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63주년의 전야에 이 정부가 주도하는 건국 60주년 전야제 행사가 강원도 동해항 '독도함' 선상에서 열린다고 합니다.

알려진 바와 같이 독도함(LPH-6111)은 우리 해군의 숙원인 '연안해군에서 대양해군으로'를 상징하는 대형수송함이자 상륙함정입니다. 2005년 7월 진수(물에 띄움)했고, 2007년 7월 취역했습니다.

그런데, 주목할 것은 이 함정의 명칭입니다.

2005년은 독도 영유권을 둘러싸고 한.일간 대립이 극점에 올랐던 해입니다. 당시 NSC 상임위원장이었던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일본 시마네현의 독도조례 제정에 대해 "해방의 역사를 부인하고 과거침탈을 정당화하는 행위"라며 강경 대응방침을 분명히 했고, 이 후 참여정부가 끝나기까지 한.일 관계는 줄곧 냉기류가 흘렀습니다.

결국 참여정부에서 해군이 이 함정을 '독도함'이라고 명명한 것은 독도 영유권에 대한 강한 의지, 과거 침략의 역사를 미화하는 일본 우익 세력의 준동을 용납할 수 없다는 강한 의지를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권은 출범 3개월도 안 돼 '잃어버린 10년론'을 들어 이같이 정당한 원칙마저 가볍게 엎어버렸습니다. 그 결과는 일본에게는 뒤통수 맞고 (후에 뒤집어지기는 했지만) 미국에게는 걷어차인 것이었습니다. 기본적인 역사의식도 없는 정권을 뽑은 댓가를 엉뚱하게도 독도가 치른 셈입니다.

그런 홍역을 치르고도 이 정부가 오늘은 건국절 놀음을, 그것도 독도함 선상에서 치른다고 합니다.

이 정부가 어떻게 치장하든 본질적으로 일부 친일파 무리들, 노욕을 부리다 국민에 의해 축출된 독재자와 총칼로 민주주의를 유린했던 군부 독재자를 옹호하기 위해 선열들의 항일독립투쟁의 역사를 폄하하고 임시정부의 법통 마저 부정하는 그런 행사입니다.

이 정부를 이끌어가는 자들의 정신구조가 매우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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