 과거에 비해 훨씬 많은 사람들이 사이버 공간을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이 상당히 진척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 투쟁전술과는 상관없이, 민경우 씨가 지적하는 것 중 하나는 '활동가를 소중히 여기고 능력을 키워주어야 하는데 소진시키고 지치게 하는 게 남발되고 있다. 이번 12월 투쟁계획도 그런 것을 고려 안 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 좀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민경우 동지가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활동가들이 활동가로 성장하는 것은 두 가지 측면이 있다. 하나는 자기의 활동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추고 정치적 능력을 갖추어 나가는 것이 있다. 또 하나는 진보진영 활동가들이 헌신적으로 용감하게 대중투쟁을 이끄는 능력 또한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민 동지가 30대가 집회현장에서 엠프를 나르고 하는 것에 대해 안타까워하는 마음은 이해가 되지만 그것을 허드렛일로 바라보는 시각은 잘못된 시각이다. 예컨대 촛불운동 속에서 대중들이 주체로 나서서 투쟁하는 것을 돕기 위해서 엠프를 날라주고 밤을 새워 집회물품을 만드는 역할들을 했다. 이것을 하는 과정에서 활동가들은 대중과 호흡하고 정치적으로 이끌 수 있는 자기 능력을 갖추어 나가는 중요한 공정이다. 물론 사람마다 똑같은 역할 할 수 없기에 활동가들 중에서는 미네르바처럼 보다 경제문제나 세상 돌아가는 문제에 대해서 전문적 식견 갖추고 이데올로그로서의 활동을 하는 사람들도 체계적으로 육성해야겠지만, 모든 활동가들이 그런 능력이 결여돼 있다는 이유로 소진되고 있다는 평가는 옳지 않다. 실제로 그런 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소진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진보진영이 장기적 안목으로 사람을 키워나가야 한다는 점, 사람을 키우기 위한 프로그램들이 부족하다는 점은 당연히 옳은 지적이라고 생각하고 진보진영이 각각의 영역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기 위한 노력, 그에 걸맞게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한 노력이 체계적 전개되어야 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실천적 모범을 만들어 내는 일”

▲ 그는 실천적 대안과 분명한 의제를 갖는다면 민경우 연구원과 대담에 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 - 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민경우 씨는 운동진영에 대해서 적극적 토론이 부재하다고 지적하고 한다.

■ 그 자체는 틀린 말이 아니다. 진보운동 진영이 논쟁이 좀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두 가지 이유가 있을 텐데. 아무래도 관성이 좀 있다. 새로운 이론, 시대에 맞게 운동방법을 혁신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치열한 노력이 있어야 논쟁이 활발하게 전개될 텐데.

또 하나는 예민한 문제에 대해서 내놓고 토론하지 않고 감추려는 경향도 없지 않다. 이런 점에서 민경우 동지가 그동안 진보진영의 민감한 문제들에 대해서 논쟁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에 대해서 그 자체로는 상당히 긍정적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다만, 민 동지에게도 여러 차례 얘기를 했는데, 하나는 민 동지가 제기하는 문제가 별 필요할 게 없는 것이 반복되고 있다. 각 지역과 부문과 현장에서는 이런 제기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놓고 구체적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고, 그 속에는 상당히 풍부한 경험과 고민이 담겨 있다.

예컨대 학생운동이 청년실업 문제나 등록금 문제에 대해서 보다는 통일운동을 중심으로 활동을 해 왔다는 비판을 지금도 하는데 지금 학생운동가들에게 그렇게 비판하는 것은 학생운동가들에 대한 모욕이다. 왜냐면 그들은 오래전부터 등록금 투쟁을 어떻게 잘 할 것인가에 대해서 민경우 동지 생각보다 훨씬 더 치열하게 등록금, 청년실업 문제를 고민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오래전부터 그것을 깨닫고 치열하게 논의하고 있는 것을 마치 여전히 그런 한계를 가진 것처럼 비판하는 것은 대중과 호흡하는 태도로 보기 어렵다. 좀 더 깊이 대중 속으로 들어가서 실제로 무엇을 고민하고 있는지를 밀착해서 파악해야만 실제 도움이 되는 논쟁을 만들고 기여할 수 있지 않겠나?

또 하나는 민 동지가 하는 역할 중에서 명백히 지적하고 싶은 것 중 하나가 진보운동 진영에 대해서 알게 모르게 패배주의와 허무주의를 유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운동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혁신해야 하는 것이 사실이고, 약점을 가진 것도 사실인데, 약점을 어떤 각도에서 대할 것인가? 실제 약점을 가진 모든 사람들이 몸을 내 던져서 실천을 만들기 위해 헌신분투하고 있는 것이 객관적인 사실인데, 이 문제들에 대해서 진보진영의 치명적 약점을 지적해서 까발리는 방식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자칫 진보진영 활동가들에게 진보운동에 대한 패배감, 허무주의를 퍼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민 동지가 심각하게 돌아봤으면 좋겠다.

