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이지만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 ‘숨은 그림 찾기’

누구나 한번쯤 ‘숨은 그림 찾기’ 놀이를 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복잡하게 그려 놓은 그림 속에 숨겨진 물건 찾기는 언뜻 보아선 쉽지 않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생각지도 않은 곳에 자리잡고 있다. 그때 그 물건은 전체 그림과의 조화 속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 준다. 여기 ‘숨은 그림 찾기’란에서는 이 땅의 민주화와 통일을 위해 어디선가 숨은 그림처럼 나서지 않고 묵묵히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찾아 인터뷰를 통해 소개하고자 한다. / 편집자 주

지난 7월 일본 문부과학성이 중학교 사회교과서 새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의 일본 영유권을 주장하는 내용을 기술하고 최근엔 방위백서에 독도를 자국영토로 표기할 것을 결정하는 등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실용외교를 내세우며 조용한 초기 대응으로 미숙함을 보여,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파문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독도문제에 관심 높이자는 것이지 상업적 목적 아니다”

▲ 자비로 ‘독도수호 스티커’를 제작, 무료 배송을 해주는 (주)프로젝터 매니아 정석호 대표. [사진-통일뉴스 김양희 객원기자]

특히 독도문제가 불거진 이후에도 우리 정부는 권철현 주일대사의 ‘일시 귀국’, 한일 외교장관 회담 거부 등 강경책을 내세우고 있으나 이 역시 통하지 않으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실용외교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반면에 누리꾼들은 온라인 모금 활동을 통해 <워싱턴포스트>에 ‘역사 왜곡을 중단하라(Stop Distorting History)’라는 제목의 전면광고를 실시하고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동영상공유 사이트 유튜브 등에 독도 관련 UCC 등을 만들어 올리면서 독도 수호에 나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 중소 프로젝터 판매업체를 운영하는 사장이 자비로 ‘독도수호 스티커’를 제작, 신청을 하는 누리꾼들에게 무료 배송을 해주며 독도 지키기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바로 (주)프로젝터 매니아 정석호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주)프로젝터 매니아 홈페이지(www.projectormania.com)에 들어가면 시원한 배경의 독도 사진이 걸려있다. ‘당신의 작은 관심이 대한민국을 만들어 갑니다’라는 구호아래 ‘독도는 대한민국의 영토입니다’ ‘독도 사랑은 전 국민의 사랑입니다’라는 글귀와 함께 ‘독도는 한국땅이여!’ 독도사랑 차량스티커 무료배포 스티커를 신청하는 공간이 나온다.

이곳에 스티커를 신청하는 글을 남기면 확인 후 (주)프로젝터 매니아 측이 직접 제작한 스티커를 원하는 주소로 배송을 해준다.

일부 업체들은 이벤트를 진행할 때 홈페이지에 회원가입을 해야 글을 남길 수 있고 상품을 보내주지만 그저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바로 신청을 할 수 있게 했다.

해외에서도 배송 요청해 와

정 대표는 “독도문제에 더욱 높은 관심을 이끌기 위해 행사를 진행하는 것이지, 상업적인 목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아니다”며 “좋은 의미로 진행하는 행사이기 때문에 편하게 신청하고 많은 이들이 스티커를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이벤트를 진행한 지 일주일 정도 지났는데 300~400여명이 신청을 했다”며 “광복절 직후 제품을 구매한 이들에게 선물과 함께 스티커를 보내기 시작했고, 또 주변 사람들과 나눠 쓴다고 여러 장 보내달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 지금까지 총 1,500여장 정도가 배포됐다”고 설명했다.

어떻게 알았는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배송을 요청하기도 해 얼마 전에는 중국과 캐나다 등에까지 보냈단다.

생각보다 높은 인기에 이벤트를 9월 말까지 진행하려 했으나 스티커를 추가로 제작해 올해 말까지 연장할 생각이라고.

‘우리 정부가 제대로 대응 못하자 광분해’

▲ '독도는 우리땅' 스티커 [사진-김양희 객원기자]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회사는 이윤을 추구하는 곳으로 회사의 웹디자인팀을 활용해 디자인을 했지만 그래도 스티커 제작비와 우편 발송료 등이 만만치 않을 텐데 어떻게 이런 일을 할 생각을 했을까?

정 대표는 일본이 말도 안 되는 독도 침탈 야욕을 보이는 것에 대해 우리 정부가 제대로 대응조차 못하는 것을 보고 그야말로 광분을 했다고 한다.

그러던 차, 가수 김장훈이 <뉴욕타임즈>에 ‘독도는 한국땅’이라는 광고를 실은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사실 프로젝터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일본산 제품으로 일본제품을 팔면서 독도지킴이로 나서는 것이 아이러니일 수도 있지만 ‘분명 우리 같은 사람도 지금 내 자리에서 독도를 위해 뭔가 할 일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던 참에 나온 것이 독도 스티커 캠페인이다.

처음엔 좋은 일 한번 해보자며 시작한 일이지만 누리꾼들이 스티커를 신청하며 ‘좋은 일 하시네요’ ‘감사합니다’라고 칭찬을 해줘 오히려 몸 둘 바를 모를 정도로 훨씬 많은 것을 얻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신청자들이 ‘독도수호 스티커’를 신청하며 남긴 글을 살펴보면 가슴이 찡해진다는 그는, 현재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독도에 대한 지원과 후원하는 일을 확대할 생각이라고.

이번 기회를 통해 느낀 것이 많다는 그는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기 위해 10월부터 한 달에 한 번씩 고아원, 양로원 등에 프로젝터를 기증할 생각을 갖고 있다. 이런 생각이 독도를 위하는 마음과 결합돼 독도수비대 내무반에 DVD와 함께 프로젝터를 기증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공익형 인간 되겠다’

앞으로 죽을 때까지 기회가 닿는 대로 주변을 돌보는 공익형 인간이 되겠다고 다짐하는 정 대표는 ‘처음처럼’이 좌우명이다.

늘 초심으로 돌아가서 살겠다고 다짐하는 그의 별명은 ‘술 먹는 왕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마음가짐으로 한참 어린 사람들과도 소주 한 잔에 금방 친해지는 순수한 영혼을 갖고 있기에 붙여진 별명이다.

직원들이 이제는 프로젝터를 팔 생각은 안하고 스티커 배송에만 매달리고 있다고 웃음 짓는 모습도 어린 왕자와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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