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오후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 3층 식당 VIP룸에서 시미즈 스미꼬 일본 사회당 전 참의원을 만났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시미즈 스미꼬 일본 사회당 전 참의원은 북.일교류에 몸담은 지 올해로 36년째다. 1972년 사회당 여성 활동가 대표로 처음으로 평양을 방문했을 때, 고 김일성 주석과 두 번이나 대면했다.

"김 주석을 만난 건 일곱 번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 한반도 분단 문제 등과 관련해서 아주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어요. 김 주석과 이야기 해본 결과 이 사람은 정말로 조선 민족의 장래를 열심히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마음 속 깊이 느꼈습니다. 그러고 나서 조선과 일본 문제에 대해서 굉장히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1972년 방북을 계기로 북한과 인연을 맺었다. 그 전에는 북한에 대해 전무했다고 한다. 북을 다녀오면서 오랜 기간의 항일운동이 있었다는 사실도 알게 됐고, 그해 발표된 7.4남북공동성명을 통해 분단이라는 상황을 인지하게 됐다.

그 이후 20번 넘게 북한을 방문했다. 남북관계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던 지난달 8월 초에도 '조선녀성과 련대하는 일본부인 련락회 대표' 직책으로 20여명의 일본인과 함께 방북했다.

시미즈 씨는 "올해는 공화국 창건 60주년이라는 것이 북 조선에서 어떻게 위치 지어지고 어떤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인지도 알고 싶었다"며 "아리랑도 보고 메스게임도 봤다"고 전했다.

'일.조국교정상화 련락회', 100여개 단체 전국 네트워크

2일 서울에서 개최된 '동북아여성평화회의' 행사장에서 만난 스미즈 씨는 '일.조(북.일)국교정상화 련락회' 공동대표라는 새로운 직책을 가지고 있었다.

'일.조국교정상화 련락회'는 올해 7월 24일에 결성됐다. 일본 전체 47개 현별로 2-3개의 조직이 가입해 100여개 이상의 단체가 모인 전국 네트워크 조직이다. 이 네트워크의 목적은 일본과 북한의 관계정상화를 위한 여론 형성이다.

"일본 사회는 (북한과 관련해) 납치문제로 일색화 되어 있습니다. 이로 인해 대단한 북조선에 대한 분노와 원한, 감정이 만들어져 왔습니다. 그것이 재일 조선인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지기도 했어요. 이런 환경을 그대로 두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는 "일본 정부는 계속해서 납치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교섭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견지해왔다"며 "일본측에서 풀어야 할 문제이기 때문에, 일본이 대화에 나서지 않으면 납치문제 등 아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 2일 서울에서 개최된 '동북아여성평화회의'에서 발제를 하고 있는 시미즈 전 참의원.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이 네트워크는 대북현안에 대한 사실 그대로를 지역에 알려내는 것을 중요한 활동으로 설정했다. 시미즈 씨는 "일본의 미디어는 사실을 전하지 않는다"며 "6자회담이 진행되면 어떤 합의가 중요한 것인가 라기 보다 일단 북조선이 나쁘다고 전하는 것이 일본 미디어의 방식"이라고 꼬집었다.

가까운 활동 계획은 9.17 북.일평양선언 6주년 행사를 치르는 것이다. 그는 "당시 일본의 약속을 구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며 "이에 관해서 학습회를 조직하고, 각 현별로 집회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소가 총리되면 북.일관계에 안 좋을 것"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1일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 사임 소식을 전했다. 한국에서 미처 소식을 접하지 못한 시미즈 씨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는 후임으로 유력한 아소 다로 자민당 간사장을 거론하면서 "앞으로 안 좋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고이즈미 전 총리의 대북 대화 방침을 전면적으로 번복했던 사람이 아베 전 총리라며 "아베와 아소는 일체다"라고 말했다. '독도 망언' 등으로 한국에도 좋은 않은 인상을 남긴 바 있는 아소 간사장의 성향에 대해, 시미즈 씨는 그의 가계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옛날에 아소 탄광이라고 있었는데, 아소 씨가 그 가계 출신입니다. 이 탄광에 굉장히 많은 조선인들이 강제동원돼 일을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 후에 조사할 수 없게 했습니다. 그 정도로 그 사람은 북에 대한 생각이 경직되어 있어요."

시미즈 씨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북.일 관계정상화'를 위한 민간 운동에 전력할 생각이다. 북한의 송일호 대일수교 담당대사와도 몇 십년 전부터 친분을 쌓아온 바 있어, 북.일관계 정상화에 실질적인 역할도 기대된다.

한.일합방 100년이 되기 전에는 북한과 일본의 관계가 정상화되어야 한다는 것이 시미즈 씨의 소망이다. 그는 "한.일합방 100년은 넘기지 말자라는 운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미즈 씨는 "일본인이 한반도에 대한 잘못을 모두 인식 하지 않으면 미래는 만들 수 없다"며 "남북의 화해와 통일을 위해서 일본이 공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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