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뉴스> 취재단은 북측 조선륙일오편집사와 민족화해협의회의 초청으로 7월 9-12일 방북해
북한 IT분야 교육시설 등을 참관, 취재했다.
이번 방북취재는 한국언론재단의 후원을 받았음을 밝혀둔다. /편집자 주



▲ 12일 오후 <통일뉴스> 방북 취재단은 컴퓨터 조기교육을 앞당겨 실시중인 평양제1중학교를 찾았다. [사진-통일뉴스 이재흥 기자]

올해 2학기가 시작되는 9월부터 북한 전역에서 컴퓨터 조기교육이 실시된다. 중학교 기초과정으로 편성됐던 컴퓨터 교육을 소학교 3학년(만 9살)으로 2년 앞당겨 시작하는 것이다.

12일 오후 4시, 컴퓨터 조기교육을 먼저 도입한 평양제1중학교를 찾았다. 평양제1중학교는 지난 2001년부터 영어, 컴퓨터 조기교육을 시범적으로 실시해왔다.

평양제1중학교 김정현 대외사업당담 교원은 "이미 전에 전국적인 본보기로 해서 (컴퓨터 시설이) 다 갖춰져 있다"며 "어린 시기부터 해오니까 영어도 그렇고 컴퓨터도 그렇고 아이들이 잘 따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학생들의 컴퓨터 조기교육에 대한 성과도 차츰 나타나고 있다. 작년 9월 ‘전국 프로그램 경연 및 전시회’에서 수학, 물리 분야 프로그램 등으로 학생 2개 부문에서 1등, 교원 3개 분야에서 1등을 휩쓸었다. 올해도 9월경 학생.교원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 경연대회가 예정돼 있다.

▲ 컴퓨터 교육실 모습. LCD 모니터 상표는 '새별'이다. [사진-통일뉴스 이재흥 기자]


▲ 컴퓨터 교육과 함께 영어 교육도 중시되고 있다. 영어 듣기와 받아쓰기를 하고 있는 학생들. [사진-통일뉴스 이재흥 기자]

구비된 컴퓨터 설비도 북한 내에서 최신형에 속한다. 소학반 청사 2층은 모두 컴퓨터실로 구성돼 있으며 펜티엄 4급 컴퓨터와 LCD 평면 모니터를 구비하고 있다.김 교원은 "우리 학교는 김정일 장군님의 배려로 새로운 수준의 컴퓨터가 나오면 국가적인 투자를 통해 교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컴퓨터실에서 소학생은 일주일에 1-2시간, 중학생은 5-6시간을 수업 받는다. 중학생 영어 수업은 4시간으로, 함께 조기교육이 도입된 영어보다 컴퓨터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것이다.

기초과정 수업에서도 컴퓨터를 활용하고 있다. 영어강습실에선 학생들이 윈도우 미디어 플레이어를 통한 영어 듣기 및 받아쓰기에 한창이었다.

평양제1중학교의 교원들은 수업에 필요한 교육프로그램을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물리강습실에서는 모의실험 프로그램이 가동되고 있었다.

▲ 정성국 물리담당 교원이 물리수업에서 컴퓨터 프로그램 활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재흥 기자]

정성국 물리담당 교원은 "현상적인 것을 컴퓨터상에 모의실험을 해서 학생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문제를 이해하기 쉽게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며 "비주얼 베이직, 자바 등 컴퓨터 언어를 통해 프로그램을 우리가 자체적으로 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물리.수학 담당 교원들은 기본적으로 프로그래밍 정도는 다 한다"며, "교원들이 자체적으로 자질 향상도 많이 하고, 교육성 산하 기관에 가서 재강습도 받는다"고 전했다.

평양 제1중학교는 전국의 과학.수학분야 수재들이 모여드는 곳이다. 생물을 담당하는 김민우 교원은 "우리 학교를 졸업하면 대학교 2학년 정도를 수료하는 정도의 실력을 가지게 된다"고 말했다. 북한에서는 일반적으로 만 17세에 중학교 6년 과정을 마친다.

인민대학습당, '전자도서관'으로 탈바꿈 중

▲ 전자화가 한창인 인민대학습당의 전자열람실 모습. 인민대학습당 홈페이지 ‘남산’은 물론 중앙과학기술통보사 ‘광명’ 홈페이지 등을 검색할 수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재흥 기자]

북한의 '문헌기지', '과학기술기지', '정보기지', '사회교육기지'인 인민대학습당도 전자화가 한창이다.

평양 도심 한 가운데에 10만 평방미터, 10층 규모의 인민대학습당은 3,000만부의 서적을 비치할 수 있다. 이곳의 서가를 일렬로 세우면 260km에 달할 정도의 세계적 규모를 자랑하지만 이미 90%이상 포화된 상태다.

김승기 인민대학습당 대외사업실장은 "컴퓨터 자료기지를 구축해서 점차적으로 전자도서관으로 하자는 것이 장군님의 지침"이라고 전했다. 그는 전자도서관 완료시기에 대해 "가까운 시일 내에 성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김책공대의 전자도서관의 경험을 살려 세계 일류로 꾸리자는 의도"라고 말했다.

인민대학습당의 전자도서관으로의 탈바꿈은 현재진행형이다. 2002년 '남산'이라는 자체 홈페이지가 개설됐으며, 2004년 컴퓨터망에 의한 원격주문봉사체계도 개발됐다. 시민들이 대출대에 서적번호를 알려주면 기계화된 시스템으로 2분 만에 서적이 도착하게 된다.

2층 전자열람실에서는 김일성종합대학, 조선컴퓨터센터 뿐만 아니라 전국 각도의 도서관, 과학연구기관, 공장.기업소, 심지어 인민무력부 홈페이지까지 접속이 가능하다.

▲ 인민대학습당 음악강의실에서 동영상 자료를 감상하고 있는 한 이용자. [사진-통일뉴스 이재흥 기자]

전자열람실에서 일하는 한 직원은 "CD 6,000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30만건 정도의 전자자료를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도 신간부터 역순으로 서적을 전자화하는 작업에 전 직원이 달라붙고 있다.

이곳에서 활용되는 도서목록 검색프로그램도 인민대학습당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것이다. 김 실장은 "‘정보 생산 및 관리처’에 강력한 IT 전문가들이 수십명 있다"고 전했다.

인민들의 '평생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인민대학습당은 '과학기술보급기지'로 꼽힌다. 황순희 해설원은 "현장 과학자들이 1년에 2개월씩 재교육 강의를 받기 위해 인민대학습당을 찾는다"며 "인민대학습당 자체 전문가뿐만 아니라 그 분야의 권위있는 국내 학자들과 외국 교수들도 초빙해서 교육을 한다"고 설명했다.

소학교부터 일반 직장인의 재교육까지 컴퓨터는 이제 북한 주민들에게도 필수적인 교육과정으로 자리잡았고, 앞선 교육기관과 시설부터 컴퓨터 교육실도 제대로 구비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12년 강성대국의 대문을 활짝 열겠다는 북한의 구상이 IT 교육과 산업 발전을 통한 ‘단번도약’으로 실현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인민대학습당 강의실에서 원격강의가 이루어지는 원리를 설명하고 있는 김승기 대외사업실장[사진-통일뉴스 이재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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