하나만 덧붙이자면, 소위 인텔리들이 갖고 있는 심각한 한계이기도 하다고 생각하는데,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누구나 다 할 수 있다. 비판도 얼마든지 할 수 있고 토론도 할 수 있다. 그렇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실천적 모범을 만들어 내는 일이다. 민경우 동지가 기자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진보운동의 책임 있는 활동가의 한 사람으로서 '대중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사이버 선전활동을 잘 해야 한다, 진보진영이 대중과 유리된 대중집회를 지양해야 한다'고 얘기하지만 민경우 씨가 어떤 모범을 만드는지 잘 모르겠다. 민경우 씨가 그렇게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에서 자기 역할을 높여야 한다. 예를 들면, 민경우 씨가 미네르바처럼 영향력 있게 성장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그 시각으로 모든 대중운동을 평가하는 것은 심각한 잘못이다. 그것은 묵묵히 지역과 부문의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활동가들을 존중하는 태도가 아니다.

□ 12월 국회 앞에서 진보연대, 민주노총, 민주노동당이결집 하자는 흐름인 것 같은데. 민노당은 이 흐름에 대해 아직 결정을 안 한 것으로 안다.

■ 민주노동당이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은 사실인데, 지도부는 농성에 대해서 논의를 진행 중에 있고, 지역활동가들이 어떤 식으로 결합할 것인가는 좀 더 토론이 필요하다. 그런데 진보연대도 무엇을 결정해서 따르라는 식으로 진행하고 있지 않다. 각계 활동가들이 국회에서 수만 가지 법을 처리하는데 저지투쟁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를 심각하게 논의하고 있고, '현 시기 최선을 다해서 투쟁을 한다면 일정한 역량을 집중해서 국회에 투쟁거점을 만들고 그리고 시내까지 결합해서 대중행동전을 벌여야 하는 것 아닌가', '그 중에서 몇 가지 지점에 집중점을 잡아서 최소한의 전선을 쳐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문제의식으로 농성투쟁까지 포함해서 논의를 하는 상태다.

이 문제에 대해서 사실 민경우 동지가 비판을 하면 답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답은 하나밖에 없다. '지금은 투쟁할 시기가 아니다. 사이버 공간에서 활동하자' 이것은 무책이다. 그럼 투쟁을 어떻게 벌일 것인가? 하지 말자는 얘기와 다름 아닌 것이다.

덧붙여서 이데올로기 투쟁이라는 것은 두 가지가 동시에 진행이 되어야 한다. 하나는 능력 있는 각각의 이론활동가들이 사이버 공간에서 다양한 활동을 조직해야 한다. 이것 또한 조직적으로 이뤄져야 하지 않나? 조직적으로 어떤 문제를 제기하고 여론전을 어떻게 펴고 투쟁을 어떻게 뒷받침할 지 입체적으로 기획되어야 할텐데. 민생민주국민회의에서는 '10대 국민요구안'을 내는 방식으로 하려고 하는데, 단순히 요구안을 내자는 것이 아니라 이명박 식 경제해법 즉, 내수를 살리자고 하면서 1% 특권층만을 살찌우고 다수 서민대중을 배제시키는 정책으로는 경제가 회생될 수 없다, 서민경제 중심의 경제회생대책으로 대전환을 해야 한다는 담론을 형성하고 사업을 할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해서 말은 할 수 있는데 그 다음에 어떻게 할 것인가? 말만 하면 되는 것인가?

□ 민경우 씨와 공개적인 대담도 가능한가?

■ 지금까지 민 경우 씨의 문제제기에 대해서, 부정적 문제의식이 한 두 번만 제출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높이 평가해온 사람 중의 하나다. 지금 시기는 다소 거칠고 도발적이고 또 다른 편향이 있을 지라도 논쟁을 촉발하고 새로운 분위기를 환기하는 역할도 필요하다고 했는데, 지금은 좀 부정적이다. 왜냐면 민경우 동지가 지나치게 긴 기간 동안 똑같은 얘기를 반복해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사람들은 민경우 동지 생각보다 훨씬 더 깊이 고민에 가 있는데.

예를 들면 민 동지가 '지금은 후퇴기다', 그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러면 무작정 밀릴 것이냐? 최소한의 전선은 어떻게 칠 것이냐? 일방적으로 후퇴할 때 조직운동, 활동가들에게 미치는 영향, 정권의 길들이기에 포로가 되어버리고 투쟁의지가 꺾이는 것을 어떻게 추스를 것인가, 어떻게 투쟁의식을 고취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처럼 사람들의 문제의식은 사실 상당히 깊어져 있는데 똑같은 얘기를 반복하고 있어서, 대담도 할 수 있는데 대담의 전제를 말한다면 똑같은 얘기로 하지 말고 하더라도 실천적 대안을 가지고 하거나 아니면 하나의 분명한 의제를 갖고 하는 것이라면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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