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동북아시아문제 전문가인 차머스 존슨은 8일 북한의 대외적 국가원수인 김영남(金永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에 대한 미 항공사직원의 보안검사 사건이 `(작년 5월) 미 공군기의 베오그라드 주재 중국대사관 오폭사건에 버금가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존슨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김상임위원장이 지난 5일 유엔 밀레니엄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아메리칸 항공편으로 뉴욕으로 가려다 심한 보안검사에 항의, 평양으로 되돌아간 사건을 언급하면서 미 국무부의 `절차상의 미숙`이란 해명은 `중국대사관 오폭처럼 부당한 행위를 가장 속이 빤히 들여다보이는 변명으로 설명한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북한대표단은 유엔의 일원으로 미 입국비자를 소지한 것은 물론 빌 클린턴대통령이 주최하는 리셉션에까지 청됐다고 밝히고 이번 사태로 지난 6월 남북정상회담 이후 첫 최고위급 만남이 되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상임위원장간 회담이 무산됐다고 강조했다.

존슨은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반도에 평화의 길이 열렸지만 주한 미8군은 한국민의 반미감정을 우려, 장병들에게 외출시 혼자 다니지 말라고 지시하는 등 `신랄한 트집잡기`로만 대응했다면서 미국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조약 체결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반면 남북화해를 위한 조치들을 경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북한을 한국과 일본내 미군기지 합리화와 국가미사일방위(NMD)체제 구축의 이유로 보고 있다`며 크리스토퍼 콕스 연방하원의원(공화)의 말을 인용, `공화당이 집권하면 미.북 화해 움직임은 끝날 것`이라고 전했다.

존슨은 `이래야 동아시아에 냉전(구조)을 존속시키려는 미 국방부와 방산업체들의 엄청난 기득권이 보호될 것`이라면서 `미국은 정말 한반도 평화를 원하는가`라고 반문했다.(연합2000/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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